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글로벌 노스(North)’다. O, X?

#글로벌사우스 #국제경제 #한국경제 #SDV #테슬라 #현대차
  
2024. 7. 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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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안녕하세요. 역사는 경제의 가장 친한 친구예요. 역사를 알아야 진짜 경제를 잘 알 수 있거든요! 오늘의 경제뉴스와 30년 전에 일어난 경제적 사건들을 연결짓는 눈이 있다면 다가오는 30년도 현명하게 꾸려나갈 수 있겠죠? 

⏰ 오늘의 머니레터 세 줄 요약

  1. 주로 남반구에 주로 위치한 개발도상국, 글로벌 사우스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일어나고 있어요
  2. 앞으로 자동차 업계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흘러갈 전망이에요
  3. MZ를 위한 투자 상식 – 디플레이션의 공포: 일본의 버블 붕괴 2부

2024년 7월 9일

경제뉴스 브리핑


📆 일정


🥔 핫이슈

  • 8일 삼성전자 노조가 창사 55년 만에 첫 총파업에 나섰어요. 10일까지 총 3일의 파업이 예고됐습니다. 노사는 지난 1월부터 임금 협상 등의 문제를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요.
  • 하나금융연구소의 ‘중산층의 상속 경험과 계획’ 보고서에 의하면, 총자산 상위 50% 이상인 중·장년층은 대체로 증여보다 상속으로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고 싶어 하며, 자녀와 동거는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 ESG
  • 우리나라가 글로벌 해상풍력 연합(GOWA)에 21번째 회원국으로 가입, 미국과 영국 등의 해상풍력 핵심부품과 기자재를 제조하기로 했어요. 중국이 주도하는 해상풍력 생태계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에요.

💼 기업 소식

  •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 인도에서 판매한 자동차 대수는 27만여 대로,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했어요. 인도는 세계 3위 규모의 자동차 시장이에요. 현대차 현지 법인은 인도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요.


🍊 장바구니 물가

  • 세븐일레븐이 ‘세븐일레븐데이(7월 11일)’를 기념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해요. 9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매장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할인된 가격, 또는 1+1행사로 만나볼 수 있어요.

🌏 글로벌 뉴스

  • 중국의 인공지능 연구 수준이 미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어요. 두 국가와 다른 국가들 사이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어요.
  • 현지 시각 7일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에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예상과 달리 극우 국민연합(RN)을 누르고 1당 자리를 차지했어요.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이 속한 범여권은 2위를 차지했어요.


🗞️ 경제 정책

  • 각자 주택을 한 채씩 보유한 커플이 결혼해 일시적 2주택 상태가 된 경우, 5년 내에 한 채를 팔면 특정 조건 충족 시 비과세하는 특례 제도가 있어요. 이번에 이 특례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할 전망이에요.

🏘️ 부동산

🌐 글로벌

‘글로벌 사우스’ 

국제경제의 최고 관심사예요

글, 정인

개발도상국 패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요

트럼프의 재선 확률이 올라가며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요. 글로벌 사우스는 주로 지구 남반구에 분포한 개발도상국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대부분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부근에 위치해 있어요. 

경제 개발 정도에 따른 UN 국가 분류. 출처: UNCTAD


글로벌 사우스는 자원이 풍부하고 인구가 많아 시장 잠재력이 커요. 최근엔 정치적·사회적 불안정성을 줄여나가며 지역 안에서 세력을 뭉치고 있어요.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투자하며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중 갈등의 핵심 지역이기도 해요. 미국의 해외 개입을 줄이고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정책 기조를 가진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글로벌 사우스는 미국 중심의 달러 금융 질서에서 벗어나 중국으로 기울 확률이 높아요.

우리나라 경제에도 중요해요

수출 상대국 비중이 미국과 중국 양국에 집중된 우리나라에도 신흥시장인 글로벌 사우스는 중요해요. 수출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있어야 출렁이는 국제 정세에 따라 경제가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에요. 지난 4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도 ‘글로벌 사우스 시장을 개척하고, 그 핵심 국가와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부총리 발언이 나온 바 있어요. 우리나라는 글로벌 사우스에서 영향력이 약한 편이어서, 더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정인 한줄평

  • 글로벌 사우스는 20세기에 개발도상국을 가리키던 단어 ‘제3세계’를 대체하는 용어예요. 북미와 유럽, 한국과 일본 등은 글로벌 노스(Global North)라고 불러요. 중국과 인도, 아세안은 글로벌 사우스로 분류됩니다. 러시아는 글로벌 사우스의 리더를 자처하지만,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예요.

🚘 산업

SDV를 아시나요?

