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망은 크게, 그러나 하루 목표는 작게

글, 김얀

Photo by alinabuphoto on envato

저의 책 <오늘부터 돈독하게>를 읽은 독자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저에게는 캐시(Cash)라는 돈 공부 메이트가 있습니다. 캐시는 저보다 13살이 어리지만, 저는 그녀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지금도 배우고 있죠. 

25살의 캐시는 저에게 ‘경제적 자유’의 중요성을 처음 알려주었습니다. 이제껏 책이라곤 문학만 보고 살던 저는 ‘경제’처럼 골치 아픈 단어가 모두가 원하는 ‘자유’라는 단어와 하나로 묶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지요. 그로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경제적 자유’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돈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반쯤 되었을 때, 저는 5개의 수익 파이프라인을 갖고 난생처음 월 1천만 원에 가까운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마흔다섯 살까지 현금 자산 10억 원 모으기’라는 목표를 세웠기에, 하루에 5시간도 자지 못하고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월 1천만 원을 벌었다는 기쁨보다 이 수입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 와중에 또 다른 사업 계획을 짜느라 이미 몸과 마음은 크게 지친 상태였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나름대로 대단한 성취를 이뤄낸 것은 맞지만, 계속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건지 혼란스럽기도 했고요. 

만약 10억 원을 모으게 된다면
주변의 20억 원, 30억 원 가진 사람들을 보고
또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대체 얼마나 있어야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다는 걸까? 

이런 의문이 들 때, 캐시를 다시 만났습니다. 

“캐시, 너는 얼마나 있으면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음, 저는 1조 원 정도 벌게 되면 그때는 스톱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뭐…? 1조 원…?”  

난생처음 들어보는 단위의 돈. 저는 이제껏 그 정도의 돈의 단위는 상상해 본 적도 없었는데 캐시는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말할 때 대부분 10~30억 원을 이야기하고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본인이 만들 수 있다는 돈의 단위 중에서 조 단위를 말하는 여자는 캐시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무리 야망을 크게 가졌더라도 조 단위 돈을 버는 것이 과연 가능하냐고, 너무 허무맹랑한 꿈이 아니냐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1조 원이라는 돈을 만든다는 것이 영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스타트업에서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되는 기업을 ‘유니콘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쿠팡, 무신사, 마켓 컬리, 토스 등이 바로 그런 기업이죠. 그런 기업도 결국은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작은 스타트업에서부터 시작했으니 우리 역시 그런 아이디어를 못 만든다는 법은 없습니다.

캐시의 말을 듣고 저도 ‘조 단위의 대부호’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조 단위의 돈은 ‘월 1천만 원’, ‘1~2억 원’을 벌겠다고 아등바등한다고 벌 수 있는 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38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해 이것저것 준비할 시간 없이 바로 파이프라인을 만들며 당장의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아직 20대인 캐시는 다양한 타이탄의 도구를 모아가며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1조 원이라는 큰 야망을 가진 캐시는 ‘밤 9시부터 침대에 누워 핸드폰 대신 책을 보다 12시 전에는 잠드는’ 소소한 일일 목표를 지키는 중입니다. 

저 역시 ‘아침에 물 한 잔’이라는 일일 목표가 있는데, 캐시를 따라 작은 목표 몇 가지를 더해서 저만의 데일리 루틴을 완성하고 열심히 실천하는 중입니다. 

  1.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 마시기
  2. 하루 30분은 내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기(걷기나 줄넘기, 하다못해 스트레칭이라도) 
  3. 밤 12시에는 잠들기 

이렇게 작고 쉬운 목표들을 세워 매일 성취감을 쌓고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조 단위의 대부호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해서 대부호가 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원래 세상엔 10억에서 20억 원을 가진 부자들은 생각보다 많지만, 조 단위 부자들은 몇 없으니까요. 이렇게 생각하면 또 마음이 편해집니다.

저는 이미 돈 걱정에서는 벗어났고 잘 자고, 잘 먹고, 좋은 친구들과 같이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미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 김얀 님의 <돈독한 트레이닝>은 매주 화요일 머니레터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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