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니프로필
김영진 / 27세 / 전자상거래 패션 플랫폼 ‘퀸잇’ / 2년 차 백엔드 개발자
‘개발자 유치전’이 치열한 요즘, ‘네카라쿠배당토직야’는 개발자 초봉이 5,000~6,00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덩달아 개발자라는 직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개발자로 일하는 삶은 어떤지, 주니어 개발자 영진 님과 함께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저만의 세계를
만드는 느낌이 좋아요
김얀: 어떻게 개발자라는 직업을 택하게 된 건가요?
영진: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3-4학년 때 반 친구를 주인공으로 간단한 게임을 만들었어요. 반 친구한테 되게 인기가 많았고 여러 피드백을 받았는데 그때 되게 즐거웠어요.
마치 저만의 세계를 만드는 느낌이 좋았어요. 프로그래밍을 하면 컴퓨터에 제가 원하는 세계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저는 컴퓨터 공학과가 아니었다면 대학도 가지 않았을 거예요.
개발자에게
소통 능력이 중요해요
김얀: 개발자가 되려면 꼭 컴퓨터 공학과를 나와야 하나요?
영진: 그렇지 않아요. 컴퓨터 공학과에서는 컴퓨터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배워요. 개발자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하는 분야지만, 대학을 안 가고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어요.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 지식도 중요하지만 코드를 확실히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려는 태도가 필요해요.
일을 하다 보면 코드의 몇몇 부분이 이해가 안 가는데 프로그램은 구현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때 ‘우선 프로그램은 돌아가니까 넘기자’보다 ‘코드를 확실히 알고 넘기자’는 자세이면 더 많이 배워요.
어느 정도 집요하고 끈질긴 면이 있어야 해요(웃음). 무엇보다 배우는 걸 좋아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게 중요해요. 코딩은 배울 것이 쏟아져서 개발자는 끊임없이 배워야 해요.
김얀: 해외 취업이 잘 된다는 점이 개발자라는 직업의 매력으로 꼽히기도 해요. 개발자로 해외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영진: 프로그래밍 실력도 중요하지만 영어가 정말 중요해요.
직원들끼리는 전부 영어로 말하는 데다 사용자의 요구나 기획 요구 사항들을 파악하고 소통하려면 결국은 의사소통이 되어야 하니까요. 의사소통의 결과물로 나오는 게 바로 프로그램 코드거든요.
세상은 점점 비대면 디지털화가 되고 있지만,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느껴요.
내가 스타트업을 택한 이유
김얀: IT 대기업이나 큰 게임회사에 가지 않고 왜 스타트업을 택했나요?
영진: 취업할 때 많이 했던 고민인데요(웃음). 일단 대기업은 시스템도 잘 짜여 있고, 훌륭한 시니어도 많아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대신 조직이 너무 커지면 개개인의 자유도가 낮아지는 것 같아요.
저는 모험을 좋아하는 편이라 스타트업의 조직 문화가 좀 더 잘 맞는다고 느껴요. 스타트업에서는 개인이 재량껏 일할 수 있는 점도 좋고요.
스톡옵션 같은 보상 패키지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내 회사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들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거든요.
돈은 동기부여 수단이에요
김얀: 그러면 이제 돈 이야기로 돌아와서, 사회초년생인데 자산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여쭤볼게요.
영진: 저는 일명 ‘빚테크’를 하고 있는데요(웃음),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월세를 아끼는 방식이에요. 매달 이자와 함께 원금을 상환하면서 자연스럽게 적금처럼 돈을 모으고 있어요. 연말정산 때 혜택을 받기 위해서 IRP에 적립도 하고 있어요.
투자를 따로 하지는 않는데, 크진 않지만 스톡옵션을 일종의 재테크라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웃음).
김얀: 돈터뷰의 공통질문이에요, 영진 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요?
영진: 동기부여의 수단이지만, 삶의 목적은 아닌 것 같아요. 제 인생의 모토가 ‘즐겁게 살자’예요. 돈은 즐겁게 살도록 도와주지만, 돈에 매몰되어 여유를 잃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삶은 즐겁지 않다고 생각해요.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김얀: 마지막으로 어피티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영진: 개발자가 적성에 맞고 해보고 싶다면 지금 공부해도 늦지 않았어요. 디지털화가 되면서 앞으로도 개발자 수요는 꾸준할 거예요. 그렇지만 개발자가 될지 결정할 때 보상뿐 아니라 적성에 맞는지 고려해 보는 게 좋아요.
저는 높은 보상이 아니더라도 이 직업을 택했을 거예요. 아직은 2년 차 주니어라 어떻게 풀지 막막한 문제를 마주하는 경우가 많지만, 문제에 도전하고 해결할 때 얻는 성취감이 커요. 지루할 틈 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배우는 과정도 재밌고요.
저한테 일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행위가 아니에요. 물론 돈이 동기부여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개발자로 일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제가 점점 성장하는 게 느껴질 때 굉장히 만족해요.
전혀 풀지 못 할 것 같던 문제도 하나하나 보면 실마리가 보이고 코드를 수정해가며 해결할 수 있어요. 저는 이 과정이 너무 재밌고 즐거워요. 또 시니어분들과 같이 소통하고 일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아요.
저는 열심히 일하고 성장하면서 ‘즐겁게 사는 것’이라는 목표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어요. 독자 여러분들도 각자 원하는 삶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길 바랄게요.
👉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영진의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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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적성과 개발자의 직업적 성격이 맞는 지 고려해 보세요.
탐구심이나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개발을 잘하는 경우가 많아요.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집요하게 파고들고 끈기 있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태도도 좋은 개발자의 자세예요. 실제로 많은 회사가 개발자 면접 때 ‘질문의 답을 아는지보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결과를 도출해 나가는지’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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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보세요.
완벽하지 않고 단순하더라도 일단 작동하게 만들고 연구하면서 탐구하는 방법을 추천해요. 단순히 포트폴리오를 쌓는 것보다 호기심을 갖고 하나를 하더라도 깊게 파고드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배울 수 있어요.
‘노마드 코더’라는 유튜버가 있는데 ‘클론 코딩’ 잘 설명해요. 클론 코딩은 기존에 나와 있는 앱들을 그대로 따라 코딩해 보는 건데요, 따라 하면서 내가 개발자라는 직업에 잘 맞을지 테스트해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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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십을 적극 이용해 보는 방법을 추천해 드려요.
학교를 휴학하고 스타트업 쪽에서 인턴십으로 시작했다가 학교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개발자 수요가 많아서 인턴십으로 들어갔다가 직원으로 전환하는 거예요.
그리고 인턴십이나 주니어 포지션으로 실제 개발자들과 일해보는 경험이 중요해요. 현업의 선배 개발자분들이랑 이야기하다 보면 빨리 배우기도 하고 개발자가 내 적성에 맞는 일인지 알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