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에서 만 65세 이후가 되어야지만 수령할 수 있는 국민연금과 다르게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만 55세 이후로 ‘언제부터 어떻게 연금으로 수령할지’ 시점을 선택해 연금 수령을 개시할 수 있습니다.
연금 계좌에 적용되는 세금 혜택은 크게 다음 세 가지예요.
- 과세이연: 말 그대로 세금 매기는 걸 나중으로 미뤄줘요
- 세액공제: 원래 내야 하는 세금에서 일부를 깎아줘요
- 낮은 세율 적용: 일반 세금보다 세율이 낮은 연금소득세를 적용해서 노후 세금 부담을 줄여줘요
세금을 미뤄주고 깎아주고 나눠줘요
그럼 연금계좌(퇴직연금 DC형, 개인형 IRP, 연금저축)에 가입해 연금을 만들어갈 때 어떤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퇴직연금 제도의 주요 개념은 연금술사 4화에서 확인해 보세요!
첫 번째 혜택은 적립금 납입 단계에서 받을 수 있어요
연금계좌(퇴직연금 DC형, 개인형 IRP, 연금저축)에는 1년에 최대 1,800만 원을 추가로 납입할 수 있어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볼게요. 기업과 함께 퇴직연금 DC형을 운용하는 직장인이라면, 기업이 낸 사용자 부담금이 나의 연금계좌에 들어 있을 거예요. 이 금액을 제외하고 내가 직접 1,800만 원까지 추가로 넣을 수 있다는 거예요.
여기서 기업이 넣어 준 사용자 부담금은 나의 소득이에요. 소득에는 언제나 세금이 붙지만 사용자 부담금이라는 소득에 대한 세금은 바로 물리지 않고 나중으로 미뤄줘요. 앞서 소개한 ‘과세이연’에 해당하는 거예요.
여기다가 내가 1년 동안 직접 납입한 최대 1,800만 원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매년 내가 납입한 금액 중 최대 900만 원까지 15%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내가 내야 할 세금 중 일부를 덜어낼 수 있어요. 이때 최대로 깎아주는 세금 한도는 105만 원이에요.
- 만약 1년 동안 받은 총급여가 5,500만 원을 초과한다면 12%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세금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최대로 깎아주는 금액은 84만 원이에요.
물론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고 해서 매년 900만 원까지 채워서 연금계좌에 무리해서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연금계좌는 무엇보다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데다, 소득이 아직 적은 상태라면 내야 할 세금 자체가 적어 세액공제 효과가 적을 수 있거든요.
두 번째 혜택은 적립금을 운용하는 단계에서 적용돼요
앞에서 기업 퇴직연금 DC형을 운용하고 있거나 개인형 IRP에 가입해 퇴직연금 계좌를 갖고 있다면, 계좌의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이때 투자를 통해 배당 수익을 얻거나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원래는 이자와 배당으로 얻은 이익에 대해서는 원천징수로 세금 등을 뗀 금액이 최종적으로 내 손에 들어와요. 하지만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해서 얻은 이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당장 부과하지 않아요. 바로 ‘과세이연’을 해준다는 뜻이죠.
세 번째 혜택은 퇴직급여 수령 단계에서 적용이 돼요
적립과 운용 단계에서 혜택이 있다면 연금을 수령하는 단계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도 당연히 준비돼 있어야 하겠죠. 그런데 이때 내가 갖고 있던 퇴직연금을 언제, 어떻게 수령하는지에 따라 혜택에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1) 퇴직연금 해지하고 일시금으로 받을래! (or 중도 인출 할래)
직장에 다닐 때 회사가 매년 납입해 준 ‘사용자 부담금’, 이게 과세이연이 된다고 했었죠. 만약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받으면 회사가 낸 사용자 부담금에 대해서는 이제껏 미뤄왔던 퇴직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여기서 내가 추가로 납입한 돈에 받은 세액공제 혜택이나, 적립금을 운용해서 얻은 이자와 배당 수익에도 과세이연 혜택을 받았었죠. 이 두 가지는 기타소득세로 분리 과세됩니다.
2) 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할래!
만 55세 이후가 되면 이제는 지금껏 퇴직연금계좌(퇴직연금 DC형, 개인형 IRP)에 쌓아둔 돈을 내가 설정한 주기와 금액에 따라 규칙적으로 받을 수 있죠. 이 방법이 바로 퇴직연금 제도를 통해 혜택을 누리는 최선의 방법이에요.
일단 내가 직장에 다닐 때 회사가 매년 납입해준 ‘사용자부담금’에 대해서는 퇴직소득세의 70%밖에 되지 않는 세율이 적용되는 연금소득세를 내면 됩니다.
일시금으로 몽땅 수령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세금도 몽땅 낼 필요가 없습니다. 올해 연금을 받은 금액에 대해서만 매년 연금소득세를 내면 돼요. 그러면 세금 부담이 훨씬 덜하겠죠? 연금으로 받은 돈 말고 남아있는 적립금은 계속해서 불려 갈 수 있으니 복리 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추가로 납입한 금액에서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과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연금소득세(3.3%~5.5%)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연금저축을 더한 연금계좌(퇴직연금 DC형, 개인형 IRP, 연금저축)에 대해서는 매년 1,200만 원까지 종합소득세와 분리 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 규모에 따라 세율은 높아지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노후에도 이런저런 소득이 많으면 세금 부담이 커져요. 하지만 연금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많이 물리면 원래 취지에 맞지 않죠. 그래서 과거의 내가 열심히 모아둔 연금에 대해서만큼은 올해의 종합소득에 합치지 않고, 특별히 소득을 따로 분리해서 더 낮은 세율로 과세해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거예요.
💌 <연금술사>는 매주 목요일 머니레터에 연재됩니다. (<머니로그>는 개편을 위해 잠시 쉬어가고 있어요. <연금술사> 연재를 마치는 대로 돌아올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