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해외 ‘워홀’ 갈 때, 나는 서울로 ‘워홀’ 왔다! ‘서울 워홀러’의 시선으로 본 홀리데이 코스

안녕하세요, 잘쓸레터 객원 에디터 쏘오입니다! 저는 5년 전 직장을 얻어 서울로 상경한 ‘서울 워홀러’예요. 중학생 때부터 상경을 꿈꾸며 방학마다 서울에 올라왔던 기억이 나네요. 


‘워홀’이라고 하면 보통 호주나 뉴질랜드를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저한테는 서울이 그런 곳이었어요. 지방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서울이라는 완전히 다른 문화권에서 일하고, 놀고, 살아가는 경험. 이게 일종의 ‘국내 워킹홀리데이’라고 생각했거든요.


5년 동안 서울 구석구석을 탐험하면서 발견한 건, 서울 사람들도 잘 모르는 서울의 숨은 매력이에요. 특히 뚜벅이로 다니다 보니 지하철역 근처의 소소한 장소들을 많이 알게 됐죠. 오늘은 제가 자주 가는 아는 사람만 아는 명소 두 곳을 소개해드릴게요. 하나는 낮에 가면 좋은 곳, 하나는 밤에 가야 진가를 발휘하는 곳이에요. 뚜벅이 여러분, 기후동행카드 챙기고 휴일 계획 막차 타러 가요! 출발~! 🚇

서울 백범광장, 출처: 서울 중구청


🌳 서울의 낮: 남산 백범광장, 도심 속 타임머신

서울에서 평생 살았다는 친구들한테 “남산 백범광장 가봤어?” 하면 열에 아홉은 남산타워는 알지만 백범광장은 모른다고 대답해요. 이곳은 우리가 아는 그 남산타워 가는 길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찾아가야 해요.

출처: 네이버 지도


서울역 9번 출구에서 도보 18분, 회현역 4번 출구에서 도보 13분 거리에 있는, 서울 사람들도 잘 모르는 남산의 숨은 공간이죠. 왜 여기를 가냐고요? 아침 9시 출근길 지옥철을 겪고, 하루 종일 빌딩 안에서 일하다 보면 자연이 그리워지잖아요. 그런데 주말에 멀리 나가기는 귀찮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답답하고. 그럴 때 딱 좋은 곳이에요. 걸어서 산책하기 딱 좋은 거리고, 서울역에서 가깝지만 사람은 별로 없어요. 무엇보다 이곳의 매력은 장소에 다가갈수록 도시 소음이 점점 사라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성곽길을 따라 올라가는 시간 여행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언덕이 보이고, 서울 성곽이 나타나요. 성곽을 끼고 밖으로 걸을 수도 있고 안으로 걸을 수도 있는데, 진정한 뚜벅이라면 계단은 피하지 말고 즐겨야 한다는 게 제 지론이라 성곽 안 계단 길을 추천해요. 계단을 헉헉대며 올라가면 어느 순간 평지가 나오면서 세상이 고요해져요. 아까까지 들리던 차 소리, 사람들 목소리가 싹 사라지고 새소리만 들려요. 여기가 서울 한복판 맞나 싶을 정도로 평화롭죠.

(좌) 포토존 A, (우) 포토존B © 쏘오


📸 필수 포토존 2곳

  • A 포토존: 현재와 과거의 공존 (위치 지도 참고)
    빌딩 숲과 성곽을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는 곳이에요. 조선시대 성곽 너머로 2025년 서울의 빌딩들이 보이는 이 묘한 조합은 서울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배경이죠.


  • B 포토존: 관광객 필수 코스 느낌 (위치 지도 참고)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타워와 하늘을 담을 수 있는 곳이에요.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여기 어디야?” 댓글이 우루루 달릴 만큼 멋진 풍경이에요. 실제 잔디가 있는 공원 위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탁 트인 평지에 공원이 나와요. 인조잔디가 아닌 진짜 잔디가 잘 관리되어 있어서 사계절 내내 푸르러요. 돗자리 깔고 누워도 좋고, 벤치에 앉아 멍때려도 좋아요. 그래서 지쳤을 때, 이곳에 오면 머릿속이 정리되는 기분이에요.

