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결성해서 한강 버스킹 하는 🎤 ‘슈퍼스타 K’ 출신 선생님의 정체 🎸


글, 드림쉽 김민수 선생님


📌 코너 소개: ‘쓴생님’은 ‘돈 잘 쓰는’ 방법을 넘어서 ‘마음’과 ‘시간’, ‘물건’ 등 ‘쓰다’의 쓰임새를 조금 더 다양한 삶의 영역으로 확장한 코너예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우리 삶에서 마주하는 모든 ‘쓰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요.

안녕하세요, 잘쓸레터 독자 여러분! 저는 학생들을 위한 꿈 커뮤니티 드림쉽(Dream-ship)을 운영하는 선생님, 김민수입니다. 모든 삶의 쓰임새에 대해 전문가들이 이야기해 주는 새로운 코너, ‘쓴생님’의 첫 번째 글을 쓰게 되어 많이 긴장되네요. 지난주, 대한민국 최대 이벤트 중 하나인 수능이 있었는데요. 이맘때면, 진로 때문에 갈팡질팡했던 어린시절이 떠오르곤 해요. 그래서 저는 포기한 줄 알았던 꿈의 새로운 페이지를 써내려 갔던 경험에 관해 여러분에게 공유해 드리려고 해요.

슈퍼스타 K, JYP 오디션 출신(?)
가수지망생이 장래희망란에 고쳐 쓴 꿈은?


여러분의 어린 시절 꿈은 무엇이었나요? 원래 저는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학교 합창단 활동은 물론, 교육청 중창 대회 학교 대표로 나가고,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친구들과 ‘네잎 클로버’라는 팀으로 슈퍼스타K에 도전하기도 했어요. 아쉽게도 결선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이후 JYP 오디션에 도전하기도 했죠.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깨달았어요. 노래를 특별히 잘하는 것도, 외모가 빼어난 것도 아니라 가수가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걸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서글펐지만 무엇보다도 제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많이 사라졌어요. 


그래서 성적통지표 장래희망란에 다른 꿈을 써내려가기 시작했죠.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 오던 ‘선생님’이란 꿈을 키워나간 거예요. 하지만 초등교사가 되려면 교육대학교에 진학해야 하는데, 고등학교 1학년 첫 시험 후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이 그 꿈을 흔들었어요. 제 성적으로는 교대 진학이 불가능하다며 다른 진로를 추천해 주셨거든요.


제 꿈을 스스로 찾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추천받은 대로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에 반감이 생겼어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해 성적을 올리는 것은 물론, 선생님과 관련된 일이라면 뭐든 당장 달려가서 해봤어요.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고, 방과후 또래 멘토링 동아리도 만들었죠. 그 결과, 치열한 노력 끝에 교육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답니다.

출처: 김민수 선생님


그렇게 얻게 된 ‘예비 교사’라는 이름이 처음에는 그저 벅차고 기뻤어요. 하지만 1년쯤 지나자 마음속에 허전함이 찾아왔어요. 4년 동안 공부하고 임용고시만 합격하면 선생님이 되는 건데,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걸까? 가수의 꿈을 포기한 뒤로 ‘선생님’이란 한 단어에 나를 가두고 살았던 건 아닐까?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이유로, 주변의 기대 때문에 스스로를 세뇌한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잠시 모든 걸 멈추고 제 꿈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해보고 싶었던 일에 다시 도전했죠. 문득 예전처럼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만든 성과 중 하나가 한강 버스킹이에요.

출처: 한강 버스킹 현장, 김민수 선생님


다룰 줄 아는 악기도 없고, 노래 연습을 하려면 어디에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짜고짜 밴드 팀원부터 찾기 시작했어요. ‘주변에 기타 칠 수 있는 사람 있어?’라고 친구들에게 수소문한 끝에 ‘와장창 밴드’가 만들어졌죠. 피아노는 고등학교 친구, 드럼은 학원 조교 알바에서 만난 친구, 일렉 기타는 고등학교 친구의 대학교 동기가 맡아줬어요. ‘와장창’이란 이름처럼 모든 게 어설펐지만 함께 한강공원 공연 허가도 받고, 장비와 악기도 빌리고, 포스터도 만들어 홍보했죠. 덕분에 한강 버스킹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어요.


당시, ‘예비 교사’의 삶은 잠시 멈추기로 했지만, 오히려 제가 가진 교육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알게 됐죠. ‘나는 하고 싶은 일은 뭐든지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면서 저처럼 진로로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졌거든요. 예전엔 교단에 서서 가르치는 것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제가 꿈꾸는 선생님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그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사람’이에요.

‘하고 싶은 일’이
‘할 수 있는 일’로 변하려면 🪄


그래서 지금은 ‘Dream-ship’이라는 꿈 항해선, 즉 ‘꿈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어요. Dream-ship의 선원들은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에요. 매달 학생들은 꿈에 대해 한 가지 주제를 탐구하고 실천하는데, 최근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일’로 만드는 방법을 나눴어요. 


