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산업은 시장경제라는 세계관을 완성하는 하나의 세계예요. 더 많은 산업을 알고 이해할수록 내가 살아가는 세상의 해상도가 높아집니다. 오늘은 최근 많은 독자분이 관심을 갖게 되신 방위산업에 관한 이해를 빠르게 높여줄 특별 인터뷰를 준비했어요. 🎤

1. 미국이 반도체 등 IT제품의 상호관세를 한시적으로 유예했지만, 품목별 관세 도입 가능성이 커지며 혼란이 커지고 있어요
2. ‘조선미녀’로 북미 시장을 휩쓴 구다이글로벌이 공격적 M&A와 높은 수익성으로 전통 뷰티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어요
3. 특별 인터뷰: K팝, K뷰티 이제는 K방산?

• 미국 증시에서 ASML, 알코아 등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있어요.

🍭 개인의 말 한마디에 급격하게 요동치는 증시는, 심지어 그게 급등이라고 해도 몹시 위험해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아무리 주가 예측이 어려워도 본질적으로 주가는 결국엔 핵심 지표에 따른 기초체력, 즉 ‘펀더멘털’에 수렴하게 되어 있어요. 기업이라면 재무제표의 실적, 국가라면 GDP나 고용률 같은 지표들의 시너지가 펀더멘털이에요. 분석가와 투자자들은 펀더멘털 요소들 사이의 관계와 성장성을 보는 거고요. 그런데 지금은 증시에서 최소한의 판단 근거와 방향성이 사라진 상태예요. 이렇게 비이성적인 순간이 길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어요.

글, JYP

구다이글로벌 ‘1조 클럽’에 들어섰어요

뷰티 기업 ‘구다이글로벌’이 지난해 매출 3237억 원, 영업이익 2496억 원을 기록했어요. 관계사를 포함한 연결회계 기준으로는 매출 1조 원가량을 기록했을 거라고 해요. 구다이글로벌은 북미, 유럽 지역에서 아마존 1위 선크림으로 유명한 브랜드 ‘조선미녀’를 운영하는 회사예요. 2019년에는 연 매출 1억 원에 불과했지만, 조선미녀를 인수한 뒤로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급격히 성장했어요. 

뷰티업계 M&A 큰손이에요

구다이글로벌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려왔어요. 지난해 ‘티르티르(TIRTIR)’와 ‘라카코스메틱스(라카)’를 인수했고, 연말에는 컨소시엄을 꾸려 ‘크레이버코퍼레이션(스킨1004 등)’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어요. 세 회사의 인수 금액을 합치면 4300억 원이 넘어요. 최근에는 ‘라운드랩’을 운영하는 ‘서린컴퍼니’ 인수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해요.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대표 뷰티 기업이 된 ‘로레알’과 비슷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와요. 

이익으로는 기존 강자를 제쳤어요

구다이글로벌과 주요 관계사 두 곳의 2024년 영업이익은 총 2496억 원으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뷰티 부문을 뛰어넘는 수준이에요. 매출로는 아모레퍼시픽(3조8851억 원), LG생활건강 뷰티 부문(2조8506억 원)에 못 미치지만, 이익률이 높아요.

🌪️ 뷰티 업계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어요. 한때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에 이어 국내 뷰티 빅3 중 하나였던 ‘애경산업’은 매물로 나왔어요. 이미 지난해, 뷰티 디바이스 회사인 ‘에이피알’에 밀려 빅3에서 물러난 바 있어요. 새롭게 등장한 뷰티 업계 강자들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북미,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K팝, K뷰티 이제는 K방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요즘 뉴스 기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기업들인데요. 대체 방산(방위산업)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많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방산 전문가이자 『K-방산에 투자하라』의 저자인 김민석 기자님을 모시고, 방위산업이란 무엇인지부터 우리나라의 방산은 어떤 경쟁력을 가졌는지 이야기 나눠봤어요. 주요 방산 기업들과 방산주 투자 유의 사항까지 들어봤답니다. 

인터뷰이: 김민석 기자

인터뷰어: 어피티 머니레터팀

방위산업이란 무엇인지 아직 방산이 낯선 독자분들을 위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법적인 구분으로는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방위사업체의 산업기반과 유통과정’을 말합니다. 나라를 지키는 방위에 사용되는 장비와 이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은 법으로 정해진 허가와 규칙에 따라야 하죠.

국가가 방위산업과 방산물자(제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방위산업의 특징인데요. 일반적인 제조업이나 수출산업이 자기 자본으로 자유롭게 제품을 개발하는 것과 대조되죠.

또한, 방위산업의 제품은 살상 능력이 있거나 장비를 비활성화시키는 무기체계와, 무기체계를 지원해 주는 전력지원체계로 구분되는데, 쉽게 말해서 총이나 미사일 탱크는 무기체계, 병사가 쓰는 수통이나 타이어 교환 장비 같은 것은 전력지원체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방산주가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알려주세요.

