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어피티: 회계는 힘이 셉니다.
the 독자: 갑자기요?
어피티: 재무제표, 가계부 같은 회계 장부를 쓰는 법은 크게 두 가지 있습니다(단호).
the 독자: (포기) 네, 네. 들어나 볼게요.
회계(會計). 수입이 얼마고 지출이 얼마인지, 매달 혹은 매년 남은 돈은 얼마고 나갈 돈은 얼마인지, 숫자로 기록을 남기는 것을 뜻합니다.
회계는 돈 관리의 구구단과 비슷합니다. 돈을 벌고, 쓰고, 저축하고, 갚는 과정을 계산하는 규칙이거든요. 이 규칙은 내 돈뿐 아니라 회사의 돈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회계를 알면 온 세상의 돈이 어떻게 흘러 다니는지 볼 줄 아는 능력이 생깁니다. 이 능력, 탐나지 않으신가요? 오늘부터 연재되는 <어피티 믿고 회계하세요> 시리즈만 따라오세요. 돈을 보는 눈이 생기도록, 회계에 대한 기초 지식을 알려드릴게요!
꼬부기 말고 단식부기
우리가 가계부에 활용하는 ‘단식부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됐습니다. 기원전부터 문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단식부기 회계장부가 존재했어요.
익숙하시죠?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가계부는 단식부기의 형태를 갖고 있어요. 단식부기는 단 두 개의 요소로 이뤄진 장부입니다.
- 언제 얼마 썼음
- 언제 얼마 들어옴
단식부기에는 ‘저장’이나 ‘미래의 수익’, ‘대출’이나 ‘할부’처럼 시간 개념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지금 ‘여기에 있냐, 없냐’만 보는 순수 재고 조사처럼요.
단식부기는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쓰였습니다. 옛날, 더 옛날에는 바를 정(正)자나 쐐기 표시(/////)를 그려가며 참외 한 개, 두 개 하는 식으로 사용했어요. 이런 형태의 단식부기는 우리가 아는 아라비아 숫자(1, 2, 3, 4, 5, …)가 발명되기 전부터 있었답니다.
돈의 과거와 미래는 어떻게 기록할까?
인간이란 과거를 추억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동물입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의 경제생활에도 돈의 과거와 미래라는 개념, 즉 금융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해요.
독자님께 질문을 드려볼게요.
Q1. 주택담보대출이 2억 원 남아있는 상태에서, 월급을 받아 잔고가 300만 원이 되었습니다. 이 상황을 가계부에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요?
Q2. 편의점에서 1,500원짜리 붕어싸만코를 샀습니다. 결제는 신용카드로 해서 당장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지는 않았어요. 이 상황을 가계부에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요?
두 상황 모두, 우리가 흔히 쓰는 단식부기 가계부에는 기록하기 어렵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대출이라는 미래의 돈을 끌어다가 썼고, 두 번째는 현재에는 반영되지 않는 과거의 지출이 있는 상황이에요.
둘 다 돈의 과거와 미래가 얽혀진 상황인데요. 이럴 때는 과거, 현재, 미래의 돈 흐름을 기록할 수 있는 ‘복식부기’가 필요합니다.
복식부기로 무엇을 기록할 수 있을까?
복식부기란 이런 것을 뜻합니다.
- 거래 8요소로 계정을 나누어
- 자산 증감과 손익 발생을 따로 기록하고
- 자기검증이 가능한 체계를 가진
- 재무상태표, 포괄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자본변동표, 주석 다섯 개로 구성된 재무제표
복식부기를 사용하면 이런 것들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 신용카드 할부 계산
- 지난해에 사서 이제는 중고가 된 내 자동차의 가치 계산
- 올해 열심히 갚은 주택담보대출 계산
- 퇴사할 때 받게 될 퇴직금 변동 계산
the 독자: 단식부기는 이해돼요. 우리가 쓰는 가계부 같은 거잖아요. 그런데, 복식부기는 어려워요. 싫습니다!
어피티: 복식부기는 엄~청 중요해요. 프랑스 국왕 루이16세와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이 중요성을 설명해줄 겁니다.
the 독자: 엄청 지루할 것 같은 이름인데요.
어피티: 프랑스 혁명이 복식부기 회계장부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고 해도요?
프랑스 혁명에 복식부기 회계장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아시나요? 복식부기는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다음 화에는 복식부기가 빛났던 옛날 이야기를 가지고 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