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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2018년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터키가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국제 갈등과 터키 정부의 금리 인하 정책 영향으로 달러-리라화 환율이 폭락했어요. 리라화 가치는 올해만 40%나 떨어지고 물가는 20%로 치솟았습니다. 올해 터키의 GDP는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물가가 ‘하루 새 2배’씩 오르면 아무 의미가 없겠죠.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터키는 세속주의 이슬람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슬람이라는 단일종교의 가르침에 따라 공공영역을 운영하면서도 사회적 개방성과 시장주의를 존중하려는 국가예요. 2014년부터 터키의 세속주의는 크게 흔들리게 됩니다. 에르도안 대통령 때문이에요.
2018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터키의 경제위기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강경 이슬람주의로 돌아서면서 경제 체제에도 종교성을 강요해 벌어진 일입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어마어마한데도 기준금리를 내리기만 했거든요. 제로금리 시대를 끝낸 우리나라와 반대 방향이죠.
이슬람교는 경전에서 ‘이자’라는 개념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슬람주의가 정치와 분리되지 않은 국가에서는 금융상품이 우리의 상식과는 다른 형태로 존재하고 있어요. 국제금융을 많이 취급하는 세계적인 금융기업들은 이슬람금융을 따로 둘 정도예요.
하지만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이슬람 특유의 금융 형태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금리를 낮추면 기업의 수출이 유리해져서 경제가 성장한다’, ‘고금리는 악하며, 이슬람주의적이지 않다’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거든요.
독자님이 알아야 할 것
✔️ 에르도안 대통령도 한때는 수렁에 빠졌던 터키 경제를 끌어올린 적이 있었다고 해요. 블룸버그에서 이 사태의 정치적 배경을 설명한 기사를 보도했으니 참고해보세요. 경향신문의 기사도 비슷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 2018년에 리라화가 폭락했을 때는 터키의 온라인 스토어에 접속해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사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전개되는 분위기예요. 리라화 가치의 변동성이 너무 커져서 애플은 터키에서 온라인 상품 판매를 중지했거든요.
✔️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에 우리나라는 선제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올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높여 ‘제로금리’ 시대에서 벗어났어요. 하지만 터키는 물론 다른 국가들도 괜찮아야 우리나라도 진짜 괜찮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