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이 무조건 더 안전하다는 건 오해예요
‘예금보다 안전하다는 것이 채권의 큰 장점’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접해 본 적 있으신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채권 중에는 예금보다 안전한 채권이 있고, 예금과 위험이 동일한 채권이 있고, 예금보다 위험한 채권도 있어요.
먼저, 국가에서 발행한 국채와 국가가 소유한 공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예금보다 안전해요. 국가는 원리금을 미지급할 위험이 없고, 한국전력이나 가스공사같이 정부가 소유한 공기업은 나라에서 재정을 지원해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에요.
은행에서 발행한 채권은 예금과 위험이 거의 유사해요. 만약 은행이 부도가 나면 예금자와 채권자 모두 원리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낮아요.
일반적으로 민간 기업은 은행보다 위험해요. 신한은행, 국민은행 같은 우리나라 시중은행들은 수익성도 좋고 우량한 부동산 담보 위주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부도 위험이 극히 낮아요. 하지만 일반 기업들의 신용도는 SK텔레콤 같은 초우량 기업부터 상대적으로 부채 비율이 높은 건설업종 기업까지, 다양하게 분포해요.
은행 예금의 경우 각 은행당 5000만 원까지는 예금자보험제도를 통해 국가에서 원금과 이자 지급을 보증하고 있어요. 따라서 5000만 원까지는 예금이 은행채보다 더 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어요. 은행별로 5000만 원씩 분산 예치하면 꽤 큰 금액을 국가 보증하에 보관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은행은 정부 규제하에 매우 안전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은행이 발행한 채권은 위험이 극히 낮아요.
일반적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민간기업은 규모가 중견기업 이상이예요.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원리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모든 금융 거래가 중단되고 사업을 할 수 없어요. 따라서 원리금 상환은 기업의 최우선 순위고요, 신용위험이 있는 회사채 투자도 주식 투자보다는 훨씬 안전한 투자라고 볼 수 있어요.
채권의 신용위험 이해하기
지금까지 설명해 드린 내용을 정리하면 채권은 국채, 공기업 채권, 은행채, 회사채 순으로 안전해요. 하지만 개인이 채권에 투자할 때 발행 기업 이름만 가지고 위험도를 판단하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채권발행자의 신용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신용등급이 존재합니다. 신용평가사는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해서 채권발행자의 신용위험에 등급을 부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