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3주 동안 위험, 불확실성과 가상자산의 가치에 대한 Q&A를 진행했습니다.
오늘부터 다시 이오스(EOS) 이야기로 돌아갈게요. 잠깐 복습하자면, 이오스는 가상자산의 느린 결제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위임지분증명(Delegated Proof of Stake, DPoS)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위임지분증명 방식을 간접민주주의로 비유하면서 위임지분증명 방식의 대표 노드는 간접민주주의의 국회의원과 비슷하다고 했어요. 오늘은 대표 노드를 선출하는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지위: 블록 생성자
자격: 이오스 디앱 운영
이오스에서 대표 노드는 블록 생성자(Block Producer, BP)라고도 부릅니다.
블록 생성자 후보 자격은 ‘이오스 플랫폼 상에 디앱(DApp)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국적, 나이, 성별 등은 상관이 없지만, 이오스 네트워크의 디앱에서 활동하는 참여자만 후보가 될 수 있어요.
이오스 제1대 선거
2018년 6월, 이오스는 전 세계 28개국 180여 개 기업을 후보로 하여 블록 생성자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이 투표로 한국 회사 두 곳도 블록 생성자가 됐어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역사상 처음으로 이오스에서 선출된 21팀의 블록 생성자는 0.5초마다 1개의 블록을 생성하며, 126초인 한 라운드 동안에 최대 252개의 블록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당선되면 끝?
이오스에서는 아니다
블록 생성자로 선출된 것이 끝이 아닙니다. 만약 24시간 동안 블록을 단 하나도 생성하지 못한 블록 생성자는 자동으로 그 지위를 박탈당해요. 빈 자리는 예비 블록 생성자가 들어갑니다.
블록 생성자가 후보자일 때는 열심히 하다가 선출된 후에 일은 안 하고 신규 생성 코인만 할당받는 걸 예방하기 위한 방식입니다. 블록 생성자는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다른 경쟁자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어야 해요.
대신, 블록 생성자는 열심히 일한 대가로 신규로 발행하는 이오스 코인의 약 10~20%를 보상으로 받는데, 이를 인플레이션 보상이라고 합니다. 매년 신규 발행하는 이오스 코인은 기존 유통량의 4% 수준이에요.
선거 주기는 126초
이 시점에서 아마 이런 의문을 갖는 독자 분들도 있을 듯합니다.
“한국에서 국회의원 선거는 4년마다 한 번씩이고, 미국 의회는 짝수 해마다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1/3을 새로 선출하는데, 이오스의 블록 생성자 선거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이오스 코인을 보유한 투자자는 언제든 블록 생성자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습니다. 이오스 시스템은 투자자의 표를 한 라운드인 126초마다 집계합니다. 한 라운드의 투표 결과로 기존 블록 생성자 지위를 박탈하거나 새로운 블록 생성자를 선출해요.
이오스 시스템의
문제점: 낮은 투표율
이오스 시스템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한국도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낮은 게 항상 문제가 되는데, 이오스도 마찬가지예요. 이오스의 블록 생성자 투표율은 22% 선에서 멈춰 있어요.
저조한 투표율의 이유는 스테이킹(staking) 때문입니다. 스테이킹은 마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려고 주주명부 폐쇄일 전에 주식을 보유하는 것과 비슷해요.
문제는 스테이킹을 푸는 언스테이킹(unstaking)에 72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즉, 투표하고 이오스를 다시 거래하기 위해서는 72시간을 기다려야 해요. 투표를 하기 위해 3일 동안 코인 가격 변동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데 이건 소액 투자자에게는 특히 부담이에요.
소액 투자자가 투표에 소극적인 다른 이유도 있어요. 이오스에서 투표권은 1인 1표가 아니라 1코인 1표로, 코인을 많이 보유한 투자자가 유리합니다. 투표의 영향력이 비교적 적은 소액 투자자는 투표를 위해 스테이킹하는 위험을 감당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겠죠.
1코인 1표 시스템 때문에 발생한 논란도 있습니다. 큰손 투자자가 블록 생성자 후보에게 투표를 대가로 자신에게 유리한 공약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던 거예요.
1코인 1표의 문제,
해결 방법은?
2018년 7월, 이오스 개발사인 블록원의 대표 브렌단 브루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인플레이션 보상 정책을 철회하고 이를 블록 생성자 투표에 참가하는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분배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선언했어요.
브렌단 브루머가 이야기한 대로 개선된다면 투표율이 올라가고 다수에게 유익한 정책을 제시하는 블록 생성자가 선출될 것입니다. 이오스가 더 건강하고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되겠죠?
오늘까지 이오스의 위임지분증명 방식, 블록 생성자 선출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이오스에 대한 중요한 개념은 대부분 짚고 넘어갔어요. 다음 시간에는 이오스에 대해 몇 가지 더 알아보고 다른 알트코인인 리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