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당 16,625원으로 음식을 시켰는데 고기가 1도 없어 🍖 (풀무원 비건 식당 플랜튜드 방문기)

글, 어피티

고기반찬 없이는 밥을 못 드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육류 소비량이 사상 최초로 1인당 60kg을 넘어서며 쌀 소비량(56.4kg)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경제가 성장하고 개인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육류 소비량이 증가하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 하나로 손꼽히고 있어요. 특히 소는 메탄가스를 정말 많이 뿜어내는데,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지수가 28배나 높아서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요.

마트에서 판매 중인 100% 식물성 레토르트 식품 ⓒ 어피티


기후 변화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채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식품 업계에서도 100%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통조림 햄, 만두, 두부 텐더, 닭강정, 함박스테이크 등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비건 식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어요.


대형 식품회사에서는 직접 비건 식당을 운영하기도 해요. 농심이 운영하는 비건 파인 다이닝 포리스트 키친 풀무원이 운영하는 캐주얼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 대표적이에요.

ⓒ 어피티


고기 없는 밥상은 무슨 맛일까요? 과연 채소와 비건 재료만으로도 풍부한 식감과 맛을 구현해 낼 수 있을까요? 맛없는 건 절대 식도로 못 넘기는 고영 PD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출동했습니다.


환경과 동물을 위해 고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비건 맛집 모임’에 게스트로 참가해 비건 식당 ‘플랜튜드’ 용산점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어요.


🌱 심은 두부 나고 두부에서 치킨 난다? 🌱

ⓒ 어피티


‘플랜튜드’는 삼성 코엑스와 용산 아이파크에 각각 지점을 두고 있는데, 두 곳 모두 ‘비건 맛집 모임’에서 여러 차례 방문한 단골집이라고 해요. 자주 시켜 먹는 추천 메뉴를 알려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신메뉴를 포함한 다섯 개의 메뉴를 주문해 주셨어요. 총금액은 66,500원으로, 인당 16,625원이었습니다. 


  • 칠리 버섯 두부 강정 (11,500원): 두부,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연근을 튀겨 매콤달콤한 칠리소스를 맛깔나게 코팅한 신메뉴
  • 모둠 버섯 두부 강정 (11,500원): 달콤 짭짤한 간장 소스 맛의 플랜튜드 시그니처 메뉴로, ‘칠리 버섯 두부 강정’의 오리지널 버전
  • 트러플 감태 크림 떡볶이 (14,000원): 마카다미아와 오트밀크를 사용한 크림소스에 감태를 섞고 트러플 오일로 마무리한 밀 떡볶이
  • 고사리 오일 스톡 파스타 (15,500원): 파스타의 근본 알리오 올리오 베이스에 고사리를 함께 볶아 낸 링귀니면 파스타
  • 크럼블 두부 비빔밥 & 토마토 순두부 스튜 (14,000원): 무생채, 제철 채소 위에 두부 소보로가 소복이 쌓여있는 간장 소스 비빔밥과 칼칼한 순두부 스튜


좋은 와인은 세 번 즐긴다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눈으로 색을, 코로 향을, 혀로 맛을 본다고요. 고영 PD가 이날 맛 본 비건 요리는 한 마디로 ‘좋은 와인 같았어요.’


식용 꽃으로 예쁘게 장식 플레이팅부터 감태 크림 위에 얹어진 트러플 오일에서 풍기는 , 입안에서 치킨보다 바삭하게 부서지는 두부 강정의 식감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답니다. 캐주얼 레스토랑을 표방하고 있지만 요리의 퀄리티는 하이엔드급이었어요. 원고를 작성하는 중에도 맛보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배에선 천둥이 치고 있네요.(꼬르륵)

닭강정처럼 바삭하고 달콤한 두부 강정 ⓒ 어피티


특히, 몇 번을 와도 무조건 시킨다고 추천받은 ‘모둠 버섯 두부 강정’은 모두의 원픽이었어요. 교촌치킨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고영 PD는 강정을 한 입 베어 물자마자, 대체재를 찾았다는 생각에 현실 물개박수를 쳐버리고 말았답니다.

축구 경기가 있는 날, 포장해 와서 치킨 대신 맥주랑 같이 먹고 싶을 정도였어요. 먹다 보면 살짝 물리고, 느끼해지는 치킨과는 다르게 연근과 버섯, 두부 튀김을 번갈아 가면서 먹으니 씹는 재미도 있고, 버섯에서 나오는 육즙 덕분에 속도 편안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벌써 3년째 ‘비건 맛집 모임’을 진행 중이라는 이윤 님, 이든 님, 밀리 님 ⓒ 어피티


비건 맛집을 찾아다니는 이유는?


