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8일 오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확대’ 조치를 종료해요. 지난해 12.3 비상계엄령 사태가 발생했을 때, 공포심에 금융시장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 조치였어요. 비상계엄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극단적인 자금 부족과 뱅크런 등의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져요. 이때 한은이 RP를 매입하면 금융기관은 단기적으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어서 시장 불안이 줄어들어요. 따라서 RP 매입 확대 조치를 종료한다는 건 그만큼 사태가 수습되고 시장이 진정했다는 뜻이에요.
RP는 금융시장의 신호등 역할을 해요
RP는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을 중앙은행에 일시적으로 팔았다가, 일정 기간 후 다시 사들이는 계약이에요. 금융기관은 단기적으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고, 갑작스러운 위기가 지나가면 다시 해당 채권을 사들여 자산을 원위치시킴으로써 자금 흐름을 조정할 수 있어요. 한국은행은 RP를 이용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흡수하면서 시장의 현금 흐름을 조절할 수 있고요. 그래서 한국은행 같은 각국 중앙은행의 RP 매입·매도 움직임을 보면 그 나라 금융시장의 컨디션이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하지요.
정인 한마디
💀 지난 연말, 12월 한 달간 한국은행이 사들인 RP 매입액은 사상 최고액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많았어요. 그 이후로도 15조 원을 더 썼고요. 시장이 얼마나 큰 위기를 넘겼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에요. 사실 이렇게 돈을 풀면 물가도 환율도 더 오를 수밖에 없는데, 한은은 금세 다시 회수했기 때문에 부작용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어요. 일단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고 봐야 한다는 처방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