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전체가 내 생일을 축하해 주는 곳, ‘완도 생일도’에서 생일파티하고 왔습니다

📌 필진소개: 잘쓸레터의 객원 에디터 프로젝트 ‘잘쓸레옹’ 유현입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기록 남기는 걸 좋아해서 블로그를 운영 중이에요. 요즘엔 국내 여행에 빠져있어서 독자님들께 소개하고 싶은 곳이 정말 많네요!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을 잘쓸레터에 알리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누구나 생일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는 로망이 하나쯤 있을 거예요. 섬 하나를 통째로 빌려 파티를 여는 드라마나 영화 속 장면을 보면, 헐리우드 스타나 재벌쯤은 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무심코 넘기게 되는데요.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그 영화 같은 일을 실제로 이룰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걸 알고 있나요? 그 정체는 바로 ‘생일도’예요. 생일도는 전라남도 완도 땅끝에서도 배를 타고 20분 정도 걸리는 작은 섬인데요. 서울에서 5시간이나 걸리는 먼 곳이지만, 큰돈 들이지 않고도 조용한 섬 하나를 통째로 누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저는 그 매력에 빠져서 1년 사이에 생일도에 벌써 세 번이나 다녀왔답니다.


생일도는 원래 산일도, 산이도라고 불리다가 주민들의 본성이 갓 태어난 아기와 같다 해서 생일도로 붙여졌다는 설과, 험한 바다에서 이제 새롭게 태어나라는 뜻으로 생일도라고 불렸다는 설이 있는데요. 무엇이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이 이름 덕분에 완도군에서 정말 재미있는 일을 시작했어요. 바로, 진짜 ‘생일’인 사람을 위한 특별 서비스를 만든 거죠.

생일도에 있는 케이크 조각상 ⓒ 유현 님


  • 🚢 첫 번째 혜택: 생일날 무료 승선
    생일날 생일도 입도를 위해 완도 ‘당목항’에서 배표를 살 때, 생일이라고 말하고 신분증을 제시하면 왕복 승선료가 무료예요. 운항 여부가 날씨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는 날이나 강풍주의보가 있는 날에는 운항이 취소될 수 있어요. 출발 전엔 당목항(061-553-9085)에 전화해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 📢 두 번째 혜택: 전광판 축하 메시지
    ‘생일면사무소 총무팀(061-550-6675)’을 통해 신청할 수 있고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접수 받아요. 사전에 신청하면 생일날 하루 종일 마을 전광판에 나만을 위한 생일 축하 메시지가 나와요. 원래 마을 안내 사항이 나오는 자리라 특별 대접 받는 듯한 감동이 있어요.


  • 🎂 세 번째 혜택: 완도 미역과 전복 케이크
    생일도에 도착하면 완도 미역과 전복으로 장식된 커다란 생일 케이크 모형이 반겨줘요. 버튼을 누르면 생일 축하 노래까지 나온답니다. 


  • 🎁 네 번째 혜택: 완도 특산품 선물
    생일자는 완도 특산품인 고품질 미역을 선물로 받을 수 있어요. 저는 당일에 현장 신청해서 받았는데 사전에 면사무소 총무팀에 연락하는 것이 좋아요. 또, 주의할 점은, 주민등록상 양력 생일만 인정된다는 거예요. 음력 생일은 아쉽게도 해당되지 않아요. 접수할 땐 꼭 신분증을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저와 친구는 이 네 가지 혜택을 전부 누렸답니다. 자칭 명예 생일도 도민으로서, 완도 생일도에서 보낸 정말 특별한 생일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해 볼게요!

🏝️ 생일 미역국은 완도 미역으로 끓여야 제맛! 

제가 생일도라는 섬을 처음 알게 된 건, 대구의 독립서점 ‘여행자의 책’에서였어요. 북스테이를 하던 중, 한국의 섬들을 소개하는 지도를 보다가 ‘생일도’라는 이름을 발견했죠. 이름을 보는 순간, 생일에 진심이라 주변 사람들 생일을 챙기기 바쁘고, 생일 파티 여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딱 떠오르더라고요. 정말 이색적인 생일 파티를 열어주고 싶어서 그 친구 생일에 맞춰, 생일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답니다.


사실 작년 제 생일에도 생일도에 가려다 실패한 전적이 있어서 출발 전부터 약간 걱정이 되기 시작햇어요. 당시에 강진까지는 갔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배가 뜨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그날 연휴였던 탓에 차가 밀려 7시간 만에 선착장에 도착했는데, 섬엔 발도 못 디뎠죠.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배에서 생일도가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정말 설렜어요. 게다가 올해는 두 눈으로 생일도의 생일 축하 전광판 이벤트를 볼 수 있다는 사실도 기대됐고요. 입도하자마자 책에서 사진으로만 봤던 그 커다란 생일도 모형 케이크가 저희를 반겨주는데,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몰라요.


저희는 미리 준비한 생일 케이크, 생일 모자, 생일 안경을 꺼내 들고, 케이크 모형 앞에서 신나게 사진을 찍었어요. 그때 저희 모습을 보신 섬 주민 한 분이 다가와 모형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생일 축하 노래가 나온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별도의 안내 문구가 없어서(지금은 생겼다고 해요.) 까딱하면 모르고 넘어갈 뻔했는데 말씀해 주신 덕분에 음악까지 곁들여서, 진짜 생일 파티 분위기를 즐기기 시작했죠.

