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할인 쿠폰 써서 뮤지컬 보자! 연뮤덕의 추천 인생극 리스트 공개합니다

📌필진 소개 : 잘쓸레터 객원에디터 프로젝트 잘쓸레옹의 ‘안나’ 입니다. ‘안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레드북>의 주인공으로, 편견에 맞서 자기 삶을 유쾌하게 개척해나가는 여성입니다. ‘여자가 글을 써?’, ‘심지어 야한 이야기를 감히?’라는 시선이 팽배하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태어난 여성이지만, 자신만의 목소리를 잃지 않고 상처받더라도 움츠러들지 않으며 앞으로 나아가죠. 저도 안나처럼, 이번에는 잘쓸레터를 통해 저만의 이야기와 취향을 세상에 꺼내보려고 해요.

뮤지컬이라고 하면 큰 극장에 가서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무대를 감상하는 장면이 떠오르곤 하죠. <영웅>, <명성황후>, <지킬 앤 하이드> 같은 대작들이 대표적인 예일 거예요. 하지만 뮤지컬의 규모와 장르는 무척 다양하고, 각기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감동을 선사해요. 뮤지컬을 분류하는 방법은 많지만, 오늘은 제 나름의 기준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뮤지컬 ‘프리다’ 공연장 로비 ⓒ안나


오늘 소개할 작품 중에는 지금 한창 공연 중인 작품도 있지만, 이미 막을 내린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많은 뮤지컬은 일정한 주기로 무대에 다시 오르기 때문에 작품에 관해 미리 알아두고 공연 소식을 듣게 된다면 분명 더 반가울 거예요.


비싼 관람료 할인받는 팁부터 풉니다

먼저, 문체부에서 배포하는 공연·전시 할인쿠폰 사용법부터 알려드릴게요. 정부는 지난달 8일부터 9월 19일(금) 밤 11시 59분까지, 총 210만 장의 할인 쿠폰(공연 50만 장, 전시 160만 장)을 전 국민 대상 선착순으로 배포하고 있어요. 만약 미사용된 할인권이 있으면 10월에 추가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하니 쿠폰 없이 공연을 예약하면 너무 아쉽겠죠?!


인터파크, 멜론티켓, 타임티켓, 티켓링크, YES24 등 5개 온라인 예매처에서 회원가입을 하시면 예매처별로 인당 최대 2매까지 발급이 가능합니다! 매일 오전 10시에 물량이 풀리니, 모두 꼭 도전해서 예매처당 2장씩, 총 10개 공연을 할인받아보세요. 


연뮤덕이 뮤지컬을 종류별로 구분하는 기준

🎤 내가 공연의 일부가 되는 이머시브 뮤지컬

*이머시브 뮤지컬: 관객이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수동적 관람이 아닌, 능동적 체험을 하게 되는 형식

금란방 객석 모습과 커튼콜 현장 ⓒ안나


  • <금란방> (2026년 공연 예정으로 추측)
    금란방은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이미 시작돼요. 배우들이 로비를 누비며 관객에게 ‘금란주’를 따라주고, 등장인물에 대해 수군거리듯 이야기를 나눠요. 무대에 발을 들이기도 전에 관객이 극 속 세계로 스며드는 거죠.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더 재미있는 일이 벌어져요. 관객에게 선택지를 주고, 어떤 쪽을 더 많이 골랐는지에 따라 그날의 이야기가 달라지거든요. 즉, 회차마다 조금씩 다른 결말이 나오는 셈이에요.

    무대와 객석의 경계도 모호해요. 배우들이 관객을 무대로 이끌어 함께 춤을 추기도 하고, 무대 위에 객석이 설치되어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이 극 속 일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요. 이 작품은 2022년에 초연됐고, 2024년에 재연되었어요. 아마 내년쯤 다시 무대에 오르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이 극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참 좋아서, 공연을 본 뒤에도 한참을 곱씹게 되더라고요. 

