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주가가 궁금해? 리튬값을 찾아봐

글, 강희종


배터리 기업 주가가 상승세 타는 이유
2026년 들어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어요. 주가도 과거에 비해 많이 회복됐죠. 그렇다고 2022~2023년과 같은 랠리를 기대해도 되는 걸까요?

최근 배터리 기업들의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이는 것은 우선 미국을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에요. 유럽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을 다시 늘린 국가들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어요.

배터리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있어요.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배터리를 바라보기 시작한 거예요. 미국과 유럽 각국이 안보를 위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점도 국내 배터리 기업에는 긍정적인 요인이에요.

다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대감만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워요. 조그만 악재에도 금방 주가가 흔들릴 수 있죠. 기업의 희망 섞인 발표만 믿고 덜컥 투자해서는 곤란해요.

누가 배터리 업황을 묻거든
고개를 들어 리튬 가격을 보게 하라

그렇다면 배터리 시장이 회복되고 있는지는 무엇을 보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애널리스트들이 자주 참고하는 지표 중 하나가 ‘리튬 가격’이에요. 리튬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광물이기 때문이에요.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늘면 리튬 수요도 늘어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어요. 다만 실제 가격은 공급량과 재고 등에도 영향을 받아요.

리튬 가격은 특히 에코프로, 엘앤에프(L&F), 포스코퓨처엠 등 양극재 기업들의 주가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양극재 제조 원가에서 리튬, 니켈 등 핵심 광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달해요. 그만큼 양극재 기업은 배터리 완성품인 ‘셀’을 만드는 기업보다 원자재 가격 변화에 민감해요. 리튬 가격이 오르면 양극재 판매 가격에도 반영돼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요. 반대로 리튬 가격이 내리면 매출이 줄어들 수 있죠. 다만 영업이익은 원재료 매입 가격과 판매 가격의 차이, 판매량 등에 따라 달라져요.

이때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 ‘래깅(lagging) 효과’예요. 원재료를 매입한 시점과 가공한 제품을 판매하는 시점 사이에 가격이 달라지면서 손익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해요. 예를 들어 리튬을 저렴할 때 사두고, 가격이 오른 뒤 양극재 판매 가격에 이를 반영하면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어요. 


반대로 리튬 가격이 내리면 비싸게 산 원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양극재는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해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어요. 이런 시차에 따른 불리한 영향을 ‘역래깅(inverse lagging) 효과’라고 불러요. 이와 별개로, 재고를 팔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 장부금액보다 낮아지면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요. 실제로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리튬 가격이 급락한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까지 역래깅 효과로 실적에 큰 부담을 겪기도 했어요.

두 자산의 가격이 얼마나 비슷하게 움직이는지 살펴보는 방법 중 하나가 ‘6개월 이동 상관계수’예요. 최근 6개월의 자료로 상관계수를 계산하고, 그 기간을 옮겨가며 추이를 보는 방식이에요. 이 수치가 1에 가까워질수록 두 가격은 같은 방향으로 함께 움직인다는 뜻이에요. 반대로 -1에 가까울수록 두 가격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요.

탄산리튬 가격과 국내 양극재 기업 주가 간의 6개월 이동 상관계수는 2026년 들어 0.6~0.8을 나타내고 있어요. 두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상관관계가 있다고 해서 리튬 가격이 주가 변화를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리튬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한다면 양극재 기업의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다만 가격이 실제로 바닥을 지났는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함께 확인해야 해요.

배터리 셀 기업의 실적을 살필 땐 ‘가동률’
배터리 셀 기업들의 주가와 리튬 가격 간의 상관관계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요. 배터리 셀 기업의 실적에는 핵심 광물과 소재 가격 외에도 여러 요인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에요.

실적이 실제로 나아지고 있는지 살펴보려면 ‘가동률’을 확인하는 게 좋아요. 가동률이란 설비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 생산 능력에 비해 실제 얼마만큼의 제품을 생산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예요.

배터리 공장을 짓는 데는 수조 원의 설비 투자가 필요해요. 그만큼 건물과 설비의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도 크죠. 가동률이 높아지면 고정비를 더 많은 제품에 나눠 반영할 수 있어 제품 한 단위당 원가가 낮아지고, 영업이익률 개선에도 도움이 돼요. 반대로 가동률이 낮아지면 생산량이 줄어도 고정비는 그만큼 줄지 않아 단위당 원가가 높아지고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어요.

국내 배터리 3사는 2023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는 이른바 ‘캐즘’을 겪으며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졌어요. 아직도 배터리 3사의 가동률은 예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어요. 우리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북미 전기차 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에요.

2026년 상반기 공시된 가동률은 삼성SDI 소형전지 부문이 73%, LG에너지솔루션이 50%대, SK온이 30%대 중반이에요. 다만 회사마다 집계하는 제품과 설비 범위가 달라 수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워요. 가동률은 주가와도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어요. 올해 삼성SDI는 소형전지 가동률이 회복됐고, 주가도 강한 반등세를 보였어요. 다만 주가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므로 이를 가동률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워요.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시설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면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고정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요. 그럼에도 배터리 3사의 가동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에요.

배터리 기업들은 올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도 주목하고 있어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 내 영향력을 키운다면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자는 논의가 힘을 받을 수 있어요. 다만 선거 결과가 곧바로 정책 전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에요. 실제 지원 확대가 전기차 판매 증가로 이어져야 배터리 수요 회복도 기대할 수 있죠.

지금까지 6회에 걸쳐 배터리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배터리는 일상에서 늘 쓰지만,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모르고 지나치기 쉬워요. 게다가 산업 측면에서 배터리는 최근 몇 년간 불황을 겪으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컸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배터리의 쓰임새가 늘수록 그 중요성도 커질 거예요. 이번 연재가 배터리와 배터리 산업을 조금 더 가까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필진 소개: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1999년부터 기자로 일하고 있어요. 서울전자신문, 아이뉴스24, 디지털타임스를 거치며 인터넷, 통신, 미디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과 전자 분야를 오래 출입했어요. 아시아경제신문에서 산업부를 거쳐 국제부장, 경제부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에너지 분야 전문 기자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에너지 산업을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펴낸 책으로는 ⟪배터리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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