고영 PD가 참여한 ‘비건 맛집 모임’은 벌써 3년 가까이 운영 중이라고 해요. 주말 브런치에는 1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이는 인기 모임이라고 하는데요, 모임 참가자 모두가 비건인 것은 아니랍니다. 환경을 생각하거나 채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누구든지 환영받는 곳이라고 해요. 


  • 플렉시테리언(상황에 따라 육식도 하는 채식주의자) 이윤 님: “사실 저는 고기를 좋아해요. 그래서 혼자 식단을 조절하는 게 쉽진 않아요. 모임에 참가하면 자연스럽게 채식에 동참하게 되니, 한 끼라도 고기를 줄이고 싶어서 사람들과 함께 비건 식당을 찾고 있어요.”


  • 비건(완전 채식주의자) 지향 이든 님: “전 4년 전에 ‘아무튼 비건’이라는 책을 읽고, 육식의 진실을 알게 된 후 충격을 받아 비건을 지향하게 됐어요. 주로 집에서 직접 채소 요리를 해 먹는데, 단조로운 레시피로만 식사하다 보니 모임에 나와서 다양한 비건 요리를 맛볼 수 있어서 좋아요.”


  • 비건 지향 밀리 :저도 이든 님과 마찬가지예요. 4 전에아무튼 비건 읽은 것을 계기로 비건을 지향하고 있어요. 100% 비건을 지향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비건 실천이 쉽진 않아요. 하지만 모임 사람들과 함께 비건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은 정말 즐거워요.”

🌍 맛있고 건강한데 지구까지 지키는 밥상  🌍


자칭 미식가 고영 PD에게 이번 비건 식당 방문은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고기가 없어도 이렇게 풍부한 맛을 낼 수 있구나! 하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거든요. 


‘플랜튜드’는 식품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비건 인증을 받은 레스토랑이에요. 풀무원에서 직접 생산한 식물성 대체육과 다양한 식물성 재료로 만든 메뉴를 맛보면서, 자연스럽게 마트에서 파는 식물성 간편식 맛은 어떨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기업에서는 브랜드를 알리고, 소비자는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 동시에 지구도 지키고! 모두가 상생하는 밥상인 셈이죠.


이윤 님은 “채식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로서 대기업에서 직접 비건 식당을 운영해 주면 해당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라고 이야기하며, 한편으로는 지방 도시에는 아직 비건 식당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어요. “대기업은 프렌차이즈화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으니 플랜튜드 같은 사례가 더 많아지면, 서울을 벗어난 지역에서도 비건 식당이 많이 생겨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말도 덧붙였어요.


우리나라에서 두부로 가장 유명한 풀무원에서 두부로 직접 만든 요리, 궁금하지 않으세요? 고기 없는 밥상에 도전하고 우리 함께 ‘고기 디톡스’를 경험해 봐요!


 (부록) 비건 식당 탐방가들이 추천하는 서울 4호선 비건 맛집 🍴


벌써 3년 가까이 함께 비건 식당을 다녔다는 세 분에게 잘쓸레터 독자님들을 위한 비건 맛집 추천을 부탁드렸어요. 지난 몇 년 사이, 서울에 맛있는 비건 맛집이 너무 많이 생겨 고르기 어렵다고 고민하던 세 분은 우리가 만난 4호선 신용산역에서 가까운 ‘4호선 비건 맛집’ 두 곳을 추천해 주셨어요. 


1. 사당역에서 도보 7 거리<남미플랜트랩>

출처: 비건 맛집 모임 제공


  • 💰 음식 가격대: 1인당 14,000원~18,000원
  • 대표 메뉴는 치즈 야채 피자(17,000원)인데 가지 멜란자네 피자(18,000원)도 정말 맛있어요. 피자 위에 올라간 치즈도 비건 치즈랍니다. 비건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인기 있는 맛집이라 주말에 가면 웨이팅도 있어요. 바로 옆에 비건 베이커리 카페인 ‘카페 거북이’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후식까지 해결할 수 있어요.


2. 숙대입구역에서 도보 1 거리<카페시바>

출처: 비건 맛집 모임 제공


  • 💰 음식 가격대: 1인당 14,000원~22,000원
  • 대표 메뉴는 슈프림 양념 후라이드(22,000원)인데 치킨보다 더 맛있는 버섯 튀김으로 유명해요. 제로웨이스트 장터나 행사장에 팝업으로 종종 오픈하는데 빠르게 매진될 정도로 인기도 많고 독보적으로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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