글, JYP

SDV, 자동차 업계에 중요한 키워드예요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라는 키워드가 화제예요. SDV는 이름 그대로 자동차의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핵심이 되는 차예요. 자율주행, 무선 업데이트, 차량 내 결제, AI 비서,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등이 SDV의 핵심 기술입니다. 

 

새로운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SDV 보급률은 2021년 2.4%에 불과했지만, 5년 뒤인 2029년에는 90% 이상 급증할 전망이에요. SDV가 자동차의 새로운 표준이 될 거라는 예측인데요, 큰 변화를 앞두고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은 SDV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어요.

  • 폭스바겐 그룹: 차량 관리 소프트웨어 기술이 뛰어난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에 2026년까지 50억 달러 이상 투자
  • 현대차: SDV 전환을 담당하는 자회사 ‘포티투닷’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2026년부터 모든 출시 차량에 SDV 적용할 계획

테슬라가 앞서가는 분야예요
이 분야의 선두 주자는 테슬라예요. 테슬라는 2012년에 출시한 모델 S부터 SDV의 핵심 기술 ‘OTA(Over The Air,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적용했습니다. 자동차의 개념을 기존과 다르게 정의해, 스마트폰이나 PC와 같은 전자제품처럼 소프트웨어 중심의 제품으로 자동차를 개발했어요.
JYP 한줄평
  • SDV가 자동차의 표준이 되면, 자동차는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하는 생활공간’으로 그 의미가 확장돼요. 이렇게 자동차라는 공간의 개념의 재정의되면 그 안을 채우게 될 콘텐츠도 전과 달라집니다. 바로 이 분야에서 LG전자가 적극 투자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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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2030 자영업자
새출발 위한 한 줄기 희망은?

Sponsored by 기획재정부


어피티: 오늘의 퀴즈! 우리나라에는 자영업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the독자: 거리마다 한 집 걸러 한 집 있는 카페와 식당들을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오긴 하는데요…

어피티: 정답은 약 570만 명! 

the독자: 헉, 생각보다 훨씬 더 많네요!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수는 OECD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많은 편에 속해요. 특히 최근에는 자영업에 뛰어드는 20~30대 청년층이 많아졌어요. 2019년 전체 소상공인 중 청년층 비중이 약 15.3%였던 반면, 2022년에는 약 21.7%로 늘어났다고 해요. 문제는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거예요.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늘어난 빚, 고금리와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폐업을 선택하는 자영업자도 많아졌죠. 그래서 최근 정부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종합대책을 발표했어요. 오늘은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자세히 살펴보고,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할게요. 


전기료는 물론 폐업하면 취업 지원까지!

소상공인 100% 맞춤형 지원


자세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오늘은 한 자영업자분을 모셔봤어요.


☕ 카페 사장님: 저는 동네에서 작은 배달 전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청년이에요. 코로나19 이후로 매출이 많이 감소해서 대출을 받아 버텨왔는데, 최근에는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게다가 인건비, 임대료도 계속 오르면서 결국 혼자 카페를 운영하게 되었네요.


💡 정부: 이번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에는 현재 사장님 사정에 딱 맞는 경영부담 완화 지원, 채무 조정 및 재기 지원 정책 등이 마련되어 있어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알아봐요.


✅ 금융 지원 3종 세트

경영을 하면서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건 역시 돈 문제예요. 소상공인들의 채무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금융지원 3종 세트를 추진하고 있어요.


  • 정책자금 상환 연장: 2024년 8월부터 소상공인 정책자금 상환 연장 대상 대폭 확대 및 연장 기간 최대 5년까지 확대
  • 전환보증 신설: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부 대출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이 상환기간을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5조 원 규모의 전환보증을 신설(’24. 7월)
  • 고금리 대출 전환: 2024년 8월부터 은행‧비은행권의 고금리 대출(7% 이상)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저금리 대출(4.5% 고정금리, 10년 분할상환)로 전환할 수 있는 요건 대폭 완화

고정비용 부담 완화

배달 플랫폼 사업자와 외식업계 등 협의체를 가동(’24. 7월)하여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임차료를 인하한 임대인에게는 세액공제 혜택도 주는 등 임대료, 전기료와 같은 고정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해요.


  •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소상공인에게 임차료를 인하한 ‘착한 임대인’에 대해 지원하는 세액공제를 2025년 말까지 연장 추진
  • 전기료 지원: 영세 소상공인 전기료 지원(20만 원) 대상을 연 매출 3천만 원 이하에서 6천만 원 이하로 확대(’24.7월~)


✅ 소기업으로의 도약 및 판로 확대

소상공인들이 소기업으로 성장(Scale-up)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의 스마트 디지털화를 지원하고, 판로 확대를 도와요.


