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예전의 내가 아니야!

글, 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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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독자: 이철 박사님, 우리나라가 8개월 연속 무역 적자라는 기사를 봤어요. 중국과 무역에서 적자가 크다고 하더라고요? 

이철: 맞아요. 국가별 수출내역을 보면 중국으로 향하는 수출이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the 독자: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지 시원하게 알려주세요! 

이철: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과 우리나라와 중국의 산업 구조의 변화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8개월 가까이 무역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랜 기간 적자가 지속되는 건 외환위기(IMF) 사태 이후 처음이에요. 

특히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8.3% 급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GDP(국내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서, 무역 적자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요

요새 우울한 경제뉴스가 많이 나오죠. 기본적으로 글로벌 경제상황이 안 좋아진 영향이 큽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서 경기가 둔화됐고,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이 훌쩍 뛰었어요. 

겨울이 찾아오면서 걱정은 더해졌습니다. 특히 유럽의 에너지 부족 문제가 심각할 거라는 우려가 커요. 유럽은 주로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수입해 왔는데,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니까요. 

이 와중에 덕을 보고 있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바로 자원이 많은 자원부국들입니다. 원자재와 석유 가격이 치솟을 때, 자원을 보유한 국가들은 막대한 이익을 벌어 들이고 있어요. 호주와 중동 원유 생산국이 대표적이에요. 

중국과 무역 적자, 구조적인 변화가 있어요

the 독자: 박사님(진지). 저는 이제 어려운 내용이 나올 거라는 걸 압니다.

이철: 예? 

the 독자: ‘구조적’이라는 말이 나왔잖아요. 이제 또 어려운 산업 이야기, 경제 구조 이야기할 거잖아요. 🥺

이철: 옛날이야기라 생각하고 들어보시죠! 

우리나라와 중국의 무역 관계는 크게 3단계를 지나 왔습니다.

① 중국의 초기 발전 단계(1992년~2001년)

중국의 제조업 역량이 작을 때였습니다. 이때 우리나라는 중국에 기계 및 전기 제품과 섬유 상품 등 가공된 제품을 주로 수출했어요. 대신, 중국은 우리나라에 식물성 물질과 원유, 섬유 직물과 시멘트, 석탄 등 원자재를 많이 수출했습니다. 

② 중국의 급속 발전 단계(2002년~2014년)

이 시기에 중국의 제조업 역량이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중간재를 수입해다가 제조하는 경우가 급속도로 늘어났어요. 

초기 발전 단계와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에서 중국에 수출하는 주요 물품에 평판 디스플레이와 합성수지, 자동차 부품 등 중간재가 더해졌어요. 

중국이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품목도 많이 달라집니다. 이전에는 원자재를 위주로 수출했는데, 이때부터는 제조된 상품과 반도체를 수출하기 시작해요. 주요 품목으로는 반도체, 컴퓨터, 철강 제품, 무선 통신 기기, 평판 디스플레이 등이 있습니다. 

③ 현 단계(2015년~현재)

현재, 중국의 제조업 역량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제조 품목들의 수입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2021년 기준, 전 세계에서 중국의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해요. 

반면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최근 10년간 4% 내외로 큰 변화가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주요 거래 품목은 기계장비·전자제품·화학제품이에요. 소비재의 비중은 줄었어요. 

새로운 관계, 새로운 시각?

근 30년간 중국은 줄곧 무역 흑자를 봤어요.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이 역할을 하면서 전체 산업 사슬이 모두 중국으로 이전했습니다. 그 결과, 물건을 사거나 만들 때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어요. 

이제 중국은 예전의 중국이 아닙니다. 중국은 경제가 커지면서 큰 그림을 보고 투자할 여력이 생겼어요. 몇몇 나라에서는 적자를 보더라도 국가 전체 무역 흑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중국과 우리나라의 관계도 달라졌습니다. 이제 중국에 중요한 건 우리나라와 무역을 하면서 무조건 흑자를 보는 게 아니에요. 중국은 우리나라와 협력을 통해 자국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기를 원하고 있어요.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이제는 하이테크 기술을 가지고 중국과 협력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중국이 고도 산업 협력을 해 볼 만한 나라는 몇 군데 남지 않았고, 한국은 이들 중 하나가 되었어요. 

우리나라는 중국을 단편적인 시각으로 보기보다는 새로운 역학 속에서 정책을 잘 이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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