예를 들면,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정한 뒤 목표를 이루기 위한 날짜,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보는 거예요. 꿈은 그저 꾸기만 하는 것에서 그치면 안 되기에,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요. 무언가를 아직 직접 해 본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이 과정이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제 새로운 버스킹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을 공유하면서 이 과정을 함께 경험해 보기로 했죠. 큰 목표를 작은 단위로 쪼갠 뒤,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해나가며 이뤄나갈 수 있도록 서로 공유하며 버스킹을 함께 열어보기로 한 거예요.


함께 공연 날짜를 정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받아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가득한 포스터를 만들어 공연을 홍보했어요.

출처: 학생들이 만들어 준 버스킹 홍보 포스터, 김민수 선생님


이번 버스킹으로 또 하나의 꿈을 이룬 것 같아요. ‘내 노래를 들어줄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가수라는 꿈을 포기했는데, 제 노래를 들으러 일부러 한강까지 와준 학생들이 있었거든요. 포기했다고 생각했고 쓸모없다고만 생각했던 꿈이 다시 실현된 듯한 느낌이었어요. 동시에 제가 꿈 꾸던 ‘선생님’과 ‘가수’란 꿈이 하나로 연결되는 것 같았죠.


저는 항상 학생들에게 꿈이 바뀌는 건 너무도 자연스럽고 건강한 거라고 말해요. ‘이게 정말 내가 가야할 길이 맞을까?’, ‘꿈이 흔들리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지레 겁먹고 꿈꾸기를 주저하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아요. 대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일상 속에서 하나라도 행동으로 옮긴다면 어떤 꿈이라도 이룰 수 있답니다.

🔊 한강 버스킹 데뷔를 위한 준비 과정 大 공개 🔊


저처럼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기를 바라는 가수지망생들을 위해 제가 직접 학생들과 한강 버스킹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공유해 드릴게요.

출처: 버스킹 장소 신청 내역, 김민수 선생님


1. 공연 일자 확정하기 📅

  • 버스킹이 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공연 일자를 확정해야 해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데드라인’이에요. ‘이 날 무슨 일이 있어도 공연을 하고야 말겠다’는 목표가 필요해요. 준비 기간은 2달 정도가 적당한데, 너무 길면 루즈해지고 너무 짧으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거든요.

2. 공연 장소 신청하기 🖱️


3. 공연 장비 준비하기 🎤

  • 음향 장비는 필수예요. MR 공연의 경우 마이크, 앰프, 파워뱅크는 기본이고 마이크 스탠드, 보면대, 접이식 의자 등도 필요해요. 처음이라면 장비 대여 업체를 이용하는 게 좋아요. 설치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거든요. 저는 ‘유어앰프’라는 업체에서 대여를 진행했는데요, 가격도 합리적이고 디테일한 준비물과 주의사항 등을 꼼꼼하게 챙겨주셔서 추천 드리고 싶어요.

4. 연습 공간 확보하기 🎼

  • 연습실도 미리 구해 두세요. 생각보다 정기적으로 예약하기가 쉽지 않아요. 저는 주로 스페이스 클라우드로 예약했어요. 곡이나 구성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연습 장소부터 확보하세요. 또, 한 곳을 고정적으로 이용하면 음향 상태나 장비 사용에 익숙해지기 좋아요. 

5. 공연곡 선정하기 🎵
  • 공연할 곡도 신중하게 골라야 해요. 평소 즐겨 부르는 노래 중에서 MR과 싱크가 잘 맞고, 내 음역대에 맞는 곡으로 10~15곡 정도를 준비하면 좋아요. 단순히 노래만 부르는 것보다는 곡 소개나 이야기를 덧붙일 키워드도 준비해 두세요.

6. 홍보 준비하기 📢
  • 홍보도 중요해요. 사람들은 생각보다 바빠서 일찍 알려줘야 해요. 공연 타이틀과 테마, 셋리스트를 정해서 포스터를 만들고 SNS로 홍보하면 좋죠. 포스터는 공연 당일에도 활용할 수 있어요.


7. 공연을 위한 체크리스트 ✅
  • 완벽한 준비를 위해서는 가사지와 MR 파일도 챙기세요. 가사지는 클리어 파일에 정리해서 준비하고, 호흡점이나 소개 키워드도 함께 적어두면 좋아요. MR은 저작권을 고려해서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출처를 밝히세요. 또, 공연 당일에는 장비가 크고 무거워서 혼자 옮기기 힘드니 도움을 받거나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세요. 공연 시작 1시간 반 전에는 도착해서 장비를 설치하고 점검해야 해요.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기 위한 카메라와 보조 배터리도 꼭 챙기세요!


한강 버스킹은 많은 사람의 버킷리스트잖아요. ‘나도 한 번쯤 한강에서 노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오늘 당장 공연 날짜부터 잡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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