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록키 🥊누가 진정한 승리자인가

글, 정인

📌 경제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작품을 어피티가 소개한다? 네, 그렇습니다. <어피티 인생극장>은 드라마, 영화를 주제로 경제 이야기를 줄줄 떠드는 시리즈로 기획되었어요. 스포일러 없이 영화 추천도 받고 얼떨결에 경제상식도 얻어갈 수 있는 어피티 인생극장 시리즈,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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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 록키1(1977)

장르: 드라마, 액션

추천인: the 독자

the 독자의 별점: ⭐⭐⭐⭐⭐

the 독자: <록키>는 1977년작인데, 영화 배경음악이 익숙하더라고요? 저 MZ인데 말이에요!

정인: MZ는 ‘내가 MZ’라고 얘기 안… 아무튼, <록키>의 테마곡 Bill Conti의 <Gonna Fly Now>은 누구나 10초만 들어보면 알 거예요. 

영화 <록키1>은 명대사 모음집입니다. 세상이 전쟁터처럼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말이죠. 개봉한지 50년 가까이 지난 작품이지만, 이 영화의 테마곡은 극적인 장면을 표현할 때 꼭 삽입되곤 해요. 

그리 특출나지 않았던 록키

“만약 내가 시합 끝까지 서 있을 수만 있다면,
살면서 처음으로 나 자신이 쓰레기가 아니라고 느낄 수 있을 거야.”

주인공 ‘록키 발보아’는 1946년생으로 작중에서 서른 살입니다. 매일 복싱 연습을 빼먹지 않지만 서른까지 이름을 알리지 못했고, 사실 성적도 썩 좋지 않아요. 

록키의 코치가 말하길, 잠재력은 있는데 인생을 낭비한답니다. 록키가 노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긴 해요. 특출난 천재도 아니고, 기회가 많은 환경도 아니고, 매일 연습은 빼먹지 않지만 친구와 어울려 노는 즐거움을 포기하지는 못하는 스타일인 거죠.

그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어느 날, 전 세계 헤비급 복싱 챔피언, 아폴로 크리드가 록키에게 시합을 제안해 왔습니다. 누구도 전설적인 챔피언에게 덤비려 하지 않아, 시합 상대가 없었던 아폴로 크리드가 어쩔 수 없이 건넨 제안이었지만 말이에요.

하지만, 공개적으로 두들겨 맞고 단숨에 실려 나갈 게 뻔한 경기잖아요? 처음에는 록키도 ‘내가 바보냐’ 싶어 거절했다가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수락합니다. 그리고 맹훈련에 들어가요. 

목표는 마지막 라운드까지 버티는 것

복싱은 총 15라운드로 이뤄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록키가 3라운드 안에 실려 나갈 거라고 생각해요. 록키는 15라운드를 모두 버티는 것을 목표로 훈련합니다. 

훈련 중 코치가 한 마디를 날리는데, 이게 또 명대사예요. 

“(이기는 법은) 얼마나 강하게 때리느냐가 아니야.
얼마나 세게 맞고도 견뎌내면서 계속 전진해 나가느냐,
그게 이기는 방법이라고!”

정인: 결국 시합 날이 밝아오고, 시합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기 시작하는데!

the 독자: 어… 잠깐만요. 1976년 배경인데 전 세계에 시합이 생중계된다고요? 그때 우리나라에도 TV가 있고, 해외 방송도 나오고 그랬어요?

영화도, 인생극장의 딴 얘기도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흑백에서 컬러로 넘어오던 전환기

영화 <록키>가 개봉한 1976년, 전 세계 컬러 TV 시장은 각국 기업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전쟁터였어요. 1940년대 후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세계 TV 시장이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됐거든요. 

1970년대는 그야말로 일본 제조업의 시대라, 소니가 전 세계 컬러 TV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었어요. 

우리나라도 컬러 TV를 수출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습니다. 1976년 10월에는 삼성전자가 월 6만 대나 수출했다며 축하 기사가 쏟아졌어요. 

