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의 기쁨과 슬픔

글, 솔별

📌 ‘재테크’ 하면 주식, 투자 같은 단어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투자로 돈을 불리는 만큼, 지출을 줄이는 것도 정말 중요한 재테크 방법이에요. 바로 그 방법, 상하수도 설계사 솔별 님이 알려드립니다. 일상 속에서 줄줄 새는 돈을 꽉 막아줄 방법을 소개할게요!

솔별: 저는 40년 넘은 단독주택의 옥탑방에서 살고 있습니다. 옥탑방의 낭만이 있지만, 단열이 안 되어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삶의 애환도 공존하는 곳이에요. 오늘은 애환과 낭만이 공존하는 옥탑방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지난화 보러 가기

저렴한 월세, 약간의 낭만이
옥탑방으로 이끌었어요

2021년 5월 봄, 옥탑방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30만 원이라는 저렴한 월세가 가장 큰 메리트였어요.

원하는 목표금액까지 저축하기 위해서는 월급에서 주거비를 절약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40~50만 원 이내로 주거비를 지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한정된 예산에서 금액대가 합리적인 곳을 추려보니 이 옥탑방이 남았어요.

옥탑방 생활이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나름의 재미도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곳에 자리 잡게 되었죠.

옥탑방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옥탑방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맑은 하늘을 넓게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지하철과 사무실만 오가는 어두운 평일을 벗어나, 주말에 날씨 좋을 때, 창밖에서 방 안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보면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식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행복한 ‘식집사’ 생활도 누릴 수 있어요. 저도 작년 봄에 구청에서 상추 모종을 받아와서 키웠는데요, 볕을 잘 받다 보니 거의 제 가슴 높이만큼 자랐답니다. 

방문과 창문을 열어 두면 환기가 빠르게 된다는 장점도 있어요. 외부 온도와 실내 온도를 거의 비슷하게 맞출 수도 있고요. 

그리고 빨래 건조에는 뜨거운 햇볕만큼 강렬한 것이 없죠. 미세먼지 없는 여름이라면, 3~4시간 널어도 자외선 소독에 건조까지 일석이조예요!

물론, 단점도 확실해요

옥탑방은 단열에 취약해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습니다. 게다가 저희 집 창호는 새시(a.k.a. 샷시)가 아닌 나무 창문이라, 겨울에는 추운 바람이 숭숭 창문 틈새로 들어와요.

화장실과 부엌도 옥탑방 옆에 조립식 패널로 만든 공간이라, 빈틈으로 겨울바람이 비집고 들어옵니다. 여름이면 이상한 벌레들이 나타나기도 하고요.

👉 상하수도 설계사가 말하는 TMI

옥탑방의 용도가 원래는 물탱크실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예전에는 상수도 보급이 지금처럼 잘 돼 있지 않아서, 높은 층까지 한 번에 상수도관의 압력으로 물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건물 꼭대기 층에 물탱크실을 만들어 물을 한 번에 받아 두고 각 가구로 물을 내려줬어요. 그러다 90년대부터 직결 급수로도 높은 층의 여러 가구에 한 번에 물을 보낼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지면서 물탱크실이 필요 없어졌습니다.

이후 물탱크실이었던 작은 옥탑방을 개조해 보일러, 부엌, 화장실 등을 설치하면서, 지금의 옥탑방 주거 공간으로 바뀌었어요.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갔던 지난 겨울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가는 날도 있었는데, 그런 날이면 수도관이 꽁꽁 얼거나, 보일러가 얼어 터질까 걱정되어서 집을 오래 비우지 못했어요.

게다가 가스 요금까지 올라서, 함부로 보일러 온도를 올리기에는 주머니 사정이 걱정됐어요.  ‘주거비 절약’이라는 옥탑방살이 목적에 어긋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지난 겨울은 작년에 비해 적게 썼는데도 사용요금이 1만 원 정도 더 비싸게 나오기도 했어요.

👉 현재 주거 중인 옥탑방 겨울철 도시가스 지출내역 비교

  • 2022년 1월: 사용량 78.86𝑚3, 54,220원
  • 2023년 1월: 사용량 67.82𝑚3, 64,490원

그래서 저는 다양한 방법으로 추운 겨울나기를 준비했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동파 방지 방법부터 겨울철에 필수로 챙겨둬야 하는 아이템을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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