생일 축하 전광판 ⓒ 완도군청, 생일 선물로 완도 미역을 받은 모습 ⓒ 유현 님


오후부터 비 소식이 있어서, 일단 돌아가는 배표부터 사려고 매표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한 분이 지나가며 일행에게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생일에 생일도 오면 배 티켓 무료고, 전광판에 축하 문구도 띄워주고, 생일 선물로 완도 미역도 줘~”


배 티켓이랑 전광판 이벤트는 알고 있었지만, 미역 선물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어요. 인터넷에 검색해도 따로 정보가 안 나왔고, 공휴일이라 생일면사무소도 전화를 안 받을 것 같아서 포기하려고 했죠. 그래도 혹시 몰라 매표소 직원분께 여쭤보니, “맞아요, 면사무소에서 생일 선물로 미역 드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야기를 듣자마자 행동력 만렙인 친구가 면사무소에 전화를 걸었고, 운 좋게(?) 공휴일인데도 당직 중이던 담당자분 덕분에 완도 미역을 선물 받았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그 미역으로 바로 미역국을 끓여서 친구의 생일상을 차려줬어요. 고기 하나 넣지 않았는데도, 미역 맛이 좋아서인지 국물이 정말 깊더라고요. 그냥 지나갈 수도 있었는데 생일을 축하하며 들뜬 저희 곁으로 와서 일부러 이것저것 알려주시고 챙겨주신 주민분들에게도 너무 감사했고요. 덕분에 친구도 평생 잊지 못할 생일을 추억으로 남겼다고 기뻐했답니다.


참고로 생일도에는 생일 축하 외에도 금빛 모래사장의 금곡해수욕장, 백운산, 학서암, 동백숲, 용출 갯돌해안 자연 그대로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많아요. 캠핑하거나 생일도 내 리조트 등의 숙소에서 1박 하셔도 좋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멀리까지 왔는데 생일도만 보고 갈 수 없죠! 이어서 완도 가볼 만한 곳들도 소개해드릴게요. 


완도는 생일도를 가기 위한 관문이다? (X)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 완전 많은 완도의 매력

요즘 완도에서 가장 핫한 곳은 바로 완도해양치유센터입니다. 이곳에는 해수, 해조류, 갯벌을 활용한 다양한 테라피 시설이 있는데요. 그냥 수영장이 아니라 치유와 휴식이 어우러진 워터 테라피 공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딸라소풀 ⓒ 완도해양치유센터 홈페이지 


완도해양치유센터 내의 ‘딸라소풀’이라는 곳은 에어버블과 드림베스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따뜻한 물에서 몸을 풀며 수영하기 딱 좋고 ‘해수미스트존’에서는 해양 에어로졸을 흡입하는 방식으로 호흡기 건강이나 알러지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고 해요.


또 몸을 둥둥 띄우며 조용히 떠 있을 수 있는 ‘명상풀’, 해조류 거품으로 몸을 덮어주는 ‘해조류 버블 테라피’, 그리고 완도산 머드로 직접 팩을 해볼 수 있는 ‘머드 테라피’까지. 이 모든 게 기본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어요. 이용하는 내내 힐링하는 기분이 들어서 너무 좋더라고요. 아마 이런 곳이 서울에 있었다면 발 디딜 틈 없이 정말 사람이 많았을 것 같아요.


참, 수영복 안 챙겼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현재 이벤트 기간이라 수영복 무료 대여도 가능하고요, 수건, 바디용품, 스킨케어 제품은 원래부터 무료로 제공된답니다. 그리고 여기 워터파크 내부에 있는 식당 이름이 ‘두식이네 해물’이에요. 장소와 어울리지 않는 투박함 때문에 조금 웃음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나오는 전복 솥밥이 무려 15,000원! 비주얼은 물론, 맛도 정말 끝내줬어요.

명사십리 해변과 완도타워 ⓒ 유현 님


완도해양치유센터는 명사십리 해변 바로 앞에 있어요. ‘모래가 우는 소리가 십 리까지 들린다’는 뜻의 명사십리에는 이름처럼 곱고 고운 은빛 모래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어요. 바람 부는 날엔 모래결이 춤을 추고, 햇살 좋은 날엔 반짝이는 바다가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또 하나의 꿀팁. 완도해양치유센터를 이용하면, 당일 ‘완도타워’ 입장료가 무료예요. 완도타워에 오르면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날씨가 맑다면 멀리 생일도도 맨눈으로 볼 수 있어요. 생일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이곳에서 미리 눈으로 한번 담아보는 것도 좋겠죠?


완도에서 또 추천하고 싶은건 전복이 통째로 들어간 ‘완도 장보고빵’과 ‘전복빵’이에요. 보기엔 살짝 괴식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생각보다 먹을 만합니다. 기념으로 하나쯤 사 가는 재미도 있어요. 또, 봄이 되면 청보리와 유채꽃이 출렁이는 청산도에 가시거나 트래킹 하기 좋은 남파랑길에 가보는 것도 추천드려요.


요즘 국내 여행을 거의 매주 다니고 있지만, 완도는 자연환경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행지예요. 또,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전라도 음식은 늘 감동을 주는 맛이고요! 예전엔 생일도 관련 정보가 부족했지만 최근에 제가 완도군청에 제안해서 안내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고 해요. 그만큼 애정이 많이 가는 곳, 완도와 생일도! 잘쓸레터 독자님들도 꼭 방문하셔서 행복한 추억 만들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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