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 소개: 잘쓸레터 객원 에디터 프로젝트 ‘잘쓸레옹’ 대파입니다. 밥 먹을 때, 이동할 때 등등 잠잘 때 빼고 항상 드라마를 끼고 사는 드라마 마니아예요. 줄곧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같이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잘쓸레터 독자님들에게 저의 드라마 보따리를 풀 수 있게 되어 기뻐요.

독자님들이 2025년에 본 드라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저는 2025년에 드라마를 통해 더 넓고 다양한 세상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려고 노력했어요. 드라마는 저에게 도피처가 되어주고, 잊고 있던 꿈과 낭만을 좇게 해주고, 낯선 세계를 보여주는 존재예요. 지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빔프로젝터를 켜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드라마를 즐기거나 이불 속에 파묻혀 아이패드에 빨려 들어가는 시간이 제겐 휴식과 힐링이 되더라고요.

혼밥하며 드라마 보던 시간들 ©대파

이렇게 매일 밤 쌓아온 드라마 데이터베이스로 일본부터 중국, 영미권, 한국까지. 올 한 해 국가별 화제작이었던 작품부터, 제 취향이 듬뿍 반영된 작품까지 총 8편의 추천작을 엄선했어요.

📺 2025 드라마 결산 8선

•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 | 로맨스/복수/회귀 | ⭐⭐⭐
• 핫 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 (일본) | 코미디/SF/휴먼 | ⭐⭐⭐⭐⭐
• 난홍 (중국) | 로맨스/멜로 | ⭐⭐⭐⭐
• 애니: 널 사랑해 (중국) | 로맨스/힐링 | ⭐⭐⭐⭐
• 소년의 시간 (영국) | 심리 스릴러/범죄/드라마 | ⭐⭐⭐⭐⭐
•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어버렸다 (미국) | 미스터리/블랙 코미디 | ⭐⭐⭐⭐
• 미지의 서울 (한국) | 휴먼/성장/로맨스 | ⭐⭐⭐⭐⭐
• 컨피던스맨 KR (한국) | 범죄/코미디/미스터리 | ⭐⭐⭐

각 작품에는 저만의 기준으로 매긴 ‘잘쓸피디아 평점’이 있는데요. 평론가적 엄격한 잣대가 아닌, 시청자의 시선으로 얼마나 재미있고 몰입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삼았어요. 자, 그럼 추천작들의 주요 스토리를 살펴보러 가실까요?

✅ 일본 드라마: 사이다 복수극 vs 힐링 코미디

📺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

• 출연진: 코시바 후우카, 사토 타케루, 요코야마 유
• 장르: 로맨스/복수/회귀
• 키워드: #사이다복수 #인생2회차 #재벌벤츠남
• 잘쓸피디아 평점: ⭐⭐⭐
• 스트리밍: 티빙

시놉시스

• 위암 말기 시한부, 살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하나뿐인 남편과 절친의 불륜 현장을 목격했다.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그들에게 살해당하며 내 인생은 비참하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10년 전으로 돌아왔다? 나를 ‘을’ 취급했던 이들에게 시원하게 복수하고, 이번 생은 해피엔딩으로 만들기 위한 인생 리셋 스토리.

왜 봐야 할까?

• 2024년 고자극 도파민으로 한국에서 화제였던 <내 남편과 결혼해줘> 기억하시나요? 네이버 웹소설 원작에 박민영, 나인우 배우 주연으로 인기를 끌었던 그 작품이 일본판으로 재탄생했어요. 유명 한국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하고 <더 글로리>의 안길호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일드이지만 한국식 사이다 전개가 돋보여 일드 입문자가 보기에 좋은 작품이에요.
  
  무엇보다 남주인공 유지혁 역을 맡은 사토 타케루의 눈빛 연기가 압권이에요. 재벌 벤츠남의 정석을 보여주는데, 보고 있으면 설렘 지수가 올라가거든요. 혹시 한국판을 이미 보셨나요? 그래도 괜찮아요! 일본판은 각색을 통해 결말과 디테일이 꽤 달라져서 두 작품을 비교하며 보는 맛이 있답니다. 1년 동안 쌓여 있던 스트레스, 통쾌한 복수극으로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건 어떤가요?

