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메이커다오(MakerDAO)의 다이(Dai) 코인이 가격을 1달러로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다이 코인이 갖는 파생상품 성격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파생상품이란?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의 가치 움직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투자자산입니다. 기초자산에는 주식, 채권, 농산물 등이 들어갈 수 있어요.
파생상품의
개시증거금과 유지증거금
파생상품은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어요. 증거금(Margin) 제도 때문입니다.
증거금에는 개시증거금과 유지증거금이 있습니다. 파생상품을 거래하려면 금융회사에 개시증거금을 넣어야 해요.
개시증거금은 개시증거금률과 종목의 가격에 따라 달라요. 예를 들어, 1천만 원의 종목의 유지증거금률이 10%라면 100만 원의 개시증거금이 있어야 해요.
유지증거금은 파생상품을 가지고 있기 위해 최소한으로 유지해야 하는 증거금이에요. 파생상품의 가격 변화는 유지증거금에 바로 반영됩니다.
공포의 마진콜(Margin call)
파생상품 계좌의 평가액이 유지증거금 미만으로 떨어지면 금융회사는 증거금 추가 납입을 요청하는 마진콜을 보내요. 마진콜을 받으면 돈을 더 넣어야 하는데요, 이때 유지증거금이 아닌 개시증거금 수준만큼 넣어야 합니다.
개시증거금이 100만 원이고 유지증거금이 80만 원이었는데 계좌 평가액이 60만 원까지 떨어져 마진콜이 발생한 상황을 볼게요. 이 상황에서 계좌에 넣어야 하는 돈은 20만 원이 아니라 40만 원입니다. 개시증거금만큼 채워 넣어야 하니까요.
개시증거금만큼 넣지 못하면
금융회사는 반대매매를 합니다. 그러면 계약은 청산되고, 해당 시점에서 차액이 남으면 돌려받고 차액이 부족하면 추가로 내야 해요.
파생상품 원리를 따르는 다이 코인
다이 코인도 파생상품의 원리를 따릅니다. 이더리움을 담보로 맡기면 상응하는 만큼 다이 코인이 발행돼요.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하면 투자자는 다이 코인을 더 발행할 수 있어요. 반대로, 이더리움 가격이 다이 코인의 가격 이하로 내려가면, 투자자는 추가로 이더리움을 넣어야 해요.
이더리움을 필요 수준까지 예치하지 않으면 청산되고 청산 가격에 따라 투자자는 차액을 받거나 추가 비용을 내야 합니다.
다이 코인의 안전성은?
다이 코인은 대표 가상자산인 이더리움을 담보로 발행되며 증거금 제도를 도입하여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이 코인도 안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시장이 이슈가 없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테라와 루나 사태처럼 시장이 급변하고 가상자산 전체 가격이 하락하면 시장 참여자는 공포에 질려 ‘패닉셀(Panic sell)’을 할 수 있어요.
패닉셀이 발생하면 다이 코인과 이더리움의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다이 코인의 가격 안정 알고리즘이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그러면 다이 코인 보유자가 가격이 하락했지만 거래소에 다이 코인을 매도하는 뱅크런(Bank Run)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