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어제부터 한국거래소(KRX)가 애프터마켓 운영을 시작했어요. 애프터마켓은 정규장이 끝난 뒤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열리는 시간 외 시장이에요. 이로써 우리나라 애프터마켓은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까지 두 곳이 됐어요. KRX 애프터마켓의 핵심 변화는 매매 체결 방식이에요. 기존 KRX 시간 외 거래에서는 오후 4~6시에 10분 단위로 주문을 모아서 한 번에 체결하는 시간 외 단일가 방식을 이용했어요. 각 회차에는 매수·매도 주문을 모아 하나의 체결 가격을 정하고, 조건이 맞는 주문끼리 거래해요. 이때 체결 시각을 기다려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정규장과 마찬가지로 매수·매도 호가가 맞으면 즉시 체결되는 접속매매 방식이 도입됐어요. NXT 애프터마켓이 이미 쓰던 방식이기도 해요. 중요한 차이점도 있어요. KRX 애프터마켓에서는 정규장 주문이 애프터마켓으로 이관되지 않아 신규 주문을 다시 제출해야 하지만, NXT 애프터마켓은 프리·메인·애프터마켓이 단일 세션으로 연결돼 정규장 미체결 주문이 애프터마켓까지 유지돼요.
※ 넥스트레이드의 수수료가 KRX보다 20~40%가량 저렴하다는 건 증권사가 거래소에 내는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뜻이에요. 개인이 내는 거래 수수료 수준은 증권사가 결정해요.
거래 시간 확대는 글로벌 트렌드예요
KRX가 애프터마켓을 시작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NXT에 거래를 많이 뺏겼기 때문이에요.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NXT는 전체 주식 거래대금의 36.1%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보였어요. 특히 애프터마켓은 NXT의 독점 시간대였어요. 밖에서 오는 압력도 커요. 미국 양대 주식거래소인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는 오는 12월부터 하루 23시간 운영돼요. 거래 시간이 길어지면 시차 때문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해외 투자자의 거래가 수월해질 수 있어요. 미국뿐 아니라 최근 여러 나라에서 증시 거래 시간 확대를 추진하는 분위기예요. 여러 해외 증시와 경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점도 거래 시간을 늘리는 배경이에요. 다만 미국과 우리나라를 동일하게 비교하긴 어려워요. 미국이 거래 시간을 늘리는 명분은 해외 기관 수요 증가인데, 우리나라에서 애프터마켓 거래 참여 주체의 80% 이상이 개인이에요. 전체 거래량이 늘어나지 않으면 주문이 여러 시장과 시간대로 분산돼, 개별 시장이나 시간대의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어요.
모과 한마디
⚡ 주식 거래소가 여러 곳으로 늘어나면, 증권사가 나 대신 어느 거래소로 주문을 보낼지 결정하게 돼요. 그렇게 되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권사가 나에게 가장 싸고 빠른 거래소보다, 자신들에게 수수료를 더 많이 주는 거래소로 주문을 넘길 리스크가 생기죠. 미국 당국도 이 ‘투자자와 중권사 간의 이익 충돌’ 문제로 20년 넘게 싸우고 있답니다. ⟪플래시 보이스⟫는 이 구조를 잘 담고 있는 대표적인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