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패션플랫폼인 쉬인(SHEIN)의 행보가 최근 글로벌 패션유통업계 트렌드의 중심에 서고 있어요. 쉬인의 공격적인 시장 공략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2022년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2023년에는 SNS 마케팅을 시작, 올해 6월 한국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했어요. 3년간 쉬인 이용 소비자가 10배로 늘어나는 성장 추세에 국내 패션유통업계는 크게 긴장하고 있어요. 아직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 등 우리나라 패션플랫폼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국내 활성이용자 수와 매출규모가 작지만, 글로벌 시장 전체를 보면 사정은 정반대예요. 쉬인은 2023년 글로벌 쇼핑앱 다운로드 2년 연속 1위, 미국 패스트패션 시장 50% 점유율을 자랑해요.
플랫폼 사업모델이 발전하고 있어요
2000년대 말부터 글로벌 패션유통산업의 ‘대세’가 된 SPA는 기획부터 생산·유통·판매를 일원화하는 방식으로 트렌드를 이끌었어요. 기존 패션브랜드는 의류를 디자인하고 생산해 시장에 내놓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유니클로나 자라 같은 SPA 브랜드는 모든 프로세스를 한 번에 소화하면서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어요. 유통 중간과정이 생략되며 비용이 줄었고, 빠르게 생산해 빠르게 소비한다는 ‘패스트패션’이라는 용어가 탄생할 정도였어요. 쉬인이 글로벌 패스트패션 시장을 장악하는 토대가 된 ‘S2B2C’(Supplier to Business to Customer) 모델은 SPA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모델로 평가받아요.
판만 깔아준다? 팔 것도 깔아준다!
S2B2C는 일종의 공급망이에요. 해당 구조 내에서 판매자(셀러)는 제품을 생산하거나 매입해 쌓아둘 필요 없이, 플랫폼이 제공하는 상품군 중에 판매 품목을 선택해 마케팅과 판매만 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어요. 실제로 쉬인은 해외 각국 디자이너와 직접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중국의 6천여 개 공장에서 저렴하게 의류를 생산, 개인 판매자가 다양한 디자인의 의류를 손쉽게 소비자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해요.의류의 디자인과 생산은 물론 재고관리와 배송까지 플랫폼에서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판매자들은 판매와 홍보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이 모델은 2018~2019년 중국에서 탄생해 미국 패션유통산업까지 진출했어요.
정인 한줄평
쉬인은 우리나라에서도 유명 쇼핑몰과 협업을 추진하는 등 의류 생산 자체를 ‘콘텐츠 개발’로 생각하고 접근해요. 이런 S2B2C 모델은 중국의 SNS형 이커머스플랫폼인 윈지(云集)가 2018~2019년쯤 처음 개발, 업계의 가장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어요. 이커머스 플랫폼은 우수한 판매자가 많이 들어와야 경쟁력이 유지·강화돼요. 이 모델을 채택한 플랫폼에서는 입점 판매자에 CS 관리나 상품판매교육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판매자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