  • 마일스톤 지원 프로그램: 유망 소상공인들이 소기업으로 성장 시 최대 7억 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신설
  • 디지털화: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보급, 온라인 판매채널 진출 밀착 지원 추진
  • 해외 진출: 해외 쇼핑몰 입점 지원, 수출 교육 및 멘토링 등 해외 판로 확대 지원

✅ 채무조정 및 재기 지원

경영 상황이 크게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을 위해 채무조정과 함께 재취업, 재창업 지원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줘요.

  • 새출발기금: 기존 30조 원이었던 새출발기금을 40조 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
  • 새출발 희망 프로젝트: 국민취업지원제도와 희망리턴패키지 등과 연계하여 소상공인들의 취업과 재창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추진
    • 재취업: 소상공인 특화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훈련참여수당 (최대 6개월, 월 50만~110만 원) 지급하고, 폐업 소상공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는 1년간 월 30만~60만 원(1명당) 고용촉진장려금 지급
    • 재창업: 성장 업종 중심으로 재창업 사업화를 지원(최대 2천만 원)


원스톱으로 안내받으세요


자영업이나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지원 정책, 어디에서 안내받을 수 있냐고요? 정부는 소상공인들이 지원 정책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원스톱 플랫폼을 신속히 가동할 계획이에요. 이달부터 전국 77곳의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소상공인 정책 정보를 통합 안내하고, 다음 달부터는 중소기업 통합콜센터(1357)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요.


또한, 내년 1월부터는 중소기업 통합콜센터 내에 소상공인 전용 채널을 신설하여 소상공인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계획이에요. 


원스톱 플랫폼 덕분에 소상공인들이 다양한 지원 정책을 한 곳에서 편리하게 알아볼 수 있을 거예요. 이처럼 정부는 다양한 지원 정책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어요. 이런 노력들이 소상공인들에게 큰 힘이 되기를 바라요.

📌 이 글은 기획재정부의 제작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전문가 칼럼

MZ를 위한 투자 상식

디플레이션의 공포: 일본의 버블 붕괴 2부

글, 오건영


📌 필진 소개: 신한은행 WM추진부 팀장 오건영입니다.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팀과 신한은행 IPS 그룹 등을 두루 거치며 글로벌 매크로마켓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과 함께 매크로 투자 전략 수립, 대외 기관·고객 컨설팅, 강의 등의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삼프로TV」, 「김미경TV」, 「스터디언」, KBS라디오, MBC 등 다양한 경제 미디어에 출연해 친절한 경제 전문가로 대중들과 소통해 왔어요. 저서로는 『부의 시나리오』, 『부의 대이동』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등이 있습니다.


앞서 인플레이션이 왜 무서운 것인지 70년대 석유 파동을 통해 살펴보았죠. 그리고 지난 연재부터 두 편에 걸쳐 디플레이션은 더 무서운 이유를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최악의 디플레이션으로 30년을 잃어버린 일본의 이야기를 이어가 볼게요.


플라자 합의 이후 기록적인 엔 강세로 신음하던 일본은 수출 성장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내수 성장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금리를 낮추고, 각종 대출 규제를 풀면서 부동산 경기 부양에 힘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낮은 금리에 돈이 풀리니 그 돈은 필시 어딘가를 향했겠죠. 그곳이 어디였을까요? 엔 강세로 인해 다른 나라와 수출 경쟁을 제대로 해야 하는 제조업보다는,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푼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몰렸습니다. 그 결과 일본의 지가부터 시작해 상가, 맨션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어요.


그러면 모두 부동산을 사려고 했겠네요?


부동산이 다른 투자용 자산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죠. 주식은 보유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지만 부동산, 특히 내가 거주해야 하는 집 한 채는 필수재입니다. 자가, 전세, 월세 어떤 형태로든 일단 살 곳은 있어야 하니까요. 그렇기에 주가가 오를 것 같다고 하면 “옛날에 주식 좀 사둘걸…”이라면서 아쉬워하는 정도지만, 내가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상당한 박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죠.


이렇듯 부동산은 ‘가격 상승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하는 만큼, 부동산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던 당시 일본 사람들 대부분이 한시라도 빨리 부동산을 매입하고 싶어 했을 겁니다. 


당장 돈이 없는 사람들은 빚을 내서라도 집을 샀죠. 기록을 보면 당시 일본 은행들의 LTV가 100%를 넘었다고 하는데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예컨대 10억짜리 집을 사면서 10억 이상의 대출금을 받을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모두 빚을 내서 집을 샀습니다. 거액의 부채도 걱정하지 않았어요. 금리가 충분히 낮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산 가격 급등은 소비 수요를 키웁니다. 소비가 늘면 물가가 오르기 마련이죠. 앞서 우리가 공부한 내용대로라면, 이때 일본중앙은행은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을 거라 예상이 되죠. 하지만 일본중앙은행은 그럴 생각이 없었습니다. 