룰렛 공연에서 관객들에게 제공되는 게임칩과 맥주, 실제 게임 현장 ⓒ안나


  • <룰렛> (삼연 소식 기대중)
    공연 시작 전에 관객이 배우들과 함께 여러 차례 게임을 하게 되는데요. 이때 얼마나 많은 칩을 따느냐에 따라 공연 중에 숨겨진 어드벤티지까지 얻을 수 있답니다. 공연이 시작된 후에도 게임은 계속돼요. 공연 내내 관객과 배우가 함께 게임을 하고, 그날 게임에서 이긴 캐릭터가 누구냐에 따라 결말도 완전히 달라져요.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거예요. 게다가 의자 수가 관객 수보다 적어서, 공연 중 서서 보게 되는 순간도 종종 있어요.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더 몰입하게 되고, 그날의 게임판 안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무대 안에서 맥주도 마시고, 자유롭게 음식도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니 상상이 가시나요? 특별한 날,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으시다면 정말 많이 추천드리는 뮤지컬입니다. 프리쇼에서부터 시작되는 생생한 분위기와 배우들과의 게임이 정말 재미있어요.


  • <번 더 위치> (10/12까지 관극 가능) ⭐
    금지된 사랑을 했던 마녀 ‘마마’, 그리고 여배우로 살아가면서 섭식장애에 시달리고 매니저에게 강요된 삶을 살아야만 했던 ‘러브’. 뮤지컬 번 더 위치는 러브가 마녀가 되어가는 여정을 블랙 코미디로 풀어내, 관객들이 웃음 속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곱씹게 만드는 작품이에요.

    ‘마녀를 불태워라’라는 제목 그대로, 이 작품은 마녀사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로 시작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불편한 진실이 촘촘히 숨어 있어요. 이머시브 공연 형식을 활용해 DJ가 무대 위에 함께 등장하고, 관객이 실제로 무대로 끌려 올라가는 장면도 있다는 소문(!)까지… 저는 아직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너무 궁금해서 곧 관극 예정이에요. 배우 정인지, 한재아 페어를 개인적으로 강력 추천드립니다! 10월 12일까지 홍익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한번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 공연 장소: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 공연 기간: 2025/7/8 ~2025/10/12
    • 공연 시간: 90분

🎤 홀로 무대를 이끌어 가는 1인극

보이스오브햄릿, 화이트 래빗 레드 래빗 공연 안내 현수막 ⓒ안나


  • <보이스 오브 햄릿> (올해 공연 종료)
    최초로 AI를 극작과 넘버 제작에 활용한 1인극으로, 햄릿이 본인의 이야기를 락 콘서트 형태로 진행하는 작품이에요. 모두가 햄릿을 아시죠,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홀로 무대에 오른 햄릿은 여성 배우일 수도 남성 배우일 수도 있습니다. 오직 한 사람의 인간으로 울고, 고민하고, 락 넘버를 질러내며 단 한 순간도 관객을 놓아주지 않는 햄릿을 따라가다 보면 아는 이야기인데도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 들어요. 잠들지 못하는 햄릿의 고뇌를 그린 넘버인 ‘insomnia’를 부른 김려원 배우의 공식 오디오 클립을 소개해 드리니 스트레스받는 날 한번 들어 보세요!


  • <화이트래빗 레드래빗> (올해 공연 종료)
    어떤 배우든 평생 단 한 번만 무대에 오를 수 있고, 그 무대에 서는 순간, 살면서 처음으로 대본을 읽게 됩니다. 리허설도 없고, 대본 연습도 하지 않은 채로요.


    배우는 대본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며 연기를 해요. 당연히 중간중간 버벅대기도 하고, 때로는 당황한 채 관객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웃음을 짓기도 하죠. 연극의 줄거리는 이란 출신 작가가 써 내려간 편지 형식의 대본을 배우가 관객 앞에서 읽고 전달하는 형식이에요. 놀라운 점은 이 연극의 대본이 무대에서 단 한 번만 사용된다는 사실인데요. 공연이 끝나면, 배우가 읽은 그 대본은 관객 중 한 사람에게 선물로 전달돼요.

