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서로 115%p씩 낮춰주었어요
지난 10~11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무역 협상을 마쳤어요. 결과는 기대보다 양호했어요. 14일 오늘부터 양국이 지난 90일간 서로에게 부과했던 관세를 전격적으로 낮추기로 했거든요.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매기던 관세를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25%에서 10%로 내렸어요. 각각 115%p씩 인하한 거죠. 협의한 기간에는 추가적인 인상도 하지 않기로 약속했고요. 영국과 합의도 그렇고 보편관세 10%가 새로운 규칙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예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매기는 관세가 똑같이 10%가 아니라 30%인 이유는 마약류인 펜타닐을 이유로 더한 관세 20%가 있기 때문이에요.
시장은 환호했어요
향후 90일간 미국과 중국은 실무적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어요. 그러니까 115%p 관세 인하는 임시 조치인 셈이죠. 그래도 시장 반응은 뜨거웠어요. 합의 결과를 발표하자마자 다우지수는 1,000포인트 넘게 올랐고 나스닥, S&P500도 3~4%씩 뛰었어요. 특히 애플과 테슬라 등 중국 제조업에 의존도가 큰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회복했어요. 화색이 돌기로는 중국 시장도 마찬가지였어요.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기술기업 주가가 상승했어요. 단, 원-달러 환율은 단숨에 1,420원대로 뛰었어요.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상황이 우리나라보다 나아질 가능성을 반영한 숫자예요.
서로 계속 웃으며 대할지, 두고 봐야죠
관세율 인하 자체보다도 ‘둘이 다시 마주 앉았다는 사실’이 중요해요. 바로 직전까지 두 국가 모두 한 발짝도 먼저 양보하지 않을 것처럼 굴었거든요. 중국이 예상 밖으로 협조적이었던 배경에는 자국 경제 둔화와 수출 감소가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 역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는데, 물가와 증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장 시장의 긴장을 낮추고 싶었을 수 있어요. 물론 90일 안에 근본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세 전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