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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성공’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

글, 조이

커리어 고민은 날마다 현재진행형입니다. 대학에 들어가면 고민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고, 취업하면 다 끝나는 줄 알았는데 역시 아니고. 적성에 딱 맞는 일을 일찍부터 찾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해요. 

지은 님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어요. 제주에서 ‘섬마을 과자점’을 운영하는 지은 님은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손으로 만드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부모님도 그런 지은 님의 적성을 살펴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 진학을 권하셨죠.

오늘 <조이의 커리어 다이어리>에서는 20대 초반부터 레스토랑과 호텔, 베이커리의 파티셰를 거쳐 제주에서 ‘섬마을 과자점’을 운영하는 지은 님 이야기를 전해 드릴게요.

사진 제공: 김지은

오늘의 프로일잘러, 지은 님

조이: 하고 계신 일을 소개해 주세요.

지은: 제주에서 ‘섬마을 과자점’을 운영하고 있어요. 

제 가게는 1인 매장이라서 메뉴 개발, 생산, 손님 응대, 마케팅과 관련된 모든 일을 스스로 해내고 있습니다. 시즌별 메뉴 개발과 판매를 위한 홍보, 거래처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모두 제 몫이죠. 

저는 70세가 넘어서도 예쁜 과자를 구우며 살고 싶어요. 센스 넘치는 20대 손님들이 제 가게에 와서 줄 서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겁습니다. 

“일찍이 파티쉐의 길을 선택한 건
저에게 큰 행운이에요”

조이: ‘섬마을 과자점’을 열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어렸을 적 꿈도 궁금해요.

지은: 일찍부터 요리 분야로 방향을 정했어요. 

식당을 하시는 어머니를 도와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조선호텔 베이커리에서의 실습 경험을 계기로 디저트 파티쉐로 진로 방향을 잡게 되었죠. 

장안대학교 호텔조리과에 진학해, 2학년일 때 레스토랑에 취업한 뒤로는 쭉 디저트를 만드는 파티쉐로 일했어요. 

일찍부터 파티쉐의 길을 걷게 된 건, 다시 생각해도 잘한 선택이에요. 저는 주방에 들어가면 힘이 솟는 사람이거든요. 

“내 디저트가 사랑받는 것만큼
큰 행복도 없어요”

조이: 내 일의 ‘단짠’을 알고 싶어요.

지은: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를 내 손으로 만들어 팔 수 있다는 건, 저에게 치명적일 정도의 기쁨과 보람을 안겨줘요. 

내 상상 속 디저트가 내 손에서 태어나,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맛에 이 일 하는 거지’ 싶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육체적인 노동이 많이 필요한 일이기도 해요. 예쁜 디저트를 만들어 진열하고 나면, 어마어마한 설거짓거리가 쌓여있죠. 

밀가루, 설탕와 같은 식재료도 기본 20kg 이상이라, 들고 나르는 것도 상당한 일이에요. 또 하루에 10시간 이상 서서 일해야 해서, 강한 체력이 필요하기도 해요.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했고,
행동으로 옮겼어요”

조이: 일하면서 매너리즘, 의기소침, 번아웃을 경험하신 적이 있나요? 

지은: 첫 번째는 제주로 이직을 결정했을 때, 두 번째는 내 가게를 해야겠다고 결정했을 때예요. 

브랜딩 회사 레스토랑 파티쉐로 일할 때,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어요. 정말 즐겁게 일했는데, 여러모로 변화가 많아졌습니다. 그만두는 사람도 많았고, 일에 대한 부담감도 커졌죠. 

저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할 때쯤, ‘플레이스캠프 제주’에서 베이커리 총괄 담당자를 구한다는 공지를 보게 됐고, 이때부터 제주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낯선 환경에서 지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라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좋은 환경에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니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 제공: 김지은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

플레이스캠프 제주의 ‘카페 도렐’이 꽤 장사가 잘됐어요. 그래서 회사의 요청으로 서울로 돌아와 일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맡는 일도 크게 바뀌었어요. 

서울 팀과 제주 팀, 우리 회사와 거래하는 거래처 담당자 등 제가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번아웃이 찾아왔어요. 

이때 깨달았습니다. 나는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만 ‘관리하는 것’은 싫어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하지만 이직을 해도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하는 연차이니, 차라리 이번 기회에 ‘내 가게’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더는 견딜 수 없다’는 생각이 더 커서,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새가 없었어요. 

지은 님이 내 일을 나답게 돌보는 법

① 내 욕망의 모양과 크기를 인정하라 

직장생활 6년 차쯤, 지은 님은 프랑스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습니다. 이때 내 인생에 쉼표를 선물하면서 ‘너무 걱정하지 말자’, ‘나답게 살아도 괜찮다’라며 스스로를 달래줄 아는 사람으로 바뀌게 되었어요.

나를 잘 돌보려면 ‘내 욕망의 번지수’를 알아두는 게 필수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열정 뿜뿜’한 성공인지, 안정과 평온을 바라는 것인지 살펴보세요.

② 내 인생의 멘토를 찾아라 

지은 님이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인생의 멘토, 에릭 쉐프를 만난 거예요. 조언이 필요할 때면 멘토님께 솔직히 털어놓고 도움을 구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의 손을 내치지 않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그리고 도움을 청해보세요. 도움을 주고, 받는 과정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하는 나를 만나게 될 거예요.

③ 정부 지원금을 활용하라 

지은 님은 ‘어디에 가게를 열어야 하나’ 찾아보던 중, 제주 구도심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가게 임대료를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사업 지원금을 따냈고, 그렇게 ‘시작’ 버튼을 누를 수 있었어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금, 교육 기회가 정말 많아졌습니다. 이런 기회는 놓치지 말고 찾아내, 꼭 활용해 보세요. 정부 지원금은 이용하는 사람이 임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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