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JYP
Photo by Dim Hou on Unsplash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오프라인 도서 시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어요. 2017년에 부도를 맞은 국내 2위 서적 도매업체 송인서적이 지난 5월 25일 결국 파산했고, 대형서점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는 6월 15일까지 만기인 1억 6천만 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해 16일 최종 부도 처리됐어요. 반디앤루니스에 책을 공급하고 아직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출판사에 피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서울문고는 온·오프라인에서 도서를 판매하는 대형 서점입니다. 오프라인 매출 기준으로는 교보문고, 영풍문고에 이어 3위, 온·오프라인 매출 기준으로는 6위 기업이에요. 이렇게 규모 있는 회사가 단 1억 원대의 어음 때문에 부도가 났다는 게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을 텐데요. 문제는 어음의 규모가 아니라, 어음을 갚지 못할 정도로 현금 흐름이 좋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출판사는 출간한 책을 서점에 직거래로 공급하거나, 도매 및 총판 업체에 공급해 여러 서점에 놓이도록 합니다. 이때 책값은 현금이 아닌 어음, 즉 나중에 돈을 주겠다는 증서로 받곤 해요. 몇 달 뒤 어음 만기가 돌아오면 서점과 도매 및 총판 업체는 출판사에 수익을 정산해줍니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문고는 어음 만기에 1억 6천만 원을 갚을 여력이 없었던 거예요.
독자님이 알아야 할 것
- 이렇게 돈을 버는 시점과 돈이 나가는 시점의 시간차가 크면, 소득이 끊기거나 줄었을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이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면 현금 흐름이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겠죠. 이런 이유로 어음 거래 관행을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 서울문고는 2017년에도 부도 위기를 맞았습니다. 당시에는 은행권에서 돈을 빌려와 위기를 넘겼는데요. 이번에는 손을 벌리기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 부도의 결정적인 계기는 1억 6천만 원의 어음이었지만, 이외에 다른 출판사와 걸려있는 또 다른 어음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도서 제작 및 유통 시장에서는 어음 자체를 현금처럼 사용하기도 해서 송인서적이 부도났을 당시에 인쇄소, 제지사 등 관련 업계까지 타격을 입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