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에 투자한다면 알아야 할 배터리의 기본 구조

글, 강희종


우리는 하루도 배터리 없이 살아가지 못해요. 배터리는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어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만 해도 ‘이차전지’라고 부르는 배터리가 들어 있어요. 한 번만 쓰고 버리면 일차전지(Primary Battery), 충전과 방전을 통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면 이차전지(Secondary Battery)라고 불러요. 이차전지는 이제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사람을 대신해 공장에서 일할 로봇에도 배터리가 들어가요.

투자자로서 배터리에 대해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면 조금은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오늘은 배터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원리를 배워보는 시간이에요.

이차전지를 이루는 핵심 소재
이차전지 중 현재 스마트폰, 전기차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리튬이온배터리’예요. ‘배터리 3사’라고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도 리튬이온배터리를 만들어요. 좁은 의미에서 ‘K-배터리’ 기업이라고 하면 이 세 회사를 말해요.

이차전지를 이루는 핵심 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네 가지예요.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양극재입니다. 양극에 어떤 물질을 사용하느냐에 배터리의 성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죠. 배터리의 원가에서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40~50%로 가장 높아요.

리튬이온배터리의 작동 원리
리튬이온배터리는 충전할 때 에너지를 저장하고, 사용할 때(방전할 때) 저장된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기기에 공급해요. 이 과정에서 리튬이온은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에너지를 운반하고, 그 결과 전기가 흘러 전자기기가 작동해요. 리튬이온을 많이 저장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고, 어떤 양극재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리튬이온의 저장량이 크게 달라져요.

에코프로, 엘앤에프(L&F), 포스코퓨처엠은 모두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이에요. 배터리 업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기업들이죠.

양극재에 따라 나뉘는 리튬이온배터리: NCM 배터리 vs. LFP 배터리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재에 어떤 물질을 쓰느냐에 따라 종류가 나뉘어요. 현재 전 세계 리튬이온배터리를 양분하는 것은 NCM 배터리와 LFP 배터리예요. 


NCM 배터리는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을 주로 사용해요. 세 가지 원소를 사용한다고 해서 ‘삼원계 배터리’라고도 불러요. 반면 LFP 배터리는 리튬인산철을 양극재로 사용하는 배터리예요. 인(P)과 철(Fe)이 들어간다고 해서 LFP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배터리의 성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에너지 밀도예요. 단위 무게나 단위 부피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인데요.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한번 충전에 더 멀리 주행할 수 있어요.

NCM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비싸고 불안정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혀요. LFP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에너지밀도가 낮지만 안정적이고 가격도 저렴해요. NCM과 LFP 배터리는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어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음극재
음극재는 주로 천연 흑연이나 인조 흑연을 이용해서 만들어요.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해요. 중국은 흑연이 풍부한 데다 노동력과 전기요금이 저렴해 음극재를 값싸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죠. 2023년에는 중국이 흑연의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광물을 무기화한 대표적인 사례예요.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도 흑연을 국내에서 조달하거나 공급망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커졌어요.

최근에는 흑연 음극재에 실리콘을 혼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실리콘의 구조상 리튬이온을 더 많이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론상 실리콘 음극재의 에너지밀도는 흑연 음극재의 10배에 달해요.

그렇다고 실리콘 음극재의 함량을 마냥 늘릴 수는 없어요. 충전과 방전을 계속하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배터리 수명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해요. 게다가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 음극재에 비해 가격도 비싼 편이에요.

배터리가 만들어지는 과정
배터리는 단단한 금속 케이스로 밀봉해 있어 우리가 그 안을 쉽게 들여다볼 수 없어요. 무엇보다 위험하기도 하고요. 그런 이차전지를 분해해보면 그 안에 양극-분리막-음극이 여러 겹으로 돌돌 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이 모양이 젤리롤 케이크와 닮았다고 해서 ‘젤리롤’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양극과 음극의 사이에 있는 분리막은 배터리의 안전을 지켜주는 파수꾼이에요. 배터리 속에서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으면 단락(쇼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데 분리막이 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요. 분리막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이 있어요. 이 구멍을 통해 리튬이온이 이동할 수 있어요.

전해액(전해질)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연결 통로 역할을 하는데, 유기 용매에 리튬염과 첨가제를 섞어 만들어요. 리튬이온배터리가 화재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가 유기 용매를 사용하기 때문이에요.

리튬이온배터리를 만들 때는 먼저 양극-분리막-음극을 젤리롤 형태로 만든 후 캔이나 파우치에 넣고 마지막으로 전해액을 주입하고 밀봉하는 절차를 거쳐요. 여기에 알루미늄 포일에 양극재를 코팅하고, 구리 포일에 음극재를 코팅하는 과정도 포함돼요. 양극과 음극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제조 과정에 도전재와 바인더라는 물질을 섞기도 해요.

이차전지라고 무한정 쓸 수는 없는 이유
그런데 이차전지라고 해서 무한정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어느 정도 충전, 방전을 반복하면 효율이 떨어져 더 이상 쓸 수 없게 돼요. 이를 ‘충방전 사이클’이라고 불러요. 일반적으로 전기차의 경우 1,000~2,000회 충방전을 반복하면 초기 용량의 80% 정도로 줄어들어요.

성능이 떨어져 더 이상 배터리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 분해한 후에 가치 있는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할 수 있어요. 광물을 추출하기 위해 배터리를 파쇄해 가루 형태로 만든 것을 블랙 매스, 혹은 블랙 파우더라고 불러요. 앞으로 이차전지의 사용이 확대되면 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요. 유럽에서는 이미 재활용 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하는 규제도 만들었어요.

지금까지 배터리의 작동 원리와 종류에 대해 살펴봤어요. 다음 시간에는 대표 리튬이온배터리인 NCM과 LFP 배터리 진영이 벌이는 각축전과 차세대 배터리의 동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할게요.

📌필진 소개: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1999년부터 기자로 일하고 있어요. 서울전자신문, 아이뉴스24, 디지털타임스를 거치며 인터넷, 통신, 미디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과 전자 분야를 오래 출입했어요. 아시아경제신문에서 산업부를 거쳐 국제부장, 경제부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에너지 분야 전문 기자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에너지 산업을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펴낸 책으로는 ⟪배터리워⟫가 있습니다. 
💌 <다시 보는 배터리>는 수요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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