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진 소개: 일주일 중 2일은 원주, 5일은 수원을 오가다 이제 막 원주민이 된 ‘이로오로’예요. 문화예술 분야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해온 터라 지역의 매력을 발굴하고 알릴 때 즐거움을 느껴요. 원주에서 발견한 작은 재미와 큰 행복을 기록하고 있어요.
저는 다른 도시와 원주를 오가다 두 달 전부터 원주에 정착한 뜨끈한 원주민이에요. 원주는 도시의 편리함을 갖추면서도 고유한 매력이 있는 곳이에요. 무엇보다 20분이면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좋아 정착하게 됐어요. 이제 막 현지인이 되어가는 제가 여행자의 시선을 더해 원주를 안내해 드릴게요. 선선한 가을, ‘원주만두축제’에서 맛있는 만두도 먹고 원주의 가을 풍경도 즐겨보세요. 원주로 여행 떠날 만두?!
2024년, 저는 지역축제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어요. 당시 젊은 층의 관심을 단번에 사로잡은 축제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김천김밥축제’와 ‘원주만두축제’였어요.
김천의 김밥축제는 이름부터 기발해서 관심이 갔지만, 원주에서 만두축제라니! 원주와 만두가 무슨 관계인지 궁금해서 더 눈길이 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들 저처럼 궁금했던 걸까요? ‘원주만두축제’는 작년에만 무려 41만 명이 방문할 만큼 인기 있는 지역축제로 성장했다고 해요.
원주 만두에는 나름의 역사가 담겨있어요.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피란민들과 주민들이 미군에게 지원받은 밀가루로 만두를 만들어 먹으면서 만두집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거든요.
만두축제가 열리는 중앙시장 일원에는 지금도 손만두와 칼국수 맛집들이 모여 있어요. 시장을 걷다 보면 가게에서 직접 만두를 빚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요.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에 허기를 달래주던 만두가 이제는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가 즐겨 찾는 원주의 대표 음식이 된 거예요. 실제로 저도 장을 보러 시장에 가면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돼요. ‘오늘은 어느 칼만둣국 가게로 갈까?’
🥟 2026 원주만두축제
📅 10/23 (금) ~ 10/25 (일)
📍 중앙동 전통시장 및 원주천 일원
🎉 만두 부스, 정지선 셰프의 라이브 쿠킹쇼, 프리마켓, 체험, 공연, 원주천 낙화놀이 등
원주에는 만두로 유명한 가게가 많아요. 원주만두축제 홈페이지에도 참여 업체들의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어요. 비슷한 듯하면서도 저마다 다른 매력이 있으니 내 입맛에 맞는 만두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죠?
제가 소개할 가게들은 원주김치만두의 전통을 이어온 도래미시장 안에 있어요. 열 발자국 안에 모여 있을 만큼 가까워서 여러 가게를 둘러보기도 좋아요. 식사와 포장이 모두 가능하고, 포장할 때는 조리한 만두와 조리하지 않은 만두 중에서 고를 수도 있어요.
원주김치만두에는 재미있는 특징이 있어요. 바로 고기가 없다는 사실. 김치만두보다 고기만두를 더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일텐데요. 사실, 원주김치만두는 고기가 없어도 충분히 맛있어요. 강원도 고랭지 배추맛은 다들 아시죠? 배추로 만든 만두소가 아삭하고 매콤해서 속이 꽉 찬 느낌이랍니다.
이름이‘원주김치만두’그 자체인 이 집은 이미 유명한 맛집이에요. 1970년부터 3대째 아삭하니 맛있는 만두를 빚어왔어요. ‘3대원주김치만두’(행구동)와 같은 집이고, 인간극장에 나왔던 그 집 맞아요. 여긴 튀긴 만두를 파는데 이것도 별미예요. 저는 식사량이 많은 편이 아니라 넉넉한 인심으로 채워진 칼만둣국 한 그릇만으로 충분한데, 튀김만두냐 양념 튀김만두냐 치킨 고민하듯 꼭 신중하게 주문해요. 꼭 먹어야 하는 별미니까!
옆쪽에 위치한‘예진네김치만두’는 원주대표음식점이에요. 어린이도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슴슴한 만두 속이 ‘원주김치만두’ 가게의 매력이라면, 반대로 예진네는 매콤한 맛이 매력이에요. ‘봉평메밀막국수’는 쫄깃한 메밀 만두피가 매력이에요. ‘이모네만두’와‘할머니만두’도 저마다의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요. 다른 대표 지역음식인 관찰사옹심이도 대부분 만두집에서 맛볼 수 있어요.
도래미시장 바로 옆 건물인 자유시장 지하에도 먹자골목이 있어요. 순댓국집과 분식집, 직접 만두를 빚는 손만두 가게들이 모여 있죠. 저는 이번에 손만두 가게 ‘고향만두’에서 김치만두를 포장해 왔어요. 집에서 만두전골과 건진만두를 만들어 먹었는데도 만두가 남아서 냉동실에 저장해뒀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30개에 9,000원이었어요.
