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영 PD가 아베크롬비&피치 매장에서 정말 귀여운 패턴의 스웨터를 발견했어요. 초록색 그린치 캐릭터가 그려진 옷이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옷이 손바닥만 하더라고요. 키즈 코너에 있던 옷이었거든요.
“어린이들은 좋겠다. 이렇게 귀여운 옷도 많고…” 싶어서 아쉽게 발길을 돌리려던 순간, 동행했던 친구가 저에게도 맞을 것 같은 사이즈를 발견했다는 거예요. 바로 17~18세용 사이즈! 팔 길이도 넉넉하게 길고 품도 여유로워서 성인 여성이 입기에 충분해 보이더라고요.
키즈 라인 연령별 사이즈 안내, 출처: 아베크롬비&피치 공식 홈페이지
생각해보니 예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어요. 폴로 니트가 유행했을 때, 폴로 키즈 XL 사이즈 니트 카디건을 사면 성인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데 겉으로는 큰 차이가 안 난다는 정보가 돌면서 키즈 코너를 찾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거든요. 요즘처럼 옷값이 부담스러울 때 떠올릴 만한 좋은 방법이죠.
자라, 유니클로 같은 대중적인 SPA 브랜드는 물론이고 몽클레르, 버버리 같은 명품 브랜드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성인복 대비 30~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디자인은 거의 비슷한 키즈 최대 사이즈(14~16세용)를 구매하는 거죠. 특히 서양 브랜드는 기본 신체 치수가 더 크게 잡혀 있어서 성인 여성도 충분히 입을 만하다는 후기가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어요.
패딩과 스웨터, 기모 후드를 장만하게 되는 가을이에요. 키즈 코너에서 쇼핑하면 과연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요? 고영 PD가 직접 입어보고 계산기를 두들겨봤습니다.
그런데 후드티 하나에 98달러는 꽤 부담되는 가격이잖아요. 고민하던 찰나, 혹시나 해서 GAP 키즈 코너로 가봤더니… 동일한 디자인의 키즈 라인이 존재했습니다. 심지어 준비되어 있는 색상 라인업도 거의 똑같았어요. 참고로 키즈용은 49.95달러였어요. 키즈용이 약 49% 저렴한 셈이죠.
가격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건데요. 그렇다면 실제 착용감은 어땠을까요? 성인 S사이즈(한국 M과 동일)와 키즈 XXL(14~16세용)을 비교해서 입어봤습니다.
✅ 소재: 성인용은 테리 원단 느낌에 기모가 없는 버전이었고, 키즈 라인은 면이 더 얇은 대신 피치기모가 있어서 따뜻한 느낌이었어요. 소재가 조금 다르더라고요.
✅ 사이즈: 품은 비슷했어요. 다만 키즈 라인은 조금 더 크롭으로 입을 수 있었습니다.
✅ 팔 길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성인 버전이 훨씬 길긴 했지만, 키즈 버전도 결코 짧지 않았어요.
둘을 비교해보고, 원하는 핏과 가격을 따져 고르면 돼요. 기장과 소매가 긴 옷을 원하면 성인용이겠죠. 크롭 기장을 좋아한다면 키즈용도 괜찮았어요. 가격까지 생각하면 더 눈길이 가고요. 참고로 고영 PD는 안 샀습니다. 넉넉한 성인용 S사이즈가 더 취향이긴 한데, 키즈 가격을 보고 났더니 도저히 더 비싼 돈을 주고 성인용 후드티를 구매할 마음이 안 들더라고요.
자라(ZARA) 키즈에서 발견한 164cm용 겨울 패딩
자라 키즈에서도 상황은 비슷했어요. 오히려 더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는데요. 성인 사이즈에 가까운 빅사이즈가 키즈 라인에서는 비인기 사이즈더라고요. 그래서 큰 사이즈들이 40% 할인 매대에 많이 걸려 있었어요.
직접 입어보니 무척 따뜻했어요. 안에 두꺼운 후드티를 입고 있었는데도 넉넉하게 맞는 편이었고, 어깨선이나 팔 길이도 딱 맞았습니다.
출처: 자라 공식 홈페이지
그럼 성인용은 얼마일까요? 자라의 기본형 패딩인 PADDED HOODIE ANORAK WATER-REPELLENT WINDPROOF가 79.90달러에 판매되고 있었어요. 같은 모델끼리 비교한 것은 아니지만, 키즈용이 약 37% 저렴했어요.
다른 브랜드는 어떨까요?
SPA 브랜드 밖으로도 눈을 돌려볼까요? 명품 브랜드는 옷 한 벌의 가격이 높잖아요. 키즈용을 고를 때 절약할 수 있는 금액도 커져요.
🧥 몽클레르: 키즈 라인에서 가장 큰 14A(14세용) 사이즈는 신장 164cm 기준으로 제작되어, 성인 여성 44~마른 55사이즈가 입기 좋아요. 디자인은 성인용과 거의 동일한데 가격은 100만 원 가까이 저렴해서, 매년 겨울이 오기 전부터 품절 대란을 빚는 대표적인 가성비 아이템이라고 해요. 크림이나 무신사에서도 키즈 라인에 (성인 착용 가능) 표시를 붙여놓기도 하죠.
🧥 바버: 스마일캐시는 G마켓과 옥션은 물론 이마트, 스타벅스, W컨셉 등 신세계 계열사와 다양한 온·오프라인 제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어요. 쓸 곳이 넓다는 게 큰 장점이죠.
🧶 폴로 랄프로렌 & 타미 힐피거: 보이즈 L~XL 또는 걸즈 XL 사이즈는 성인 여성복 S 또는 M 사이즈의 훌륭한 대안으로 손꼽히죠. 특히 최근 유행하는 크롭 핏으로 연출하기 좋아서, 성인복보다 오히려 키즈 라인의 핏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해요.
왜 지금 키즈 라인이 통할까?
케이블 니트 걸즈 & 성인 (출처: 폴로랄프로렌), 마야 패딩 키즈(출처:무신사), 마야 패딩 성인(출처: 크림)
📌 꾸준한 Y2K 크롭티 유행: 최근 몇 년간 상의를 짧게 입는 Y2K 크롭티가 유행하면서, 기장이 짧고 품이 좁은 아동복 상의가 2030 여성들 사이에서 트렌디한 핏으로 재평가받고 있어요. 성인복 크롭티를 비싸게 사는 대신 핏이 비슷한 키즈 라인에서 대안을 찾는 거죠. 특히 글로벌 브랜드는 품이나 길이가 워낙 크게 나와서 선택지가 넓고요.
📌 브랜드들의 미니미(Mini-me) 전략: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아동복 라인에 성인복의 트렌디한 디자인을 그대로 반영하는 ‘미니미’ 전략을 쓰고 있다고 해요. 자라 키즈가 대표적이죠. 그래서 성인이 입어도 전혀 유치해 보이지 않아요.
패딩이나 니트의 가격표 앞에서 망설이게 되는 요즘, 최후의 보루로 키즈 코너에도 한번 들러보세요. 마음에 드는 옷이 몸에도 잘 맞는다면, 계산기를 두들겨볼 가치는 충분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