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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우리나라의 물 성분이 유럽과 달라요
우리나라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의 차이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영국에서는 3분, 우리나라에서는 1분’이에요. 무슨 말인지 궁금하시죠? 컵라면 이야기가 아닌, 차를 우리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의 물은 비교적 부드럽고 미네랄 성분이 적은 연수에 가까워요. 반면 영국 등 홍차를 즐겨 마시는 나라들은 경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경수로 차를 우릴 경우에는 연수보다 차 성분이 우러나는 시간이 더 필요해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 영국에서 티백을 우릴 때 3분이 필요하다면 한국은 1분이면 충분하답니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티백 뒷면에 적혀있는 설명서만 보고 무조건 3분을 기다리죠. 가끔 깜빡해서 5분씩 우리기도 하고요. 그러면 맛이 어떤가요? 아주 쓰고 떫게 느껴져요. 티백을 이용해 차를 마실 때는 한국 물의 특징에 맞게 1분 정도 우려서 먼저 맛을 보고, 입맛에 맞게 시간을 조절하면 좋답니다.
둘째, 티백을 넣는 순서가 잘못되었어요
우리는 보통 티백을 먼저 넣고 물을 붓죠. 하지만 사실은 반대로 해야 해요. 따뜻한 물을 머그잔에 먼저 따르고 그 위에 티백을 살살 얹어 보세요. 겨우 이 과정 하나 때문에 맛이 정말 달라지냐고요? 네, 아주 큰 차이가 있답니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립톤’, ‘트와이닝’, ‘아마드’ 등 대부분의 홍차는 영국 브랜드들이 많고, 주로 인도와 스리랑카산 원료를 사용해요. 이 차들은 대체로 우리나라 찻잎보다 크고 떫은 맛이 나기 때문에 설탕과 우유를 섞어 마시는 밀크티가 발달한 거예요. 요즘은 온전한 찻잎이 들어간 고급 티백도 많지만, 마트에서 파는 것들은 대부분 저품질의 잎차를 가루 형태로 만든 것이라고 보시면 돼요. 이런 차는 떫은 맛이 아주 잘 우러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을 잔에 먼저 넣고 티백을 아기 다루듯 물 위쪽으로 살살 넣어주는 방법을 써야 해요. 이 과정을 ‘상투법’이라고 해요. 그러면 맛이 부드럽고 차 본연의 맛이 잘 우러난답니다. 순서만 바꿨을 뿐인데 맛이 달라진다니 신기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