안중근 의사 기념관, © 쏘오


역사 공부는 덤이에요. 백범 김구 선생님 동상, 안중근 의사 기념관,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등 역사적인 공간들이 모여 있어서 광복절이나 명절에 방문하면 특별 행사도 하더라고요. 저는 올해 광복절에 갔더니 키링 만들기, 부채 만들기 체험이 운영 중이었어요. 


웅장함을 자랑하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꼭 방문해보시길 추천해요. 역사적으로 뜻깊은 장소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건축물 자체도 멋지고, 내부 전시도 잘 꾸며져 있어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오더라고요.


🌃 서울의 밤: 흑석동 효사정 앞, 마치 ‘라라랜드’의 한 장면

서울 5년 차 직장인이 되니 알겠더라고요. 서울의 밤이 화려한 이유는 노동자들의 야근과 아파트 불빛 때문이라는 걸요. 온종일 일에 찌들어 있다가도 이곳에 갈 때면 서울의 아름다움에 매료돼요. 참고로 제 본가는 밤 10시만 넘으면 버스도 잘 안 다니고 깜깜해져요. 그래서 전 아직 도시가 좋네요.


저는 일부러 야경 보러 버스정류장을 찾아가요. 왜냐고요? 뚜벅이로 다니는 저는 장소를 고를 때 3가지 기준이 있어요. 첫째, 교통편이 얼마나 좋은가, 둘째, 볼거리가 있는 곳인가, 셋째, 금액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곳인가!

출처: 네이버 지도


이 세 가지를 모두 통과한 곳이 바로 ‘흑석동 효사정 앞(버스정류장)’이에요. 정류장 이름이 목적지라니, 신기하죠? 풍경효사정공원도 좋지만, 저는 버스 정류장에서 가장 가까운 이곳의 뷰가 참 매력적이더라고요. 육교를 넘어가면 한강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명소, 용양봉저정공원도 있어요. 용양봉저정공원 위쪽엔 사방으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정상전망대’가, 그 아래에 있는 ‘하늘전망대’에서는 여의와 한강다리, 노들섬 등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답니다.

용양봉저정공원 야경, 효사정 누각, 출처: 한국관광공사


또, 효사정 누각은 강북 용산, 마포, 성동 등의 고층 건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해요. 한강변 정자 중에서도 가장 가운데 있고 높은 곳에 있어서 한강 야경을 보기에 딱이죠.


‘흑석동 효사정 앞’ 정류장에서 내려서 육교 뒤로 쭉 걸으면 도로 옆 샛길이 보여요. 쭉 걸어가다 보면 기다란 정원처럼 꾸며져 있고 조명도 환한 길이 나타나요. 도로 쪽으로는 벤치들이 길게 늘어져 있어서 앉아 있기도 좋고 잠깐 누워 있기도 좋아요. 바로 맞은편에는 여의도 IFC 몰과 한강대교가 한눈에 들어오죠.

‘흑석동 효사정 앞’ 정류장 앞, 출처: 쏘오


‘조명맛집’이라 가로등 덕분에 어디서 찍어도 예쁜 풍경을 담을 수 있고, 인물 사진도 잘 나와요. 약간 영화 <라라랜드> 속 한 장면 같기도 한 이곳은 여의도 불꽃놀이 명소이기도 하고, 한강대교와 노들섬, 그리고 올림픽대로의 차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멋진 곳이에요.

효사정에서 노들역 가는 길 야경, © 쏘오


270m 정도 보행길을 걷다 보면 한강대교를 지나 노들역에 도착해요. 지하철 타고 이동하기도 좋고, 노들나루공원도 들러보는 것도 좋아요.

한강대교 가는 길에 본 야경, © 쏘오


한강대교까지 가면 또 다른 시야로 야경을 즐길 수 있어요. 한강대교로 걸어서 용산역까지 가보는 것도 좋고, 보행자와 자전거 길을 나눠놔서 뚜벅이가 안전하게 이동하기 좋아요. 러닝을 하면서 몸에 힘을 좀 빼고 살살 달려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웃음도 나오더라고요. 마무리는 9호선 노들역에서! 실컷 구경했으면 가까운 지하철역인 노들역을 통해 집에 돌아가면 된답니다. 


어때요, 서울에서도 자연을 즐기며 여유를 가질 수 있답니다! 돈 많이 안 들이고, 멀리 안 가도, 서울 안에서 충분히 힐링할 수 있는 장소가 많으니 저처럼 나만의 힐링 아지트를 꼭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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