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어피티에게 말해주세요> : 데이트 비용, 어떻게 나누고 조율할까요? 🎤

연애할 때 돈 이야기는 언제나 중요했어요.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75년에 서울 소재 한 대학교에서 대학생 413명 대상으로 데이트 시 경제적 행동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어요. 대학생 연인들은 주로 일주일에 한 번 만났고(35%), 주된 데이트 장소는 다방이었으며(92%), 한 번 만날 때마다 500원 이내 비용 지출을 했다고 해요(33%). 지금 보아도 관심이 가 흥미로운 이야기죠?


1975년은 일반 직장인의 월급이 4만~5만 원이던 시절이고, 노동시장도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에요. 평범한 2030 세대의 초상도 요즘과는 차이가 있죠. 50년간 우리가 데이트 비용을 나누고 조율하는 모습은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9월 ‘어피티에게 말해주세요’ 코너는 42만 <머니레터> 구독자 여러분에게 의견을 구했어요. 9월 20일 기준 모두 1,896명의 MZ세대가 응답해 주셨답니다. 지금부터 그 결과를 함께 살펴보아요.


첫 만남 비용 지불 모습, 관계 시작 신호일 가능성이 커요

첫 번째 질문은 ‘첫 만남, 데이트 코스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식사 비용은 어떤 방식으로 나누는 것이 가장 편하고 자연스러운가요?’라는 내용이었어요. 1차·2차 서로 한 번씩 낸다면 1차는 누가 내도 상관없다는 응답이 51.5%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는 식사 비용(1차)은 상대방이 내기를 기대한다는 응답이 29.2%로 뒤를 이었어요. 내가 내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는 응답도 12.3%로 적지 않았어요.

이 결과를 해석할 수 있는 힌트는 주관식 응답에서 등장했어요. 많은 응답자가 ‘다시 보고 싶지 않으면 더치페이, 더 만나고 싶으면 1차를 계산, 혹은 남은 데이트코스에서 2차를 사거나 다음 만남 때는 내가 사겠다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약속을 잡는다’고 답했어요. 각자 자기 몫을 계산하는 것이 좋다는 더치페이 응답은 3%대로 드러났어요. 첫만남 식사비용 지불 방식으로 거의 선택받지 못한 셈이죠. 첫 만남에서 식사 비용 지불 방식을 자연스러운 관계 시작의 신호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데이트비용, 자연스러운 것이 최고예요

첫 번째 질문에서 관계의 시작 시점을 물어보았다면, 두 번째 질문에서는 이미 연애 중인 상태에서 어떻게 경제생활을 꾸려나가면 좋을지 물어보았어요. 그때그때 자연스럽게 번갈아가며 계산하면 좋겠다는 응답이 48.7%로 가장 많았어요. 자연스러운 비용 계산을 최고로 선호한 셈이죠. 그다음으로는 형편이 되는 사람이 조금 더 부담한다는 응답과 데이트통장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이어졌어요.

비용이 부담될 땐 연인이 힘을 합쳐 해결해요

한창 마음을 키워가는 시간에는 간절히 보고 싶은 마음에 자주 만나다 보니 서로 데이트 비용이 부담되는 시기가 오기도 하죠. 그럴 때는 어떻게 조율하면 좋을지 물어보았어요. 성별과 상관없이 비용이 덜 드는 데이트 방식을 찾아보겠다는 응답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어요. 신기할 정도로 나머지 응답 비율도 서로 비슷했어요. ‘부담되더라도 보고 싶으면 보는 것이 연애’라는 응답도 고르게 분포했어요.

돈 이야기에는 항상 신뢰가 먼저예요

연애 중 데이트 비용 이야기를 처음 꺼내는 타이밍은 언제가 가장 좋을까요? 9월 ‘어피티에게 말해요’ 서베이에 응답해 주신 분들은 절반 이상 ‘일정 기간이 지나서 서로 익숙해졌을 때’를 선택했어요. 돈 이야기처럼 민감한 주제를 꺼내고, 또 합의하려면 서로서로를 믿고 있다는 신뢰 형성이 필수예요. 여행이나 이벤트처럼 평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돈이 들어갈 만한 계기가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꺼낸다는 의견도 각각 20% 전후로 낮지 않았어요.

비용 얘기 꺼낸다고 집착은 아니에요

안그래도 민감한 돈 이야기, 연애할 때 연인에게 꺼내기에는 어색하고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도 해야 하는 이야기지만 망설이게 되는 이유를 물어봤을 때, 내가 돈에 집착하는 사람처럼 보일까봐 걱정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어요. 자신이 너무 돈, 돈, 돈만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보일까봐 걱정했죠. 하지만 두 사람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예요. 너무 어려워 하다가 적당한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주관식 의견도 적지 않게 들어왔어요.

가장 좋은 팁은 ‘솔직한 대화’예요

이번 ‘어피티에게 말해요’ 서베이에서 재미있었던 점은 연애&데이트 돈 관리 꿀팁 공유를 요청한 질문에 들어온 피드백들이에요. 보통 팁을 여쭤보면 정말 알찬 자신만의 방법을 알려주시는데요, 이번에는 조금 달랐어요.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의견 합의라도 본 것처럼 이렇게 외쳤답니다.


“대화를 하세요! 꼭이요.”


관계 유지의 기본은 솔직한 대화를 통해 진심을 나누고, 신뢰를 구축하는 거죠. 그보다 더한 ‘팁’은 존재하지 않나 봐요. 


다만 대화하라는 말 뒤에 붙는 팁은 나름 다양했어요. 대화를 통해서 서로 확실하게 쓸 때와 아낄 때를 합의하라는 이야기, 오히려 너무 칼같이 나누려고 하는 것이 관계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게 만들 수 있으니 무엇을 위해 연애하고 있는지 잊어버리지 말라는 말도 있었어요. 각자 사정이 다른 만큼 분명 누군가는 돈을 더 쓰게 될 수밖에 없으므로 남과 비교하면 안 된다,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를 기준으로 삼지 말라는 조언도 있었죠.


물론, 진짜 꿀팁도 들어왔답니다. 데이트 코스를 짤 때 유튜브 콘텐츠를 활용해서 쫀쫀하고 치밀하게 계획하면 자연스럽게 데이트비용을 아끼게 된다는 경험담이 들어왔어요. ‘만 원의 행복’처럼, 미션 수행하듯이 예산을 정해두고 데이트하는 것도 색다르고 재미있다고 해요. 또 국회의사당을 데이트 코스로 추천하기도 했어요. 국회의사당은 도서관 이용이 무료이고 구내식당도 5,000원대라 저렴하다고 합니다. 


참, 데이트 통장 자체의 선호도는 20%대에 그쳤지만, 실제 데이트통장을 이용하시는 분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어요. 이용을 강력하게 추천하면서, 데이트통장은 토스 모임통장이 쓸만하다는 응답도 여러 개 눈에 띄었답니다. 각자 비용을 분담할 때, 통장 쪼개기 하듯 카테고리를 정해서 결제하면 나중에 조율하기 편리하다는 팁도 있었어요.


백 쌍의 커플이 있으면 정답도 백 개

데이트 비용을 어떻게 나누고 조율할지는 시대마다, 또 커플마다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서로 대화하며 신뢰를 쌓아나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중요해요. 돈 이야기는 때로 부담스럽지만 그 순간을 지나야 두 사람의 관계가 더 단단해져요. 그러니 지금 누군가와 마음을 키워가고 있다면, 조금 더 용기 내어 대화를 시작해 보세요. 그 솔직함이 두 사람의 미래를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힘이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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