방산 산업이 주목받는 데에는 총 세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예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중동과 유럽은 물론 전 세계의 안보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어요. 전쟁이 끝나도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에요.

두 번째 이유는 미국 중심의 안보 균형이 달라졌기 때문이에요. 미국은 유럽의 국방비가 적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에서 탈퇴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정부에 의해 전통적인 동맹관계가 흔들리면서, 각 나라들이 국방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죠.

세 번째 이유는 재래식 무기의 노후화와 신무기의 등장 때문입니다. 현재 거의 모든 나라들은 대부분 냉전 시대에 개발된 무기를 아직도 쓰고 있거나, 냉전 시대 제품을 성능 개량해서 쓰고 있어요. 하지만 드론과 AI 등 기존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신개념 무기 체계들이 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새로운 무기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방산이 주목받게 된 배경에 관해 설명 부탁드릴게요.

(러-우 전쟁 등) 갑자기 터진 전쟁과 안보 위기로 여러 국가들이 급하게 무기를 찾고 있는데요. 팬데믹 이후 세계 방산시장이 공급망 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한국 무기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죠. 

한국과 같이 전쟁을 준비하는 나라는 방위산업체의 생산 라인이나 생산능력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지만, 유럽은 그렇지 못했어요. 국방예산이 줄고 방위산업 종사자도 크게 줄어들어 지금까지 그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방산의 현주소와 역사에 관해 소개해 주신다면요. 

한국 방위산업이 지금 잘 나갔었던 이유는 10년 전 좋은 성과를 얻어서예요. 무기체계는 개발도 오래 걸리고, 운용은 더 오래 필요한 장기 사업인데요. 10여 년 전만 해도 K9자주포 등 일부 수출 상품을 제외하고는 수출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당시는는 FA-50 경전투기, K2 흑표 전차, K239 천무 다연장로켓 등 국산 신무기들의 개발이 완료되어 가는 시점이었죠. 신뢰성이 중요한 만큼 신형 무기는 해외 국가들이 잘 수입하지 않아요. 그때 우리나라 군이 이 신형 무기를 구매하고 문제없다는 것을 수년에 걸쳐 확인한 결과 지금과 같이 ‘K방산 붐’을 이룩할 수 있었죠.

우리나라 방산은 어떤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나요?

K9자주포 같은 경우 우리 방산의 경쟁력을 잘 보여줍니다.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내수용으로 1,500대가량 꾸준히 생산했는데, 경쟁모델에 비해 생산력과 공급망 안정성 부분에서 우리 K9이 좋았어요. 또한 성능적으로는 경쟁 기종보다 약간 열세한 부분이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가격 경쟁력이 장점입니다. 90% 성능에 40% 가까운 가격이니 당연히 선호할 수밖에 없죠.

국방기술품질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방산 기술 수준은 육해공 중에 육상무기가 가장 높고요. 그다음 해상무기, 공중무기 순입니다. 육상무기는 선진국 대비 90% 이상의 수준이에요.

그런데 이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에요. 해상무기와 공중무기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 고도의 기술이 집적된 분야인데요. 우리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은 두 분야에서의 기술개발을 위해 여러 의욕적인 R&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다만, 기술력과 비즈니스는 어느 정도 분리될 수 있어요. 해상무기와 공중무기의 경우 실전에서 충분히 쓰일 만한 경전투기, 전투함, 잠수함을 개발하여 내수 시장에서 점차 국산 무기의 비중을 늘려가는 한편, 수출시장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어요.

한국 방산의 세계적인 위상은? 

📌 인터뷰이 소개: (사)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이자 미국의 항공·우주 전문지 〈에비에이션 위크Aviation Week〉의 한국 특파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밀리터리 리뷰〉〈월간항공〉을 비롯한 여러 군사전문지 기자로 활동했어요. 육군 교육사령부 및 방위산업체를 대상으로 미래전 전망과 방위산업 동향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유튜브 〈샤를의 군사연구소〉〈증시각도기TV〉 등 국방 및 방산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여러 매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K-방산에 투자하라』가 있습니다.

📍 전문가 칼럼, <트럼프 시대의 관세 전쟁> 너무 유용합니다. 김양희 교수님께 대학강의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쉽고 자세하게 다뤄주셔서 좋아요. 어피티는 참 기획력이 강해요. 해외정세 파악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월넛 님)

📍 회사 경영난으로 권고사직 받고 출근하는 마지막 날이에요…ㅠㅠ 취업 준비를 다시 할 생각에 마음이 어려운데 취업이 힘든 20대 후반이 이렇게 많군요… 다들 같이 힘냅시다. (긍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