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 경제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작품을 어피티가 소개한다? 네, 그렇습니다. <어피티 인생극장>은 드라마, 영화를 주제로 경제 이야기를 줄줄 떠드는 시리즈로 기획되었어요. 스포일러 없이 영화 추천도 받고 얼떨결에 경제상식도 얻어갈 수 있는 어피티 인생극장 시리즈,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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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1(2010)
장르: 애니메이션, 모험, 판타지
추천인: 어PD
어PD의 별점: ⭐⭐⭐⭐⭐
정인: 어PD님 추천 영화에 <드래곤 길들이기>가 꼭 등장할 것 같았어요.
어PD: 왜요?
정인: 당신은 귀여운 걸 보면 눈동자가 하트 모양으로 변하는 사람이니까…!
어PD: (슬랙 메신저 창을 보며) 아앗! 목성아아아아앜!!! 🐱🐱🐱💕💕
정인: 목성이는 어피티 대표님이 기르는 고양이 이름이랍니다. 😏
“인간과 드래곤은 친구가 될 수 있어!”
<드래곤 길들이기>는 드림웍스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입니다. 2010년에 개봉된 본편에 이어 2014년에 2편, 2019년에 3편이 나올 정도로 인기 많은 모험 판타지예요.
1편에서는 인간과 드래곤이 대립하는 구도로 나옵니다. 와중에 인간계 주인공 ‘히컵’과 드래곤 주인공 ‘투슬리스’는 친구가 되죠.
<드래곤 길들이기>는 두 주인공이 인간과 드래곤을 화해시키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귀여운 깜장 드래곤 ‘투슬리스’. 그런데 투슬리스의 움직임 디테일을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인: 저거… 드래곤이 아니라 고양이잖아.
인생극장의 ‘딴 얘기’도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하여튼 어떤 파충류?
동양식 용이나 서양식 드래곤을 떠올리면 뱀이나 도마뱀과 같은 파충류를 떠올리게 됩니다. 드림웍스가 드래곤 캐릭터를 잡으면서 고양이 모션을 딸 거라고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거예요.
어PD: 드림웍스피셜, 투슬리스는 사실 고양이, 말, 개, 박쥐의 모션을 딴 거래요.
정인: 드림웍스가 뭘 알아!
어PD: 🤨?
중요한 건 ‘모션 그래픽’
여기서 중요한 건 고양이도 말도 개도 박쥐도 아니고, 바로 ‘모션 그래픽’입니다. 지금은 웬만한 CG가 모두 현실 같지만, 2010년까지만 해도 3D 캐릭터인 드래곤 투슬리스가 고양이처럼 얼굴 주름을 만들며 표정을 찌푸리는 모습이 너무 리얼하고 귀여워서 사람들이 환호했다고요.
2010년은 3D 애니메이션이 호황을 맞았던 시기예요. 그 해에만 할리우드에서 스무 편 이상의 3D 영화를 제작하며 3D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1편은 1억 6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애니메이션답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제작사인 드림웍스는 개봉 두 달 만에 2013년 개봉 예정으로 속편 제작을 확정해 버려요.
속편인 <드래곤 길들이기 2>를 제작하며 드림웍스는 ‘Premo’라는 최신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3D 표현력을 끌어올렸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드림웍스의 다른 애니메이션인 <쿵푸팬더>에도 사용됐어요.
이때 ‘Premo’는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라는 평을 듣곤 했습니다. 바로 사용자 친화적인 UI/UX 때문이에요.
관절 움직임이 다르다!
3D CG 작업은 캐릭터 모델링을 마친 후, 캐릭터의 관절을 프레임마다 움직여 만드는 것이 기본이에요. Premo를 사용하면 기존의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편하게 캐릭터 관절을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고 해요.
그로부터 10년쯤 지난 지금은, ‘Figma’나 ‘Zeplin’와 같은 UI/UX 친화적 디자인 협업 툴이 보편화 되어 있어요. 2010년에 시장을 읽는 눈이 있었다면 <드래곤 길들이기> 1편을 보고 나서 UI/UX 친화적인 툴을 개발하거나 투자하는 데 관심을 뒀을 것 같아요.
CG 작업은 우리나라가 뛰어납니다
어PD: 요즘 경제뉴스가 다 우울한데, 안 우울한 경제 이야기 해주세요.
정인: 모션 그래픽을 포함해서 CG 작업에서는 우리나라 스튜디오의 기술력이 최고입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를 만들 때도 한국 기업이 많이 참여했어요.
어PD: 우와!
CG는 영화뿐만 아니라 게임에서도 중요해요. 게임과 영화 모두 우리나라에서 꽤 잘 해온 산업입니다. 콘텐츠와 기술이 서로 자기 역할을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고 볼 수 있어요.
글로벌 OTT에서 우리나라 콘텐츠의 인기가 높잖아요. 그런데 요즘 영상 콘텐츠에는 CG가 빠지지 않아서, 콘텐츠 업계 종사자의 인터뷰를 보면 꼭 해당 주제가 등장해요.
최근에는 CG라는 용어보다 CG를 통해 구현하는 시각효과, 즉 VFX라는 용어가 더 널리 쓰이는 추세예요. 실제로 세계 시장이 우리나라 VFX기술과 시장을 주목하고 있어요. 다만 한한령과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한 번 주춤해서, 빠른 제도 정비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해요.
시각효과 기술 투자도 활발해요
CG를 전문으로 개발하거나 작업하는 스튜디오도 있지만,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도 모션 그래픽과 시각효과 기술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드래곤 길들이기> 1편이 나오던 시기, 그러니까 2008년에서 2012년 사이는 우리나라 CG 유관산업이 1년에 최고 41.5%까지 성장하던 때였어요.
이후 우리나라 CG산업은 더욱더 발전해서, 2022년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의 CG기술은 우리나라 스태프들이 메인으로 담당하기까지 했죠.
2009년에 개봉한 <아바타>는 처음으로 100% CG로 제작된 영화였어요.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며 CG와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은, CG 영화의 상징 같은 존재예요. 그런 아바타의 속편을 우리나라 CG 기술로 만들다니 대단한 발전이에요.
클라우딩, AI가 꿈틀대던 시기예요
당시 관련 산업 논문을 찾아보면 ‘클라우딩 컴퓨터 시스템’이나 ‘AI’ 같은 용어가 나오는데, 역시 전문적인 리포트가 일반인들이 신제품이나 신기술에 익숙해지기 전에 먼저 새로운 개념을 다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CG는 의료 기술에도 무척 중요하다고 해요. 서비스를 만들고 움직이는 백그라운드에 관심을 갖고 보다 보면, 가끔 시장을 읽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한참 했네요. 여담이지만, <드래곤 길들이기> 1편에 나오는 용들은 정말 귀여워요. 고양이와 똑같이 움직이는 드래곤을 감상하시면서 당시 저 CG 기술이 얼마나 최첨단이었는지 떠올려 보시면 더욱 재미있을 거예요.
<드래곤 길들이기>를 볼 수 있는 OTT는?
필진의 코멘트
- 정인: 저는 심각한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요…. 사진으로만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