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화 보러가기
원금만은 돌려받을 수 있다는 약속
투자자: 원금 보장되면서 수익률이 높은 투자 상품 있나요?
금융시장: 그런 상품이 과연 시장에서 판매될까요?
투자자: 그럼 원금 보장되면서 수익률이 적당한 투자상품 있나요?
금융시장: 적당하다는 기준이 사람마다 너무 달라서요….
투자자: 에잇! 어쨌든 손해를 보고 싶진 않단 말이에요!
금융시장: ‘투자’를 하시면서 원금 보장만이라도 된다면 해볼 만할 텐데요.
투자자: 흠, 그건 그래요 🤔
어떤 상황에서도 원금이 보장된다고 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주식 투자를 하는데 원금이 보장된다면 선물옵션은 물론, 대출까지 왕창 받아서 넣지 않을까요? 대박을 노리며 이자만 내고 버티다가 정 힘들어지면 팔아서 원금 딱 갚으면 되니까요.
물론 그런 투자는 없어요. 투자에는 언제나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 비슷한 건 있을지도(속닥).
투자자: 네? 뭐라고요? 잘 안 들려요!
???: 비슷한 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투자자: 그게 뭔데요?
안전자산: 나. 안전자산. 금, 달러, 채권.
맞아요. 분명히 리스크가 따라오는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원금 손실 걱정을 비교적 덜 할 수 있는 투자 대상. 전문용어로 ‘채무불이행 위험이 비교적 적은’ 자산. 그걸 바로 안전자산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금, 달러, 채권이에요.
금: 물물교환 시절부터 화폐 겸 안전자산
산업화 이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각종 영화와 드라마, 심지어 문학까지 부자를 묘사할 때는 ‘금화가 잔뜩 담긴 상자’ 같은 이야기가 나와요. 금이 화폐로 인정받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전쟁 등 혼란스럽거나 다급한 상황에서 금이 일종의 화폐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① 화폐이면서 ② 돈이 돈 역할을 못하는 위기에서도 가치를 잃지 않는 안전자산인 셈이죠.
최근에 금 수요가 많았다고?
놀라운 건 21세기 현대 경제 시스템에서도 금이 여전히 국제적 안전자산이라는 거예요. 2022년 들어 각국 중앙정부는 금을 경쟁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이 두드러지게 금을 모았어요.
국고에서 금을 늘리면서 미국 달러를 줄였는데, 금이 범용성에서는 미국 달러와 맞먹는 유일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금은 여기저기서 통하는 자산이에요.
달러: 돈 중의 돈, 진짜 돈
미국 달러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축통화이기 때문이에요. 기축통화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라고 적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어느 나라에 가서 내밀어도 다 받아주는 돈이라는 뜻입니다.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바꿔 말하면 어디서나 달러를 필요로 한다는 이야깁니다. 좀 어려운 말로 ‘수요가 많다’고 해요. 과장을 섞어서 ‘달러만 진짜 돈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달러는 상품이 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돈으로도 달러를 살 수 있어요. 단순히 환전을 해둘 수도 있고, 달러로 거래되는 자산을 사두거나 달러 자체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을 살 수도 있습니다.
달러를 살 때 알아야 할 것
물론 환율을 신경 써야 해요. 현재 환율은 최고 1달러에 1,440원대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1달러에 1,200원이라는 공식이 익숙하지요.
현재 환율은 역대급으로 비싼 수준이에요. 안 그래도 수요가 많은 미국 달러가 더더욱 수요가 많기 때문에 비싸진 건데요, 그만큼 안전자산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뜻이에요. 세계 경제가 어렵다는 거지요.
채권: 국가 혹은 회사가 지급을 보증함(주의: 어려움)
채권을 이해하려면 돈을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채권은 빚문서예요. 목돈을 빌려주고 이자와 함께 돌려주겠다는 약속증서를 채권이라고 하거든요.
여기서 우리가 안전자산이라고 말하는 채권은 보통 국가, 혹은 회사가 돈을 빌려간 증거물이에요. 그러니까 국가가 망하거나 해당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이자와 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국가도 망할 수 있어요. 하지만 망할 확률을 따져보면 상당히 작으니까요.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채권이라는 유가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회사는 상당히 우량한 회사예요. 특정한 자격을 만족해야 공식적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겨납니다.
채권, 너 왜 이리 복잡하니?
채권은 다른 안전자산인 금이나 달러와 비교해보면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금은 역사적으로 자연스럽게 안전자산이 되었고, 미국 달러도 기축통화라는 세계적 합의를 보기 전부터 전 세계 시장에 자연스럽게 퍼져 있었어요.
하지만 채권은 어느 날 자연발생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주식시장, 주식회사가 발달하면서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사람들이 머리를 쥐어짜서 만든 금융상품이에요.
큰 분류만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① 발행 주체 ② 이자 지급 방법 ③ 보증 유무 ④ 상환 기간 ⑤ 지급이자율 변동 유무에 따라 크게 가른 뒤 각 카테고리마다 세부적인 종류가 더욱 많아집니다.
투자자: 어려운 건 안 하고 싶습니다.
금융시장: 큰 그림만 이해하시면 됩니다.
투자자: 안 할 건데 큰 그림을 꼭 이해해야 하나요?
금융시장: 미국 국채 금리가 꽤 중요한 거시경제 지표라서, 채권이 어떤 구조인지 정도는 알고 계셔야 경제뉴스를 제대로 읽을 수 있거든요.
투자자: (싫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불황이 찾아오면 안전자산 인기가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웬만한 다른 투자자산들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엄청나게 커지기 때문이에요. 그나마 원금 떼일 걱정이 없는 자산에 내 돈을 넣어둬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경제 위기와 경제 불황의 차이를 알고 계신가요? 다음 주는 위기와 불황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