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어야겠다 결심하고 돈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가장 절실했던 건 바로 ‘선생님’의 존재였습니다. 38살에 다시 월 200만 원 직장인이 되긴 했지만, 도대체 이 돈으로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을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거든요. 당시에 닥치는 대로 읽었던 ‘돈’과 ‘부자’에 관한 책에서도 언제나 ‘선생님 또는 멘토’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 나와 있기도 했고요.
사실 저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기억에 남는 ‘선생님’과 ‘멘토’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학교생활에 흥미가 없었던 저에게 선생님이란 그저 이상한 교칙으로 벌주는 사람, 따분한 눈으로 문제풀이를 하던 사람이었죠. 물론 선생님도 저처럼 뭐 하나 특출난 데가 없던 학생에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선생’과 ‘멘토’는 그저 신기루와 다를 바가 없었어요.
하지만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이 필요하단 걸 깨달았습니다.
마크 저커버그에게는 빌 게이츠, 빌 게이츠에게는 워런 버핏, 워런 버핏에게는 벤자민 그레이엄라는 훌륭한 멘토가 있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하버드대학의 괴짜가 아닌 38세 늦깎이 부천에 사는 아르바이트생이었고, 제 주변에는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같은 멘토들이 있을 리 만무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급한 대로 제 주변에 있는 친구들 중에서 저의 돈 선생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멘토로 삼는 기준은 이렇게 세 가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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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뛰어난 부분이 한 가지라도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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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만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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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월급 외 부수입을 가지고 있을 것
그렇게 동네 친구가 저의 첫 번째 돈 선생이 되었습니다. 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일단 돈을 지독히 안 쓰는 짠돌이였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다독가면서, 반려동물 사료값을 벌기 위해 하루 1만 원짜리 에어비앤비를 부업으로 하고 있던 친구라 배울 점이 분명히 있었죠.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이 친구 덕분에 ‘에어비앤비’라는 것이 어떻게 돌아가는 시스템인지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또 ‘짠테크’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조건 성공한 사람이 멘토가 아니다.
멘토는 당신보다 약간 위에 있는 사람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당신이 수입이 거의 없다면,
한 달 수입이 약 300~500만 원인 사람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아주 최근에 당신의 상황에 있어 봤기 때문이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동네 친구가 이제 막 돈 공부를 시작한 저에게 훌륭한 멘토가 되어준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멘토의 사전적인 정의,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오랜 시간에 걸쳐 조언과 도움을 베풀어주는 유경험자’에도 딱 맞아떨어지는 사람이었죠.
돈과 경제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던 저와 이것저것 가르치기 좋아하는 훈수 대장이었던 친구. 돈이 생기면 있는 대로 다 써버리던 저와 ‘돈이란 쓰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달고 살던 짠돌이 친구.
저는 같은 동네에 사는 이 친구와 틈만 나면 편의점 벤치에 앉아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까’ 궁리했고, 여러 권의 책을 함께 읽고 아이디어를 나누며 돈에 대한 감각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그의 말을 믿고 따라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안전성을 추구하던 그 친구는 주식 투자를 권하지 않았지만, 저는 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적극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돈 공부를 시작하고 1년이 되었을 때, 월 소득으로 돈 선생을 뛰어넘었고 난생처음 우등 졸업의 기분을 맛보았지요.
그 친구가 저에게 늘 강조했던 건 특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돈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이었고,
절약을 실천하는 사람을 옆에서 볼 수 있도록 해준 것이 전부였죠.
하지만 저는 그것만으로도 큰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한 사람의 멘토보다는 자신의 스테이지마다 맞는 각각의 멘토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앞서 말했듯, 나와는 너무나 다른 유명인 멘토보다는 나보다 한두 단계 앞서 있는 사람이 더 훌륭한 멘토가 될 수 있거든요.
지금 저에게는 주식에 관한 지혜를 주는 멘토와 스타트업에 관한 지식을 주는 멘토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분들 역시 저의 짠돌이 돈 선생처럼, 제 가까이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현재 멘토를 필요로 하는 분들, 그래서 멘토를 꼭 찾고 싶은데 주변을 아무리 봐도 그런 사람이 없는 분들이라도 너무 상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의 멘토가 꼭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좋은 책 한 권이 될 수도 있고, 유튜브 채널이 될 수도 있죠.
결국 나 스스로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멘토란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힌트를 주는 사람이고,
그 부분을 채워나가고 확장해 나가야 하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어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처럼 결국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 우리 인생을 책임지는 사람은 결국 우리 자신입니다. 가장 먼저 스스로를 믿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