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울릉도에 가면 뭐가 있냐고요? 프리다이빙, 농어촌민박, 소품샵… 다 있어요!

📌필진 소개 : 경북 울릉군에서 2018년부터 살고있는 디자이너 ‘작소’입니다. 울릉도 여행 기념품을 디자인해서 판매하고 지역에 관한 디자인 작업도 하고 있어요. 본천부마을에 살며 작업실 ‘울릉공작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천부마을’은 울릉군 북면에 있는 작은 산 동네입니다. 천부 바닷가에서 나리분지를 향해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다 보면 본천부마을 표지석이 나타난답니다. 10가구가 채 되지 않는 시골 마을에 최근 각자 이야기를 가진 청년들이 둥지를 틀었어요. 동네 할머니는 신문 배달할 젊은 사람도 없던 마을에 이게 무슨 일이냐고 반색하셨다네요. 울릉도에 연고가 전혀 없는 그들은 과연 어떤 사연을 가지고 먼 섬까지 와서 관광지도 아닌 작은 마을에 정착했을까요? 

ⓒ 울릉공작소 작소 님


🐈 고양이 두 마리와 부부가 만드는 울릉도 초록빛 휴식처
대피소울릉 📍 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3길 323


대기업에 다니던 김은경 씨와 군인이었던 장순철 씨는 2020년에 처음 울릉도를 찾았습니다. 걸어서 섬 한 바퀴를 돌아보고 울릉도 매력에 빠져 살 집을 알아보기에 이르렀어요. 당시 부동산에 나와 있던 2층 주택을 계약하고 울릉도에서 본격적으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1층엔 공유 공간과 부부의 방으로, 2층은 객실 2개로 구성해 농어촌민박을 운영하고 있어요. 울릉도에서 태어난 고양이 참깨와 들깨까지 함께 살고 있답니다.

 대피소울릉 전경, 울릉도 출생 참깨와 들깨 ⓒ 대피소울릉

울릉도의 일상은 바쁘고 단조롭습니다. 매일 아침 마당에 나가 잡초를 뽑고 본천부 마을을 내려다보며 아침 식사를 해요. 가끔 마당 잔디에서 명상도 하고, 요새는 한창 울릉도 바닷가를 따라 러닝을 한다고 해요. 아웃도어 활동을 좋아하는 부부가 함께 트레킹, 캠핑, 안벽등반, 카약, 다이빙 등을 하며 울릉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온몸으로 누리고 있어요. 

울릉도에서 즐긴 아웃도어 활동 ⓒ 대피소울릉


2023년 말에는 대피소울릉 마당에서 결혼식을 올렸어요.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인연으로 친분을 쌓은 제가 열심히 결혼식을 도와 함께 예쁜 풍경을 만들었어요. 부부가 신혼여행을 하는 동안 빈집 관리를 맡아서 부부 대신 대피소울릉 숙박 업무를 도맡기도 했습니다. 울릉도에 와서 상상이 현실이 되는 멋진 경험을 여럿 했는데, 그중에서도 좋은 이웃을 만나 어울려 살게 된 걸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대피소울릉 마당 결혼식, 숙소 내부 ⓒ 대피소울릉


🌊 울릉도 푸른 바다를 가장 잘 즐기는 방법
캄인블루📍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3길 337


2023년 3월, 울릉도에 프리다이빙 센터 ‘캄인블루’가 문을 열었습니다. 그동안 울릉도에는 산소통을 메고 바다에 들어가는 ‘스쿠버다이빙’ 업체만 있었는데, ‘캄인블루’가 들어오면서 울릉도에도 프리다이빙 센터가 생겼습니다. ‘프리다이빙’은 산소통을 메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호흡을 조절해 바다를 유영합니다. 안전한 다이빙을 위해 전문 자격을 갖춘 선생님의 지도를 따라 안전 수칙과 호흡 방법 등 이론 수업을 거쳐 바다에 들어갑니다. 안정적인 호흡을 위해 다이빙을 하기 전에는 커피나 술도 금지할 만큼 엄격하기도 하고, 내 호흡을 조절하고 스스로에게 몰입한다는 점에서 명상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프리다이빙센터 전경과 프리다이빙 현장 ⓒ 캄인블루


