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반도체보다 완성차가 급해요
현지 시각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교역하는 전 세계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어요. 상호관세는 어떤 나라든 서로 같은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에요. EU가 미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도 EU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식이죠. 우리나라는 한미FTA로 서로 간 관세율이 0%에 가까워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이 또한 곧 재협상을 강요받을 수 있어요. 오는 4월 2일에는 우리나라의 최대 대미 수출품인 자동차에 관세가 도입될 가능성이 커요. 우리나라에 자동차는 미국 대상 수출품에 한정했을 때 반도체의 3배를 수출하는 품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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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주가 급락하며 인텔 주가 급등했어요
반도체 관련해서 발등에 가장 큰불이 떨어진 국가는 대만이에요. 상호관세 부과에 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이 우리(미국)의 반도체 비즈니스를 빼앗았다’고 발언했어요. 대만은 세계 최대의 위탁반도체(파운드리) 생산기업인 TSMC를 보유하고 있어요. TSMC가 멈추면 당장 세계의 IT산업이 멈추기도 하고, 대만이 동북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기도 해서 미국은 그간 대만을 암묵적으로 지지해 왔어요. 트럼프 발언 이후 미국에 상장된 TSMC 주가는 2% 넘게 하락했어요. 반면 미국 국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텔은 정책적 수혜에 대한 기대감으로 발언 당일 주가가 7.2% 급등했어요. TSMC는 정치적 압박을 극복하는 방편으로 시장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았던 인텔 소유 미국 공장을 인수하게 될 수도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