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4000, 처음으로 만난 고점이에요
27일 어제 코스피 지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4000을 넘었어요. 새 정부가 출범한 6월 4일 코스피 종가는 2,698.97이었으니, 5개월 만에 150% 가까이 상승한 거예요. 이번에는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를 밀어올렸다고 해요. 외국인 투자자 중 가장 거래량이 활발한 국적은 영국 국적으로 추정돼요. 올해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영국 국적 투자자들이 매매한 금액이 557조4000억 원으로 전체 외국인 거래의 44.7%를 차지했으니까요.
코스피 역사상 두 번째 호황기예요
우리나라 증시에서 이런 호황기는 두 번째예요. 첫 번째 호황은 1980년대였어요. 1980년 12월 106.87이었던 코스피는 1989년 12월 909.72까지 상승했어요. 약 10년간 850%가 넘는 상승률을 보여주었죠. 그러나 1990년대의 증시 급락과 외환위기, 2000년대 닷컴버블과 버블 붕괴 후 코스피는 2011년부터 약 10년간 1,800~2,200 박스권 안에서만 움직였어요. 코로나19에 대응해 각국 정부가 시장에 돈을 풀면서 ‘박스피’를 벗어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메모리 반도체만 잘나가요
어제, 삼성전자 주가도 처음으로 주당 10만 원을 넘었어요. SK하이닉스 주가도 급등하기는 마찬가지예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두 기업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어요. HBM뿐 아니라 서버에 탑재하는 범용 D램 수요까지 늘어난 것은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AI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번 사이클은 최소 2027년까지 지속될 전망이지만, 낙관은 일러요.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이 급격하게 향상되고 있어요. 메모리 반도체의 기술장벽은 시스템 반도체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따라잡힐 수 있어요. 10월 24일 기준 두 기업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30%를 차지해요. 메모리 반도체가 흔들리면 기록적인 코스피 호황도 흔들리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