2010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수출이 처음으로 1천만 대를 넘었다고 기뻐했던 걸 생각하면, 당시 우리나라 경제 수준이 어느 정도였는지 느낌이 오실 거예요.

부모님은 흑백 TV로 봤다던데요?

the 독자: 부모님 말씀을 들어보면 70년대 TV는 다 흑백이었다던데… 우리나라가 컬러 TV를 수출했어요?

정인: 수출용은 컬러, 내수용은 흑백이었어요. ‘아직도 흑백 TV가 널리 쓰이는 나라는 한국뿐이다’라는 불평불만이 들려올 정도였죠. 

근검절약이 미덕인 시절이었습니다. 정부는 새로운 가전제품이 나와 인기를 끌면, 사람들이 빈부격차를 느끼고, 물건 사는 데 돈을 써 저축을 덜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1977년, 김성진 문공부 장관이 컬러 TV 도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발표합니다. 당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700달러 정도였는데, 컬러 TV 방영은 국민소득이 2,000달러는 돼야 가능하다고 말했어요.

국내 시장이 필요했던 이유

the 독자: 어우, 너무 빡빡한데요. 

정인: 근검절약이라는 장점만큼, 단점이 분명한 결정이었습니다. TV와 같은 일종의 콘텐츠 플랫폼은 하드웨어 하나로 끝나지 않거든요.

1970년대 TV에는 각종 전자기술이 집약돼 있었어요. 흑백 TV에 비해 부품이 세 배 이상 필요했고, 각 부품이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기술은 더욱 고난도였어요.

당시 컬러 TV는 최첨단 산업이었기 때문에 이 분야를 따라잡지 못하면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발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TV와 같은 매체에는 콘텐츠가 필요하죠.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계속 미룰 수만은 없는 문제였어요.

정부가 컬러 TV 보급을 경계했지만,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기업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이 너무 어려우니, 컬러 TV를 국내 시장에 팔 수 있도록 해서 기업이 먹고 살게 해달라고 정부에 계속해서 건의했습니다. 일반 가정에 판매하기가 어렵다면, 숙박업소에라도 넣게 해달라고 제안했어요.

아시아에서 가장 늦었던
컬러 TV 지각생

1980년, 드디어 컬러 TV가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1954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컬러 TV가 방영된 지 26년 만이었어요. 

그때까지 우리나라는 아시아 유일의 컬러 TV 콘텐츠 미방영국이었습니다. 전 세계에 중계됐던 복싱 경기를 197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은 컬러 화면으로 볼 수 없었죠.

웬만한 방송용 문화콘텐츠를 생산하거나 수입, 수출하지도 못했습니다.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지금 와서 돌아보면, 어마어마한 지각생이었어요.

1980년대와 1990년대 ‘더빙 외화’의 흥행, 1998년 일본 문화 개방을 반대했던 목소리, 2006년 영화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반발 등은 이때부터 시작된 ‘방송용 문화 콘텐츠 지각’의 영향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전진해 나가는 것

그래도 지각생 치고는 잘해 나가고 있죠? 삼성이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 때도, ‘컬러 TV도 제대로 못 만드는데 무슨 반도체냐’라는 비판을 들었는데 어쨌든 지금은 잘 해내고 있잖아요.

<록키>의 테마곡과 함께, 영화 <록키> 속 코치의 외침이 다시 들리는 듯하네요. 

“(이기는 법은) 얼마나 강하게 때리느냐가 아니야.
얼마나 세게 맞고도 견뎌내면서 계속 전진해 나가느냐,
그게 이기는 방법이라고!”

<록키>를 감상할 수 있는 OTT는?


어피티의 코멘트

  • 정인: <록키>는 6편까지 제작된 시리즈물입니다. 하지만 <록키3>부터는 평이 좋지 않습니다. 1편에서 록키는 감수성이 굉장히 섬세한 캐릭터예요. 시리즈 초반에는 시대적 한계를 감안한다고 쳐도, 영화 중반 이후 여자 주인공인 에이드리언 시점에서 영화를 따라가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에이드리언의 ‘나는 루저가 아니야!’라는 한 마디가 어쩌면 <록키1>의 핵심 대사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3편부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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