그리고 원주에서 가본 식당 중 음식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맛집 1위를 어렵게 뽑자면, 저는 ‘고향칼국수’를 꼽을 거예요. 열 번 가면 여덟 번은 조금 기다렸다가 먹게 되는 곳이에요. 그래도 저처럼 한번 맛보면 단골처럼 자꾸 찾게 되실 거예요. 칼국수, 만둣국, 수제비를 그날 기분에 따라 다양한 조합으로 주문할 수 있어요. 쫀득한 식감과 얼큰한 국물이 제 입맛에는 딱이었어요.
🥟 원주 만두를 더 맛있게 즐기는 팁
자유시장의 ‘자유만두’와 중앙시장길의 ‘만두뱅크’도 원주 대표(향토)음식점이에요. 원주 대표(향토)음식은 총 다섯 가지로 원주김치만두, 추어탕, 복숭아불고기, 뽕잎밥, 관찰사 옹심이가 있어요. 원주대표음식점은 원주시에서 지역 향토음식을 다루는 음식점의 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지정해요. 음식점이 직접 신청해야 하니 지정받지 않았다고 해서 맛집이 아닌 건 아니에요. 그래도 지정된 음식점 중에 맛있는 곳이 많답니다.
건진만두(국수)는 원주에 와서 처음 알게 된 음식 이름이에요. 주로 칼국수집에서 볼 수 있어서 처음에는 ‘건진’이 동네 이름인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삶은 뒤 건져낸 만두나 면을 뜻하더라고요. 원주 식당의 메뉴판에서 자주 볼 수 있어요.
만두에 곁들일 원주 술도 소개할게요. 먼저 원주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관광지, ‘소금산 그랜드 밸리’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까요? 소금산은 작은 금강산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에요. 케이블카를 타거나 트레킹 코스를 따라 산에 오를 수 있고, 출렁다리와 울렁다리도 있어요.
소금산의 이름을 딴 술도 있는데요. 바로‘출렁다리 출렁주 옥수수생동동주’예요. 이름부터 출렁거리게 만들 것 같지 않나요? 허생원주가에서 만드는 이 술은 옥수수 향이 가득한 막걸리예요. 시장이나 출렁다리 인근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어요.
원주의 또 다른 대표 관광지인 치악산의 이름을 딴 술도 있어요. 원주탁주합동제조장에서 만드는 ‘원주치악산 생막걸리’예요. 청량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고,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어요.
과거에는 치악산을 모월산이라고 불렀대요. 그 이름을 따서 만든 ‘모월’이라는 술 브랜드도 있어요. 모월에서는 원주 쌀인 토토미를 사용해 고도수의 증류식 소주와 약주 등을 만들어요. 원주 여행에서 지역의 술을 맛보고 싶다면 모월의 술도 곁들여보세요.
🥟 원주만두축제에서 만두만 먹고 가기 아쉽다면?
원주만두축제가 열리는 전통시장 중에는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이 있는데요. 이곳에는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방부터 문구점과 소품숍까지 다양한 가게가 모여 있어요. 만두를 먹고 쇼핑까지 하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죠. 미로시장을 구경하다가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고 싶다면 2층에 있는 ‘다감, 차’를 추천해요.
‘경선장’은 오래된 여관의 일부를 살려 만든 카페예요. 중앙시장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요. 맞은편에 있는 방앗간 ‘평원식품’(옛 대구기름집)과 함께 운영하는 곳인데요. 평원식품은 4대째 이어온 방앗간이라고 해요.
방앗간과 함께 운영하는 카페답게 ‘참깨크림라떼’와 ‘흑임자라떼’가 시그니처 메뉴예요. 둘 다 참 고소해요.
방앗간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는‘깨 로스터리 옥희방앗간’도 있어요. ‘에쏘들깨라테’, ‘깨르륵 아이스크림’처럼 깨를 활용한 독특한 메뉴가 있어요. 직접 로스팅한 들기름과 참기름을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도 운영하고요. 두 곳 모두 커피 맛도 좋고, 원주 여행 기념 선물을 사기에도 좋아요.
📍 카페 경선장: 중앙시장길 64 (중앙시장에서 도보 5분)
📍 깨 로스터리 옥희방앗간: 행구로 145 (중앙시장에서 차량 10분)
🍁 축제가 끝나고 나면 단풍구경은 필수!
축제에서 만두도 먹고 시장 구경도 실컷 했다면, 이번에는 원주의 자연을 만나볼 차례예요. 원주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자연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어요. 축제의 북적임을 뒤로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들을 소개할게요.
반계리 은행나무(문막읍 반계리 1495-1)는 단풍철이면 사람들이 몰려드는 명소예요. 하지만 워낙 큰 은행나무가 있어서인지 사람들이 많아도 나무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에 여유가 생겨요. 수령이 약 800년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가 가을이면 노랗게 물드는데, 그 모습이 참 아름다워요.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흥업면 연세대길 1)도 숨은 단풍 명소예요. 캠퍼스에는 큰 은행나무가 많고, 흥업저수지와 캠퍼스 건물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있어요. 단풍이 물든 캠퍼스를 걷는 재미가 있어요.
한라대학교 메타세쿼이아 한라둘레길(흥업면 한라대길 28)에는 비밀의 숲처럼 숨어 있는 작은 숲이 있어요.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를 걸으며 잠시 여유를 즐기기 좋아요. 참고로, 입구는 테니스장 옆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