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돈 생기면 건물보다 고가 아파트 구매해요
그간 ‘건물주 되기’는 부자 되기의 관용적 표현으로 통하곤 했어요.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이후 추세가 바뀌었어요. 지하부터 최고층까지 바닥면적을 모두 더한 연면적은 1만㎡ 미만, 가격은 100억 원 미만의 일명 ‘꼬마빌딩’은 전통적으로 건물 매매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에요. 그런데 2022년부터 꼬마빌딩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었어요. 반면 50억 원 이상 서울 고가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는 치솟았어요. 자산가들의 선호 자산이 꼬마빌딩에서 강남 아파트로 크게 옮겨간 거예요.
꼬마빌딩, 거래 둔화 속 양극화가 일어나요
꼬마빌딩 선호가 가라앉고 있기는 하지만, 서울의 꼬마빌딩은 3년 만에 다시 3.3㎡(평)당 5천만 원을 넘어섰어요. 빌딩 거래도 양극화가 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강남구나 성동구 등 일부 인기 지역에서는 신고가를 기록했고요. 그러나 전체 거래량 자체는 여전히 가라앉아 있고, 같은 서울이어도 중구 등 비인기 지역에서는 기존 거래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가 성사되기도 했어요. 서울 안에서도 빌딩이 잘 나가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이 갈리고 있어요.
빌딩은 생산자산, 아파트는 소비자산이에요
꼬마빌딩은 상업용 건물인 만큼 사무실과 소매점포 등 상업시설이 자리 잡기 때문에 경제활동과 고용을 유도하는 생산자산이에요. 하지만 아파트는 소비자산 또는 화폐처럼 가치를 저장하는 성격이 강해, 생산 활동과 직접 연관이 없어요. 들어가는 자본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다고 할 수 있죠. 자산가들이 빌딩보다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것은 생산성보다는 위험 회피를 추구한다는 의미이고, 다시 말해 앞으로 상업시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산업이 위축될 거라 내다보고 있다는 뜻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