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사이드잡 사업자등록을 해야 할까?

글, 산티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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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는 사업자등록을 해야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하고, 주민등록번호를 받게 되죠. 사업자도 비슷해요. 세법에서는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업자가 ‘사업자등록신청’을 하고 ‘사업자등록번호’를 부여받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사업자’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토지, 건축물, 기계장치 등 큼직한 물적 시설과 인적 자원(근로자)을 갖춘 기업이 먼저 떠오를 텐데요, 새로운 유형의 사업자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업이나 조직에 고용되지 않고 독립적인 자격으로 전문 기술, 능력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랜서는 물론, 여러 개의 사이드잡을 가진 N잡러와 긱 워커도 크게 늘었어요.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도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는 걸까요? 만약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있을까요?

사업자에 대한 과세, 면세

먼저 사업자라면 해야 하는 것에 대해 설명해 볼게요. 사업자는 ‘재화(재산 가치가 있는 물건)’ 또는 ‘용역(재산 가치가 있는 행위)’을 공급하게 되면 원칙적으로 부가가치세를 내야 해요. 

  • 이렇게 부가가치세를 내도록 하는 것을 과세라고 합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볼게요.

  •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만들어 팔면 부가가치세를 냅니다. 이때, 스마트폰은 재화입니다. 
  • 스타벅스가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팔아도 부가가치세를 냅니다. 고객이 스타벅스 매장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행위는 용역입니다.

단, 예외가 있어요. 세법에서 특별히 정하고 있는 재화나 용역을 공급할 때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돼요. 정책적인 목적 등 여러 이유가 있어요. 

  • 이렇게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것을 면세라고 합니다.

이것도 간단한 예를 들어 볼게요.

  • 동네 슈퍼마켓에서 파는 쌀과 채소는 면세입니다. 가공되지 않은 식료품이기 때문이에요. 
  • 동네 내과 병원에서 의사가 감기 환자를 진료하는 용역도 면세입니다. 국민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이죠.

갑자기 과세와 면세 얘기를 꺼낸 건, ‘프리랜서 등이 공급하는 용역이 과세 대상인지, 면세 대상인지’ 설명하기 위해서였어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을 때의 불이익과 직접 관련되는 내용이죠. 

면세 대상에 이런 것들이 있어요

부가가치세법에 면세 대상으로 규정된 것 중 ‘개인의 독립적 인적용역’이라는 것이 있어요. 개인이 ‘물적 시설 없이’, ‘근로자를 고용하지 아니하고’, ‘독립된 자격으로’ 다음의 용역을 공급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 저술, 서화, 도안, 조각, 작곡, 음악, 무용, 만화, 삽화, 만담, 배우, 성우, 가수 또는 이와 유사한 용역
  • 보험 가입자의 모집 등을 하고, 실적에 따라 모집수당 등 대가를 받는 용역
  • 저작자가 저작권에 의하여 사용료를 받는 용역
  • 고용 관계없는 사람이 다수에게 강연을 하고, 강연료, 강사료 등의 대가를 받는 용역
  • 개인이 일의 성과에 따라 수당이나 이와 유사한 성질의 대가를 받는 용역

수많은 내용 중 대표적인 것만 나열했는데도 꽤 많죠? 핵심은 개인이 ‘물적 시설 없이’, ‘근로자를 고용하지 아니하고’, ‘독립된 자격으로’ 위와 유사한 용역을 공급하고, 그 성과에 따라 수당이나 대가를 받는 경우 면세 대상이라는 점이에요.

그렇다면 프리랜서, N잡러, 긱 워커 등이 공급하는 용역은 대부분 면세 대상인 인적용역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겠죠. 

사업자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으면

부가가치세법은 사업자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재화나 용역을 공급한 경우 가산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사업자는 ‘과세사업자’를 뜻합니다. 그러면, 면세사업자는 부가가치세법에 규정된 가산세가 적용되지 않겠죠?

하지만 소득세법으로 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업자는 사업자등록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거든요.

즉, 면세사업자는 소득세법에 따른 사업자등록 의무가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모든 사업자가 사업자등록을 해야 합니다. 뭔가 말장난 같지요?

그런데, 여기에 빈틈이 하나 있어요. 소득세법에는 면세사업자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가산세를 부과한다는 규정이 없어요.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말이죠. 

그래서 많은 프리랜서, 보험모집인 등이 분명히 사업소득이 있는 사업자, 즉 소득이 발생할 때 3.3%를 원천징수 당하는 사업자인데도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가 많이 보이는 거예요. 

단, 주의할 점이 있어요

앞에서 언급한 면세 대상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을 다시 설명해 볼게요. 

  • 면세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물적 시설’이 없어야 하고
  •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여기서 물적 시설은 ‘계속적ㆍ반복적으로 그 사업에만 이용되는 건축물ㆍ기계장치 등의 사업설비(임차한 것을 포함함)’를 뜻해요. 

하지만 이 조건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아, 실무적으로 많은 이슈가 생기고 있습니다. 실제 과세당국의 유권해석 회신 사례를 몇 개 소개해 볼게요. 

  • 만화 작가가 배경 그리기, 채색 등을 보조하는 자를 고용하여 작업한 경우, 그 업무가 만화 용역 제공에 필수적으로 부수되는 것이면 과세, 단순 보조적인 것이면 면세 대상이라고 회신(2022.9.7)
  • 개인이 본인 소유의 오토바이를 이용하여 퀵서비스 회사에 운송용역을 제공한 경우에는 면세 대상이라고 회신(2008.4.1)
  • 다른 배달용역 업체의 일부 권역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하기 위해, 사업장 시설을 임차하고 다른 퀵서비스 라이더를 알선받아 함께 배달용역을 수행한 경우에는 물적 시설을 갖춘 것으로 보아 과세 대상이라고 회신(2018.3.9)

용역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다른 인적ㆍ물적시설의 도움을 받았고, 그 도움이 없었다면 용역 제공이 불가능할 정도의 것이라면 과세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보여요. 

그렇지만 모호함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때문에 순수하게 사업자 본인의 노동력에만 의존해 용역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해요. 

🗞 뉴스 속 세금 이야기


올해 초, 인기 웹툰 작가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슈된 적이 있어요.   

 

작가 개인이 취득한 저작권을 자신이 대주주인 법인으로 이전하고, 그 법인이 다른 웹툰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저작권 사용료를 받을 때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에요.

 

앞의 면세 대상 인적용역 부분을 다시 한번 볼까요? 개인이 물적 시설 없이 근로자를 고용하지 아니하고 독립된 자격으로 저작권 사용료를 받았다면 면세 대상입니다.

 

위 사례에서는 저작권을 최초 취득한 것은 작가 개인이지만, 저작권을 법인으로 이전하고 그 법인이 다른 사업자로부터 저작권 사용료를 받았습니다. 면세 대상이 아니게 되어서 부가가치세를 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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