📺 핫 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

• 출연진: 코시바 후우카, 사토 타케루, 요코야마 유
• 장르: 코미디/SF/휴먼
• 키워드: #바카리즈무각본 #걸스토크 #겨울후지산
• 잘쓸피디아 평점: ⭐⭐⭐⭐
• 스트리밍: 넷플릭스

시놉시스

• 한적한 호텔의 프런트 직원으로 일하는 평범한 싱글맘 엔도 키요미. 어느 날 동료 직원이 외계인이라는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외계인이면 초능력도 쓰고 멋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 외계인,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고 어딘가 하찮다! 착하지만 어딘가 엉성한 외계인 동료와 함께 일상 속 크고 작은 문제를 하나둘 해결해 나가는 따뜻한 이야기.

왜 봐야 할까?

• 제목에 ‘우주인’이 들어간다고 해서 거창한 SF물을 기대하셨다면 오산이에요. 저도 처음엔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상상했는데, 막상 보기 시작하니 마음 편한 힐링물이었거든요.
  이 드라마의 묘미는 ‘소소함’에 있어요. 외계인이라 주장하지만 평범한 40대 아저씨와 다를 바 없는 타카하시의 반전 매력, 그리고 엔도와 고등학교 선후배 3인방이 나누는 현실적인 대화가 피식 웃음 짓게 만들죠.
  
  무엇보다 눈 덮인 후지산 자락의 풍경이 아름답게 담겨 있어서 보다 보면 어느새 일본행 비행기표를 검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추운 연말, 따뜻한 이불 속에서 보기 좋은 힐링 드라마로 추천합니다!

✅ 중국 드라마: 구원 로맨스 vs 건강 플러팅

📺 난홍

• 출연진: 백경정, 장약남
• 장르: 로맨스/멜로
• 키워드: #투투장부주세계관 #재회물 #구원로맨스
• 잘쓸피디아 평점: ⭐⭐⭐⭐
• 스트리밍: 넷플릭스

시놉시스

• 고교 시절 같은 대학 진학을 약속했던 ‘원이판’과 ‘쌍옌’. 그러나 원이판이 약속을 어기고 사라진 후 9년이 흘러 두 사람은 우연히 재회하고, 어쩌다 보니 룸메이트가 되어 같이 살게 된다. 과거 트라우마로 몽유병을 앓는 원이판과 그녀의 곁을 지키며 트라우마 극복을 돕는 쌍옌. 9년 묵은 오해를 풀고 멈췄던 첫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애틋한 구원 로맨스.

왜 봐야 할까?

• <난홍>은 2023년 큰 인기를 끌었던 중국 드라마 <투투장부주>의 세계관을 잇는 작품이에요. 전작이 풋풋하고 달달한 로맨스였다면, <난홍>은 조금 더 무게감 있고 짙은 감성을 담아낸 멜로 드라마예요. 9년이라는 긴 시간을 돌아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애틋함이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로 설득력 있게 그려집니다.
  
  스토리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건 영상미예요. 중국 도시 ‘충칭’을 배경으로 하는데, 홍콩 못지않게 화려한 야경이 화면 가득 아름답게 담겼어요. 특히 극 초반 재회 장면의 배경이 1월 1일이라 중국의 신년 풍경을 간접 체험하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약간의 스포일러를 하자면, 신년 카운트다운과 함께 불꽃이 터지는 순간 원이판이 썅옌을 스쳐 지나가는 씬은 제가 꼽는 이 드라마의 명장면이니 놓치지 말고 꼭 챙겨보세요!

📺 애니: 널 사랑해

• 출연진: 장릉혁, 서약함
• 장르: 로맨스/힐링
• 키워드: #중의사남주 #건강플러팅 #현실공감
• 잘쓸피디아 평점: ⭐⭐⭐⭐
• 스트리밍: 티빙

시놉시스

• 남자친구와의 권태기로 불면증을 앓던 호텔리어 ‘선시판’. 치료를 위해 찾은 중의원(우리나라의 한의원 같은 곳)에서 미남 의사 ‘허쑤예’를 만난다. 허쑤예는 선시판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마음을 숨긴 채 곁을 맴돌고, 반복되는 우연 속에서 단순한 의사와 환자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점차 깊어진다.

왜 봐야 할까?

• 앞서 소개한 <난홍>이 묵직한 정통 멜로라면, 이 작품은 자극적인 맛을 덜어내고 담백하게 설레는 산뜻한 로맨스예요. 도파민 터지는 막장 전개는 없지만, 일상에서 천천히 쌓여가는 두 사람의 서사가 꽤나 간질간질하거든요.
  
