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던 순간이 있나요? 그런 순간에 어떤 선택을 했나요? 그 선택을 통해 얻은 것 또는 잃은 것은 무엇인가요?
학교에서는 늘 ‘답 찾기’를 훈련했지만, 학교 밖 세상에 정답이란 없습니다. 막히면 돌아가고,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을 열어 나만의 답을 찾아가야 하죠.
예지 님은 국어 선생님이 되기 위해 3년 동안 임용 시험에 매달렸지만, 아쉽게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브랜드 매니저’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었어요.
지금 하는 일에 대한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5라는 예지 님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의 답’을 생각해 보세요.
오늘의 프로일잘러, 예지 님
조이: 하고 계신 일을 소개해 주세요.
예지: 공항에서 제일 예쁜 캐리어 브랜드 ‘패리티’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제가 맡은 역할을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내부적으로 우리 브랜드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정의하고 정렬해서, 외부에 우리 브랜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고 알립니다
- 상품 제작: 캐리어뿐만 아니라 여행에 필요한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해, 입고되는 전 과정에 참여하고 컨트롤합니다
- 상품 판매: 상세 페이지를 기획하고, 상품의 셀링 포인트를 찾아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또 판매 일정을 잡고, 각 플랫폼에 맞는 전략을 고민하고, 프로모션을 기획하기도 합니다
- 고객 관리: 우리의 색깔과 태도를 설정해 고객이 제품을 받는 과정부터 사용하는 과정을 매끄럽게 관리합니다
“3년간 임용 시험을 준비하다
브랜드 매니저로 방향을 틀었어요”
조이: 패리티에 합류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요?
예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해서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국어 강사와 출판사 교정교열 작업을 하면서 3년 동안 임용 시험에 도전했어요. 정답이 공개되는 시험이 아니라서, 1년 동안 내가 왜 틀렸는지 매일 고민해야 했죠.
그리고 3년이 지났을 때 공부한 것이 아깝더라도 모든 걸 다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임용 시험을 포기하고 제가 선택한 일은 편집숍의 브랜드 매니저였어요.
‘전공 분야가 아닌데 괜찮을까’ 하는 고민은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낮은 보수를 받는 일이었지만,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하는 일이 콘텐츠를 만드는 일과 유사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팀원들과 함께 일하는 경험이 행복해요”
조이: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5라고 답해주셨는데,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요?
예지: 저는 마음이 맞는 팀원과 함께할 때 더욱 재미난 것들을 해내는 사람인 것 같아요.
함께 즐겁게 일하는 경험, 그 결과물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힐 때 참 보람차고 행복해요. 지금 저희 팀 동료들은 정말 어디 가서 찾으려고 해도 못 찾을 정도로 좋은 사람들만 모여 있어요.
예지 님의 한 끗 차이
패리티 대표님은 예지 님에 대해 ‘엄지척’ 말고는 다른 말이 필요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예지 님과 인터뷰를 해보니, 대표님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① 작은 디테일까지 집요하게 챙겨요
예지 님은 남들이 적당히 하라고 해도,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집요하게 챙깁니다. 때로는 동료로부터 ‘왜 그렇게까지 하냐’라는 물음 혹은 원망 섞인 말을 듣기도 하죠.
하지만 예지 님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도저히 대충할 수가 없다고 해요. ‘잘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정말 많이 투자하지만, 그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고요.
저는 첫 5년이 50년 커리어를 결정한다고 조언하곤 해요. 사회초년생일 때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예지 님은 교사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방향을 틀었던 만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이를 동력으로 빠르게 실력을 키울 수 있었어요.
② 내 일, 남 일을 구분하지 않아요
예지 님은 내 일이 아니어도 내 팀을 위한 일이면 언제든지 뛰어들었어요.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 같아도 결국 본인 스스로를 위해서 일하는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회사는 당연히 그런 예지 님의 헌신과 노력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었어요. 작은 회사라서 예지 님의 진심과 노력이 전 구성원에게 전파되니 예지 님과 회사 모두 ‘폭풍 성장’할 수 있었죠.
하지만 때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야 일을 더 잘하고,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어요. 물론 이 과정을 ‘밉지 않게’ 커뮤니케이션해야 나도 살고, 회사도 삽니다.
③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예지 님이 일할 때마다 자신에게 건네는 마법의 주문입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고, 경험이 된다’라고 생각하니 하나를 하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게 되었다고 해요.
일하는 사람에게는 스스로를 돌보는 주문이 필요합니다. 저는 ‘지나간 일은 다 잘 된 거다’라는 주문을 외웁니다. 지난 일을 후회해 봐야 소용없고, 우리는 지금, 그리고 내일을 살아가야 하니까요. 여러분을 살리는 주문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