글, 조이
오늘의 프로일잘러, 당근
- 닉네임: 당근
- 하는 일: ‘더자매샵’ 대표이사 겸 제품 디자이너
회사에 다닐 때, 당근 님은 ‘입을 딱 다무는 사람’이었어요.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주눅이 들어 입을 떼지 못했다고 해요.
이런 회사 생활이 즐거울 리 없겠죠. 참다못한 어느 날에는 어머니께 퇴사 이야기를 꺼냈더니, 어머니가 이유도 묻지 않고 당근 님을 품어주셨어요.
“그래, 집으로 돌아오렴.
회사에서 왜 그만두냐고 물어보면
‘엄마가 아프다’고 말하렴”
어머니는 이유도 묻지 않고 당근 님을 품어주셨어요. 당근 님은 참았던 눈물이 쏟아져 나오는 동시에, ‘나에게 돌아갈 집과 가족이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고 해요.
“제품을 만들어 파는 모든 과정을 담당해요”
조이: 당근 님의 일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당근: 제품을 만들어 파는 모든 과정을 담당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돼요.
- 트렌드 리서치 및 고객 니즈 파악
- 제품 디자인 및 부자재 조사
- 제품 제작 및 불량 테스트
- 제품 촬영 및 상세 페이지 제작
- 제품 오픈 및 피드백 수렴 후 수정
여기서 마지막 목록, 그러니까 오픈 이후에 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불량품이 발견되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이 달리면, 그 원인을 파악해 해결해야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으니까요.
이외에도 현금 흐름 파악, 마진율 측정, 재고 파악, 마케팅 진행, 자사몰 제작 등 할 일이 정말 많아요.
“바쁘지만, 이보다 좋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조이: 정말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은데, 힘들지 않으세요?
당근: 워라밸이 붕괴돼긴 해요. 출퇴근이 없는 일상이 이어지니까요.
그렇지만 지금의 삶에 무척 만족합니다. 직장에 다니는 동안,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둘러싸여 일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고 힘들었거든요.
지금은 나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니, 내향형인 저로서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전처럼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미리 걱정하지도 않아요.
무엇보다 ‘기회가 무제한’이라는 사실이 늘 저를 설레게 해요.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에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 되니까요.
“무수히 많은 굴욕의 순간을 견뎠어요”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도 가족과 함께 풍요롭고 여유롭게 일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굴욕의 순간을 이겨내야 했어요.
사업 초기에는 모르는 게 있어도 물어볼 사람이 없었어요. 온오프라인에서 발품, 손품을 팔며 정보를 수집해 제품을 만들었는데, 종종 무시하는 말투와 눈빛을 받기도 했습니다.
수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조사에서 문전박대를 당한 적도 있고, ‘이딴 걸 이 가격 주고 파느냐’는 공격적인 피드백에 ‘멘붕’이 오기도 했죠. 지금은 많이 무뎌지기도 했고, 나름의 경험과 지식이 쌓여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갖게 됐어요.
“정말 힘들었던 때, 퇴사를 결정하길 정말 잘했어요”
조이: 오늘에 오기까지, ‘일하는 나’를 위해 제일 잘한 결정은 무엇인가요?
당근: 퇴사 결정이요! 그때 퇴사를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어요. 진심으로요.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건강도 나빠졌고, 성과가 잘 나오지 않아 자기혐오가 심해졌어요. 이대로는 오래 일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동안 쉬고 다시 일하자’는 생각으로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한동안 놀다가 용돈벌이 삼아 캐리커처 장사를 시작했어요. 주문이 들어오면 드로잉 후 이미지 파일을 전달해주었죠.
캐리커처를 그리다 보니, 이걸 인쇄해서 엽서로 팔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인쇄기를 구입해 엽서로 배송해주는 옵션을 추가했는데, 엽서를 받은 고객이 캐리커처를 폰케이스에 인쇄해서 만들어줄 수 없냐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시작한 폰케이스 사업이 점점 커졌고,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매출 1천만 원이 찍혀있었어요. 이때의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회사에 다니는 것 보다, 이 일이 더 좋다고 확신할 수 있는 순간이었죠.
조이가 전하는
당근의 ‘한 끗 차이’
① ‘왜 일하는지’에 대한 나만의 답을 갖고 있어요
당근 님은 사업도 게임과 같다고 생각해요. 내가 가진 능력으로 무언가를 성공시키는 일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니까요.
‘성취와 보람’을 일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당근 님에게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만큼 꾸려가는 브랜드 창업은 딱 맞는 옷입니다.
② ‘완벽’보다 ‘완성’을 목표로 끝없이 발전시켜 가고 있어요
당근 님은 부족하고 엉성하더라도 완성해서 세상 앞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작년 겨울에 제작해 오픈한 푸들 케이스도 제작 방식과 공정이 부족한 것 같아 오픈을 계속 미뤘다고 해요.
하지만, 부족하더라도 ‘일단 다듬고 완성해서 오픈하자’라는 마음으로 오픈해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고객 만족도도 좋고요.
이후부터는 일을 할 때마다 아래 문장을 주문처럼 외운다고 하네요.
“완벽보다 완성이 중요하다!”
③ ‘가족’이라는 든든한 파트너와 함께하고 있어요
당근 님이 퇴사 이야기를 꺼냈을 때, 어머님이 해주셨던 말씀 기억하시죠? 저는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어요.
지금은 당근 님이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정리하면 언니가 뚝딱뚝딱 샘플을 만들고, 엄마와 동생이 배송을 챙긴다고 해요.
아버지는 당근님 작업실에 모여 일하는 가족들을 응원하고, 지인들에게 자랑하기도 하고요. 가족과 한자리에 모여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오늘이 너무나 감사하다는 당근님, 참 부럽죠?
필진의 코멘트
- 조이: 당근 님이 만든 제품은 아이디어스 ‘더자매샵’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