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주식을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 ETF를 주목하세요

글, 나수지


📌 필진 소개: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나수지입니다. 주식시장을 분석하고 재테크 트렌드를 살펴서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제 콘텐츠를 접하는 모든 분의 시간은 아껴드리고, 돈은 불려 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재테크를 손쉽게 도와주는 도구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자세히 뜯어볼게요. 하나하나 읽다 보면 ETF가 어떤 상품인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감을 잡으실 수 있으실 거예요!


여러분은 중국 음식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무척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짜장면과 짬뽕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짬짜면은 희대의 발명이라고 생각해요. 바쁘디바쁜 현대인이 메뉴 앞에서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준 획기적인 아이디어죠. 취향에 따라 짬볶밥(짬뽕+볶음밥) 탕짜면(탕수육+짜장면) 탕볶밥(탕수육+볶음밥) 등 시도할 수 있는 꿀조합이 무궁무진해요.


짜장면+짬뽕+기스면 = ETF(?)
상장지수펀드(ETF) 연재를 중국집 반반 메뉴 이야기로 시작한 건 ETF와 짬짜면이 꽤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당혹스러운 부분은 아마도 ‘이 많은 주식 중에 뭘 살지 모르겠다’는 걸 거예요. 국내 증시 상장사는 대략 2,500개,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기업은 6,000개가 넘어요. 빽빽한 중국집 메뉴판 앞에 섰을 때처럼 고민이 깊어지는 순간이지요.

그럴 때 짬짜면 같은 해결책이 있으면 어떨까요? 하나만 고르면 실패할까 봐 망설여지니까,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다면요? 그게 바로 ETF예요. 수많은 주식시장 종목 가운데 반도체 기업만, 자동차 기업만, 혹은 K-팝 관련 기업만 골라 담아 ‘주식의 꾸러미’를 만든 거죠. 조합은 끝도 없이 다양해요. 한국 미국 중국 일본처럼 나라별로 주식을 모아서 만들 수도 있고, 양자컴퓨팅이나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최근에 떠오르는 업종의 주식만 모아 놓을 수도 있죠.

ETF로 투자하면 고민의 범위가 줄어요
이렇게 다양한 주식 꾸러미를 만들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일단 의사결정에 드는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요. 주식에 투자할 때는 많은 고민이 필요해요. 어떤 국가에 투자할지, 그중에서 어떤 업종을 골라낼지, 해당 업종 가운데서는 어떤 기업이 좋을지 고민해야 하죠. 한 기업을 골랐다고 하더라도 이 기업에 내가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기지는 않을지 꾸준히 주시해야 해요.

ETF로 투자할 때는 내가 판단할 범위를 줄일 수 있어요. 업종은 잘 모르겠지만 미국 주가가 꾸준히 오를 것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미국 주식 전반에 투자하는 ETF를 고르면 돼요. 미국 주식 가운데서도 AI 기업이 미래를 끌어 나갈 것 같다면, 미국 AI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고르면 되죠. 이런저런 고민이 다 싫다면 전 세계 주식 전체에 투자하는 ETF를 고를 수도 있어요. 내가 선호하는 투자 아이디어에 따라 취향껏 ETF를 고르면 됩니다.

ETF는 실시간으로 어떤 주식을 담고 있는지 알려줘요
ETF라는 주머니 안에 어떤 주식을 담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이게 왜 장점인지는 펀드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어요. 우리가 아는 펀드는 보통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가입하는 ‘뮤추얼 펀드’예요. 이런 상품들은 우리의 돈을 받아서 펀드매니저가 컨셉에 맞게 주식을 굴려 주는 역할을 해요. ‘미국 기술주 펀드’라면 미국 기술기업 가운데 펀드매니저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종목을 골라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내도록 노력하는 상품이죠.

펀드매니저가 언제, 어떤 종목을 담았는지가 펀드의 경쟁력이다 보니, 펀드 안에 어떤 주식이 담겨있는지는 맛집의 비밀 레시피처럼 밖에선 잘 알 수 없어요. 공식적으로는 분기별로 공개되는 정보를 통해 어떤 종목을 담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을 뿐이에요. 시차가 있기 때문에, 펀드를 굴리는 운용사와 운용역이 수익을 잘 내줄 거라고 믿고 맡겨야 하죠.

기존 뮤추얼펀드가 ‘요즘 가장 잘나가는 여러 메뉴를 알아서 조합해 드릴게요’하는 방식이라면, ETF는 ‘여러 메뉴를 정해진 비중으로 담아드릴 테니 좋아하는 조합을 고르세요’하는 식이죠.


ETF는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요
ETF는 펀드매니저의 개입이 적기 때문에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요. 뮤추얼펀드가 대략 1년에 펀드 자산의 1~2% 정도를 수수료로 가져간다면, ETF는 0.5~1% 정도밖에 떼지 않아요. 펀드의 절반 수준이죠. 코스피200 지수에 투자하는 ETF, S&P500 지수에 투자하는 ETF처럼 운용사마다 차별성을 두기 어려운 상품이라면 수수료를 거의 떼지 않는 수준까지 비용이 떨어져요. 싸게 투자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더 높아진다는 의미예요.

ETF는 거래도 편리해요. 여러 가지 주식을 한 번에 담는다는 점에서는 펀드와 비슷하지만, 거래는 주식처럼 하면 돼요. ‘상장’ 지수 펀드라는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주식시장이 열리면 주식을 거래할 때처럼 똑같이 사고팔 수 있죠.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가입하는 뮤추얼 펀드는 사고파는 데 최소 2거래일 이상 시간이 걸리지만, ETF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런 ETF는 누가 만들까요? 자산운용사입니다. ETF에 어떤 기업을 담을지, 어느 기업에 더 많이 투자할지, 운용사의 몫으로 얼마를 가져갈지 등 ETF라는 ‘메뉴’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모든 역할을 자산운용사가 해요. 그래서 식당마다 음식 맛이 다르고 조합이 다르듯이, 같은 ‘반도체 ETF’라도 어떤 운용사에서 만들었느냐에 따라 들어가 있는 주식이나 비중도 각각 달라요.


그렇다면, 수많은 ETF 중에서 어떤 ETF가 내 입맛에 꼭 맞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다음 시간에 알아볼게요.

경제 공부, 선택 아닌 필수

막막한 경제 공부, 머니레터로 시작하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잘 살기 위한 잘 쓰는 법

매주 수,금 잘쓸레터에서 만나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