  이 드라마의 매력은 ‘현실감’에 있어요. 불면증, 업무 스트레스, 이직에 대한 고민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고질병들을 다루고 있어 공감하며 보기 좋아요. 지친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스며들어 위로받는 과정이 시청자들에게도 큰 힐링이 되어 줍니다. 물론 로맨스도 놓치지 않았죠. 남주인공의 독특한 ‘건강 플러팅’이 포인트예요. 약선 요리나 직접 만든 향낭, 건강차를 건네며 마음을 표현하는데요. 사실 자칫하면 올드해 보일 수 있는 방식이지만 장릉혁 배우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수긍하게 돼요. 남들은 안 넘어갈 플러팅도 순식간에 로맨틱하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이 드라마의 묘미 아닐까요?

✅ 영미권 드라마: 에미상 8관왕 vs 백악관 블랙 코미디

📺 소년의 시간

• 출연진: 스티븐 그레이엄, 애슐리 월터스, 에린 도허티, 오언 쿠퍼
• 장르: 심리 스릴러/범죄/드라마
• 키워드: #에미상8관왕 #원테이크촬영 #몰입감
• 잘쓸피디아 평점: ⭐⭐⭐⭐⭐
• 스트리밍: 넷플릭스

시놉시스

• 13세 제이미 밀러는 어느 날 동급생 살해 용의자로 체포된다. 충격에 빠진 가족, 진실을 쫓는 형사, 그리고 소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심리 상담사. 모두가 충격적인 현실 앞에서 단 하나의 질문을 마주한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왜 봐야 할까?

• <소년의 시간>은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4주 연속 차지하고, 2025년 미국 에미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무려 8관왕을 차지한 화제작이에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원테이크’ 촬영입니다. 총 4부작인 이 드라마는 회차마다 편집 없이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데, 덕분에 인물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와 숨 막히는 감정선을 날것 그대로 느끼게 되거든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이 특별한 건, 범인을 잡는 데 혈안이 된 수사물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대신 청소년 범죄와 혐오 문제 앞에서 ‘우리가 무엇을 놓쳤는가’를 끊임없이 되묻습니다.
  
  영국에서는 실제 학교 교육 자료로 쓰일 만큼 파급력이 컸다고 하니, 단순한 재미 그 이상의 묵직한 메시지가 궁금하다면 꼭 확인해 보세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도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긴 여운을 남기는 수작입니다.

📺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어버렸다

• 출연진: 우조 아두바, 랜들 박
• 장르: 미스터리/블랙 코미디
• 키워드: #백악관살인사건 #괴짜천재탐정 #브리저튼제작진
• 잘쓸피디아 평점: ⭐⭐⭐⭐
• 스트리밍: 넷플릭스

시놉시스

• 백악관에서 호주 국빈 만찬이 열리던 날 밤, 백악관 수석 관리자가 시신으로 발견된다. 용의자는 만찬에 참석한 직원과 귀빈 전원! 천재적인 괴짜 탐정 ‘코델리아 컵’이 사건 해결에 나서는데, 범인으로 의심 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 저마다 비밀을 숨긴 수많은 용의자들 사이에서 코델리아 컵은 과연 진범을 찾을 수 있을까?

왜 봐야 할까?

• 백악관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소재만 보면 무거운 정치 스릴러 같지만 실상은 블랙 코미디에 가까워요. 8부작 내내 하나의 사건을 파고드는데, 가장 엄숙해야 할 권력의 핵심 공간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을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오거든요.
  
  이 드라마의 매력 포인트는 탐정 ‘코델리아’입니다.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에는 관심 없고 오직 진실과 탐조(새 관찰)에만 진심인 인물이죠. 자기 안위를 위해 끊임없이 머리 굴리는 고위 관계자들에게 가차 없이 팩트를 말할 때마다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집니다.
  
  등장인물이 많아 자칫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걱정 마세요. <브리저튼> 제작진이 만든 작품답게, 얽히고 설킨 인물들의 서사와 복선을 매끄럽게 풀어내 몰입감이 상당하답니다. 수사 중간중간 등장하는 희귀한 새들을 발견하는 재미는 덤이고요. 탐조를 사랑하는 분들에게도 뜻밖의 선물이 될 작품이에요.

✅ 한국 드라마: 자아 찾기 vs 통쾌한 사기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