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만 하지 말고 이제는 행동할 때

글, 정은길

“가장 아쉬웠던
나의 거주지 관련 선택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 기억나세요? <집블레스유> 3화에서 제가 여쭤본 질문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답변을 주셨는데요. 크게 4가지로 정리가 되더라고요.

후회 1.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한 것

  • 독립 초반에 급하게 집을 구했습니다. 매월 소득의 1/3이 되는 금액을 월세로 내야 했어요. 계약 기간을 못 채우고 결국 전세를 구했네요. / 여름나무 님
  • 5년 동안 월세살이를 했어요. / 조아영 님
  • 현재 월세 세입자인데요. 최근 전세 매물이 있었지만 시기가 맞지 않아 망설이다가 전환하지 못한 것이 후회돼요. / 밀리백 님
  • 타지에서 일하며 자취하는데 월세로 집을 정한 것이 후회됩니다. / 앵구 님
  • 첫 직장 월급 190만 원에 47만 원 월세, 9만 원 관리비 오피스텔에 들어갔어요. 그 상황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지만 모을 수 있는 돈이 적었고, 금방 퇴사해서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 나름 님

후회 2.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한 것

  • 이번에 전세로 재계약할 게 아니라 소형 아파트를 매수했어야 했는데, 아쉬워요. / 로로 님
  • 2016년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했어요. / 에스재으 님
  • 작년에 매매하지 않고 전세로 이사했어요. / chch 님

후회 3. 
아쉬운 집을 매매한 것

  • 대출을 받아서 호재 없는 서울 한 곳의 소형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당시에 살까말까 망설였던 다른 아파트는 매우 크게 올랐단 소식을 들었습니다. / 대표되고픈과장 님
  • 경기도 외곽에 집을 샀어요. / 김혜영 님
  • 엘리베이터가 없는 노후된 아파트에 들어갔습니다. / 뉴클 님
  • 길 건너 8천만 원 비싼 아파트를 안 사고 지금 거주하는 아파트를 샀습니다. 구입 당시(2016년) 8천만 원 비쌌던 그 아파트는 지금 2억 원이 더 올랐어요. / ㅇㅂㄱ 님

후회 4.
대출을 두려워했던 것

  • 언론만 믿고 집 대출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직접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네요. 저의 선택권 자체를 스스로 박탈한 것 같아요. / Adddd 님
  • 부모님과 함께 구입해서 살고 있는 아파트는 가격이 갈수록 떨어지네요. 대출받아 들어가려고 했던 집은 계속 오르고 있네요. / 김아현 님
  • ‘대출금 레버리지를 끝까지 사용하면 가능했던 최고의 선택지’가 아니라 ‘적정선의 대출로 최선의 아파트’를 사고 말았습니다. / 말달리자 님
  • 현재 프리랜서인데 회사 다닐 때 전세자금을 대출받아 좀 더 높은 전셋집으로 이사 가지 못했던 게 한이에요. 그때 좋은 금리로 돈을 빌려 보증금을 미리 확보할 수 있었으면 지금 더 나았을 것 같아요. / 우리오 님
  • 빚이 무서워 전세나 매매를 포기한 것을 후회합니다. / 페리아난 님

마음 아파 할 시간에
행동으로 나서주세요!

저 역시 비슷한 후회의 경험을 했던 사람으로서, 여러분의 이야기를 어느 하나 허투루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 마음도 어찌나 아프던지요. 

하지만 후회의 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시간만 늦춰진다는 걸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잘못된 상황이라 판단되면 그걸 바로잡는 행동을 실천하면 됩니다. 

실수 한 번 안 하고 사는 사람 없고, 내가 처한 상황은 언제든 바뀌기 마련이니까요. 오히려 후회스러운 경험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당장 어떤 행동을 하면 좋을까요?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말씀드릴게요.

예측 1. 
‘인서울’이 아닌 ‘탈서울’이 
트렌드가 될지도 몰라요

코로나19 이후, 뉴욕의 월세가 뚝 떨어졌습니다.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회사 근처에서 비싼 월세를 내고 거주할 필요가 없어진 데다, 도시 외곽의 넓고 조용한 주택에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기 시작했죠. 국내 기업 중 절반은 재택근무를 도입했다고 하는데요. 제 생각에는 코로나19가 지나가도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일단 재택근무를 시행해도 업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데다, 사무실 임대료 등 부담스러운 고정비를 줄일 수 있으니 회사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을 거예요.

직장인으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달에 몇 번만 회사로 출근하는 거라면, 굳이 값비싼 거주비를 감수하면서까지 인서울을 해야 할까요? 물론 교통 입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서울 시내의 오래된 구축 아파트보다 넓고 쾌적한 경기도 외곽의 신축 아파트가 저렴한데 말이죠.

재택근무를 도입하면서, 집은 ‘잠만 자는 공간’에서 ‘일을 포함한 생활의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집에서 일해야 하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다면 어떤 선택을 하는 게 더 나을까요?

예측 2.
소형 주택의 인기가 
줄어들지도 몰라요

한동안 대형 평수 아파트가 골칫거리가 되고, 소형 평수의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뜨는 시절이 있었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미 예전부터 예측되어온 일이었습니다. 대형 평수 아파트의 평당 가격보다 소형 평수 아파트의 평당 가격이 더 비쌌던 적도 있었죠.

이 현상은 상당히 오래 지속되었는데요. 코로나19 이후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족 구성원들이 다 함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재택근무가 도입되면서 직장인들은 업무 전용 공간이 필요해졌어요. 작은 집에 오래 머무는 게 상대적으로 힘들어졌어요. 

그렇다고 당장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죠. 그 대안으로, 사람들은 집안에 쌓인 불필요한 짐들을 내다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집 정리가 트렌드가 되면서 다시금 미니멀리즘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어요. 

앞으로는 1인 가구도 방 3개짜리 집을 선호할지도 모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일은 무조건 회사에서’가 가능해서 집을 ‘잠만 자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지만 이제는 아니니까요. 일하는 방, 잠자는 방, 취미 등을 즐기며 쉬는 공간이 있어야 덜 힘들게 지낼 수 있을 거예요.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예측은 김원철 저자의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 부동산>이란 책 속 내용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건 이겁니다. 지금 우리는 너무 현재 상황에만 몰두해 있다는 거예요. 

과거에 사지 못해 후회하는 그 집이 지금은 적합하지 않은 집일 수도 있습니다. 호재 없는 집을 사서 가슴 아프시다고요? 그 호재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습니다.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선택한 걸 후회하신다고요? 그 전세금으로 살 수 있는 집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니 후회는 잠시 접어두고, 달라질 미래에 ‘내 집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 생각해보세요. 지나치게 자극적인 뉴스 보도에 내 기분을 쓸데없이 불안하게 만들지 말아주세요. 가만히 앉아 과거를 후회하고 막연히 불안감을 느낄 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행동해주세요. 

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이사를 하든, 몇 년 후의 이사를 준비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부동산 공부를 하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있습니다. 그 움직임이 미래의 나를 더 나은 곳으로 이끌어준다는 걸 절대 잊으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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