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발표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36.94로, 1년 전보다 3.7% 올랐어요. 이란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뛴 영향이 컸어요. 유가는 전쟁 같은 외부 변수에 따라 크게 오르내리는 만큼, 이것만으로는 물가가 계속 오를지 판단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시장은 변동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빼고 계산하는 근원 CPI에 더 주목했어요. 근원 CPI는 전월보다 0.3% 오르며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어요. 이는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물가도 오르고 있다는 뜻이에요. 이달 말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자, 진정세를 보였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5.329%까지 올랐어요. 주식시장에서는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가 하락하며 나스닥은 1.88%, S&P500은 1.11% 하락 마감했어요.
최고 실적 낸 반도체주도 하락했어요
이날 시장 분위기를 잘 보여준 곳이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에요. ASML은 첨단 AI 반도체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만드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에요. 3분기 매출 117억 유로(약 132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올해 연간 매출 전망까지 높여 잡았는데도 주가는 하락했어요. 장비가 잘 팔린다는 건 반도체 기업들이 AI 수요를 믿고 공장을 늘리고 있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시장은 수요의 지속성을 의심하는 중이에요. 지난 8일 외신이 보도한 오픈AI의 매출 숫자가 이 의심에 불을 붙였어요. 보도에 따르면 오픈AI가 투자자들에게 밝힌 연환산 매출은 500억 달러(약 67조 원)로, 그동안 알려진 약 700억 달러보다 200억 달러가량 적었어요. 이 소식에 나스닥은 그날 1.25% 하락했어요. 오픈AI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돈을 쓰기로 약속해둔 상태라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면 약속한 대금을 제때 치를 수 있느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모과 한마디
💨 앤트로픽은 최근 투자자 설명회에서 3분기 매출이 석 달 새 45% 늘어난 168억 달러였고, 조정 기준 흑자를 냈다고 밝혔어요. 오픈AI의 500억 달러도 연초보다 2.5배 불어난 숫자예요. 두 회사는 클라우드 파트너를 통한 판매를 매출에 넣느냐에 따라 계산법이 달라요. 그동안 알려진 오픈AI 매출 700억 달러는 앤트로픽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수치였어요. 사업이 나빠졌다기보다 기준이 달랐던 건데, 시장은 숫자가 작아졌다는 사실 자체에 반응했어요. 기업의 성장세보다 불안 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 분위기를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