    즉, 배우와 관객 모두 대본의 내용을 전혀 모른 채 무대에서 처음 마주하게 되는 셈이죠. 이처럼 관객과 배우가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는 경험을 선사하는 연극, 꽤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 한 인물의 일생을 그린 전기 작품

마리퀴리와 실비아, 살다 캐스팅 보드 ⓒ안나


  • <마리퀴리> (10/19까지 관극 가능) ⭐
    우리가 알고 있는 마리 퀴리는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위대한 학자지만, 이 극은 그 찬란한 업적 뒤에 숨겨진 연약함과 고독, 용기를 섬세하게 비춥니다. 해외에도 수출된 한국 창작 뮤지컬의 수작답게, 연출과 넘버, 서사 모두 뛰어나고요. 여자는 대학도 갈 수 없었던 시대에 폴란드 출신의 마리는 과학을 향한 사랑 하나로 파리 소르본 대학으로 유학을 오게 됩니다. 여자 화장실도 없던 소르본 대학에서 ‘이상한 미스 폴란드’로 불리던 그는 결국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하고, 소르본 대학 최초의 여성 교수까지 되죠. 그 모든 과정에서 마리에게 어떤 고민이 있었을까요? 어떤 사랑을 하며 어떤 아픔을 가지고 살아갔을까요? ‘향기도 없는 심심한 꽃, 이상한 여자, 불편한 여자 미스 폴란드’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꼿꼿한 허리를 숙이지 않던 마리를 엿볼 수 있는 넘버 ‘블랙 미스 폴란드’를 소개해 드립니다.


    • 공연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 공연 기간: 2025/7/25 ~2025/10/19
    • 공연 시간: 150분(인터미션 15분 포함)


  • <실비아, 살다> (23년 재연 이후 삼연 기다리는 중)
    힘든 시기에 봤던 극인데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실존 인물 실비아 플라스를 기반으로 하되 창작진의 상상을 더해 만든 ‘팩션(faction)’ 형태의 뮤지컬입니다. 착한 아내, 조용한 여자, 헌신적인 엄마가 되길 강요당했지만 창작의 욕망과 문학적 야망은 태산만큼 컸던 실비아가 느낀 고뇌를 고통스럽지만 강렬하게 그려냅니다. 아직 작품을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작품을 보는 내내 실비아를 향해 마음속으로 한 마디를 외치게 되었던 작품입니다. 


🎤 무대의 경계를 넓히다, 배우만이 아닌 존재들이 함께하는 극

천 개의 파랑,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커튼콜 ⓒ안나


  • <천 개의 파랑> (2년 연속 개막, 내년에 삼연이 있을 걸로 추측 중)
    천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소설 속 로봇 캐릭터를 실제 로봇 강아지가 연기한다는 건데요. 정말 귀엽고 생동감 있는 움직임 덕분에 관객들의 몰입도가 아주 높습니다.

    무대를 맡은 서울예술단은 원래 연출력과 군무가 뛰어난 팀인데요, 이번에도 역시 믿고 볼 수 있는 완성도를 보여줘요. 극 중 주인공은 ‘기수 로봇’이고, 배경은 경마장이기 때문에 무대 위에는 말이 자주 등장해야 하죠. 흥미로운 건, 배우들이 말의 형상을 몸으로 구현해 낸다는 점입니다. 사람과 로봇, 그리고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말까지.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무대랍니다. 24년 초연 이후 올해 재연을 했고요. 내년에도 무대가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연내 개막 예정)
    보통의 뮤지컬에서 밴드는 무대 뒤나 아래에 있죠. 하지만 이 극에서는 기타, 바이올린, 더블베이스, 퍼커션, 피아노 등 연주자들이 백스테이지 세션에 있지 않아요. 연주자가 무대 구성원 자체가 되어 악기를 들고 무대에 오르는데요. 직접 춤을 추거나 연기를 하기 때문에 무대가 굉장히 풍성해지고 서스펜스가 강렬해집니다. 올해 연말에 무대가 있을 예정이에요.

뮤지컬 형식에 제한이 없듯, 즐기는 방식도 마찬가지예요. 그냥 심심해서 공연장에 들어가 보실 수도 있고, 좋아하는 배우를 실제로 보고 싶어서 예매해 보실 수도 있죠. 이 놀라운 무대예술에 한 번쯤 빠져볼 수 있다면 계기는 무엇이 되어도 상관없을 거예요. 살아 움직이는 무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가슴을 두드리는 메시지, 어쩌면 반짝이고 화려한 것들에 대한 이끌림… 이 모든 게 뮤지컬 무대 위에 있어요. 공연장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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