‘캄인블루’를 운영하는 지성훈 씨와 전성호 씨는 이집트 다합에서 처음 만났어요. 세계 여행을 하던 성호 씨는 수영은 물론 물 공포증까지 심했는데 다이버의 성지라 불리는 다합에서 프리다이빙을 접하고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요. 성훈 씨 역시 원래 하던 일을 정리하고 다이빙을 새로운 직업으로 삼기까지 인생에 큰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비슷한 생각을 합쳐 ‘캄인블루’라는 다이빙센터를 만들고 많은 사람에게 깊은 물 속 세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수도권에 있는 수영장에서 수업하다 보니, 바다로 나가고 싶은 생각에 여러 지역을 둘러보다가 울릉도를 알게 되었다는 그들. 워낙 수심이 깊은 탓에 울릉도는 바다 수영이 쉽지 않은데요, 이런 점이 캄인블루에겐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울릉도에서는 배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가까운 바닷가에서 훈련할 수 있어요. 또 워낙 바다가 맑아서 수중 가시거리가 30m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게다가 동해 유일한 섬 울릉도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에 있어서 수중 생물이 다양하니 볼거리도 많습니다.


바다에 들어가기 힘든 겨울 6개월은 수도권에서 다이빙 수업을 하고, 바다에 들어갈 수 있는 계절 6개월은 울릉도에서 센터를 운영하며 울릉도 바다 다이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참고로, 이번 여름에는 울릉도의 첫 프리다이빙 대회도 개최한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에 있어요.


AIDA VERTICAL LIMIT ULLEUNG 2025


🌊 울릉도에 사는 디자이너와 작곡가
울릉공작소📍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3길 210-10


마지막은 저의 이야기로 맺어볼까 해요. 저는 2018년 여름에 처음 울릉도에 왔어요. 여름 울릉도 풍경이 너무 좋아서 다른 계절은 어떨지 궁금한 마음에 일 년을 살아보고, 또 다음 해를 살면서 지내다 보니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어요. 서울에서 디자이너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울릉도에서 먹고 살려니 직업을 살릴만한 직장은 마땅치 않고, 하던 일을 활용해서 울릉도에 많지 않던 기념품을 제작하게 되었어요. 

울릉공작소가 직접 만든 울릉도 기념들 ⓒ 울릉공작소


처음엔 기념품 판매처에 무작정 찾아가서 만든 물건을 들이밀었어요. 그렇게 조금씩 납품을 늘려가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 웹툰을 연재했어요. 자연스럽게 울릉공작소가 알려지면서 지자체에서 디자인 외주를 맡겨주셨어요. 현재는 제품 판매와 지역 디자인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울릉공작소 매장을 운영하다가 현재는 이전을 하면서 새로운 작업실을 준비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그동안 울릉도에서 사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마음이울릉울릉’을 발간했답니다. 작소 작가가의 울릉도 이야기가 더 궁금하시다면 책을 읽어봐 주세요

울릉공작소 전경, 책 ‘마음이 울릉울릉’ ⓒ 울릉공작소


2022년엔 작곡을 하는 제 남자 친구 박한영 씨도 울릉도에 들어와 함께 ‘울릉살이’를 하고 있어요. 한영 씨는 울릉도에서 작곡한 연주곡으로 앨범을 발매하고, 요즘은 울릉도 곳곳에서 피아노 연주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고 있답니다. 저는 앨범 디자인과 일러스트에 참여하면서 함께 작업을 하기도 해요. 

본천부 마을 청년 상점들이 모여서 열었던 호박나이트 ⓒ 울릉공작소


‘캄인블루’는 울릉도에서 알게 된 ‘대피소울릉’ 부부의 도움으로 대피소울릉 근처에 있는 곳에 다이빙 센터를 차렸습니다. ‘대피소울릉’을 찾은 숙박객이 ‘캄인블루’ 다이빙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하고, 반대로 ‘캄인블루’를 통해 울릉도에 다이빙하러 오는 교육생이 ‘대피소울릉’을 찾기도 해요. 2023년 여름에는 ‘본천부 마을’에 사는 ‘대피소울릉’, ‘캄인블루’, ‘울릉공작소’, 그리고 현재 나리분지에서 카페와 숙박을 하는 ‘나리상회’까지 합심해서 작은 음악회와 토크콘서트인 ‘호박나이트’를 열기도 했어요. 울릉도에 여행 온 분, 주민까지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한영 씨의 연주를 들으며 즐거운 밤이 되었습니다. 한 마을에 모여 서로 도우며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본천부 마을’ 청년들의 이야기,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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