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로 일하면서 아쉬웠던 순간은?

글, 이지영

Photo by Gabrielle Henderson on Unsplash

21년 차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정말 다양한 인연을 만났습니다. 그중에는 기적 같은 에피소드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아쉬웠던 순간도 종종 겪었어요. 

에피소드 ①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던 사례

한 문화재단에서 마케팅 및 상품 기획을 이끌 후보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마침, 글로벌 기업에서 이 업무를 담당했던 후보자와 연락이 닿았어요. 

이분은 채용 중인 기업의 공간과 콘텐츠에 매우 관심이 많았습니다. 저에게 기업의 사업 방향, 조직구성, 기업 문화와 예상 처우 등 많은 질문을 하셨던 것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후보자는 면접 전에 전시도 둘러보고, 판매 중인 상품에 대한 분석 및 기획 자료까지 철저히 준비하는 등 많은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연히 면접에서도 합격했어요. 

예상치 못한 날벼락

출근 일정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후보자는 기업 이미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민 중이라고 전해왔어요.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어떤 기업인지는 제가 제안했던 첫날부터 알고 있었고, 후보자가 문화재단 운영 방식이나 콘텐츠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말씀했었거든요. 

제가 최대한 설득했지만, 그래도 기업 이미지가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결국 기업 담당자까지 나서서 전화로 긴 시간 설명하기도 했어요. 

채용은 불발됐어요

결국 채용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후보자가 왜 마음을 바꿨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어요. 아마 처우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때를 생각하면 참 아쉽습니다. 마음에 차지 않는 부분을 미리 알려주셨다면 단계별로 조정할 수 있었을 텐데, 하고 말이에요. 그러면 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었겠죠. 후보자를 채용하기 위해 탈락시킨 다른 후보자분께도 마찬가지고요. 

이 경험으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에피소드 ② 과장은 금물!

한 중소 패션기업에서 상품기획자를 애타게 찾고 있었습니다.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이지만, 워낙 업무강도가 높은 걸로 유명해서 후보자를 찾기가 어려웠어요.

연락이 닿은 후보자는 유명한 브랜드 출신으로, 당시 공백기를 보내던 분이었습니다. 채용 기업의 조직문화와 업무 방식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워낙 잘 알려진 브랜드인 만큼 긍정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의사를 표현했어요. 

딱 맞는 후보자로 보였어요

후보자는 유명 브랜드에서 다양한 상품기획을 수행했고,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좋은 성과도 냈다고 말했습니다. 패션업계에서 인맥도 넓다고 덧붙였어요. 

‘높은 업무 강도를 버틸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긍정적이었어요. 필요하다면 밤을 새며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성향이라며, 문제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출근 1주일 뒤 기업에서 온 연락

후보자가 출근을 시작한 지 1주일이 지난 시점에 인사 담당 임원이 조심스럽게 연락을 주셨습니다. 일주일 동안 근무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면접 때와는 많이 다른 모습에 혼란스럽다고 말씀하셨어요. 

본인이 주도했다는 업무와 비슷한 규모의 업무를 맡기려고 하니 정작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기존에 말했던 경력에 과장된 부분이 있었어요. 디자이너 인맥도 거의 없었습니다. 높은 업무 강도를 잘 버틴다는 모습은 보이질 않고, 오후만 되도 피곤하다며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해요. 결국, 몇 달 후 권고사직으로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면접, 그 이후가 중요합니다

면접에 통과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누구나 본인이 잘해왔고 잘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거예요. 그렇다고 합격을 위해 본인의 성과나 업무 성향 등을 과장하면 입사 후 드러날 수밖에 없어요. 

본인의 강점과 역량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되 과장은 절대 금물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직을 통해 새로운 곳에서 멋진 시작을 하는 것이지, 면접 합격 그 자체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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