왜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나요?


엔화 강세는 일본 입장에서는 ‘수입 물가 안정’을 말합니다. 거기다 80년대 후반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원유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에너지 가격 부담이 줄어들게 되었죠. 이런 조건이 맞물려 일본은 자산 가격이 치솟는 버블 경제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안정세를 보였어요. 굳이 금리를 인상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겁니다. 


그러나 아무리 엔화가 강세라 하더라도, 호황이 이어지다 보니 수요가 워낙 강했어요. 물가 상승을 피할 수는 없었던 거예요. 그러는 사이 부동산 버블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주식 시장도 과열돼 뜨겁게 달아오르자, 투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1989년 여름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된 미에노는 자산 가격의 급등, 즉 자산 버블에 대한 경계심이 큰 사람이었습니다. 미에노 총재는 버블을 막기 위해 당시 2.5%였던 일본의 기준금리를 불과 1년 안에 6%로 인상했죠. 지금으로서는 너무 빠르게, 많이 올린 것이 아닌가 싶지만, 당시로서는 그 정도 충격을 주지 않으면 버블을 막을 수 없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렇게 급격한 금리 인상은 당시 막대한 빚까지 내서 주택을 구매한 일본 사람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일본 전체 가계의 부채가 상당했거든요. 이들 중에는 소위 말하는 영끌족도 많았을 텐데 금리가 갑자기 크게 올랐으니, 이자 부담으로 가계 경제에 큰 위기가 닥치게 돼요. 


그럼 빨리 집을 팔아야 하겠네요?


이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높아진 이자에 모두 소유한 부동산을 팔려고 내놨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었어요. 팔려는 사람만 많고 사려는 사람은 없는 일본 부동산 가격은 급락세를 타게 됩니다.


아까 10억짜리 집을 살 때 10억 이상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있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10억 빚을 내 산 10억짜리 집이 8억, 7억, 6억 계속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집을 팔아도 은행 대출을 다 갚을 수 없을 정도로 부채가 커지게 됩니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자본이 깎여나가는 동시에 높은 이자까지 감당해야 했으니 사실상 집은 껍데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죠.


그럼 그냥 집을 포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이런 상황에 처한 당시 일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집을 포기하고 파산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일본 금융당국은 빠르게 금리를 인하하고, 어떤 때에는 거의 제로금리까지 만들어내면서 부양에 나섰습니다. 빚이 많아도 대출 이자가 얼마 나가지 않는 상황이 가능해진 거죠.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져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소비가 늘어나곤 해요. 기업들은 대출을 받아서 설비 투자를 늘리게 됩니다. 따라서 소비도 좋아지고 투자도 늘어나니 경기가 살아날 확률이 커지죠. 하지만 일본의 케이스는 달랐습니다. 


그런데도 디플레이션이 지속된 건가요?


일본 사람들은 부채가 워낙 많은 상황에서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을 맞았어요. 금리가 낮아져도 사람들은 소비를 하지 않고 돈을 평소에 아끼고 아껴서 부채를 상환하는 데 몰두했죠. 낮아진 금리가 소비를, 혹은 경기를 자극하지 못하고 부채를 줄이고 싶은 심리에 묻혀버린 거예요.


금리가 낮아도 경기는 침체 일로에 있고, 수요는 계속해서 줄어듭니다. 물가가 더 하락할 거라는 기대가 작용해 물건을 최대한 늦게 사려고 합니다. 디플레이션이 만성화되고 악순환이 반복되며, 마치 빠져나올 수 없는 늪처럼 변한 거예요.


지난 30년간 일본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셨나요? 디플레이션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도 더 체감하셨을 것 같은데요. 다음 시간에는 이런 장기 디플레이션 침체에서 벗어나고자 일본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한 얘기를 이어가겠습니다.


💌 <MZ를 위한 투자 상식>은 매주 화요일 머니레터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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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피드백
  • 경제뉴스 브리핑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좋았어요. 경제 정책 키워드에서 소개해 주신 내용은 ‘행복주택 사업’은 서울이라는 구체적인 지역을 꼭 언급해 주세요. (Y 님)
  • 오늘 <어피티 경제사전> 연재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웠어요. “아, 이거다!” 싶었죠🤭 이제 매주 월요일이 기다려질 것 같아요. (익명 님)
머니레터를 만드는 사람들
  • 🏃 진진: 러닝 자세를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배워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해 보려니 점점 더 뚝딱거리고 있어요. 언제쯤 유려한 몸짓으로 땅을 박차고 나가 볼 수 있을까요? 이번 생엔 어려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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