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부터 비트코인까지, ETF 이렇게 발전했어요

글, 나수지



지난 시간 ETF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살펴본 데 이어, 오늘은 레버리지 ETF부터 선물 옵션 등을 활용해 더 많은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커버드콜 ETF까지, 투자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되는 ETF 사례를 알아볼게요.


오를 때 더 많이 버는 ‘레버리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지난 시간에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이겨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싶은 투자자들을 위해 액티브 ETF가 탄생했다고 말씀드렸죠. 거기서 더 나아간 것이 돈을 ‘지렛대’처럼 활용해 적은 돈으로 큰돈을 버는 ‘레버리지’ 상품이에요. 주식이 하락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상품도 등장했어요.

레버리지 ETF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데, 내가 가진 돈보다 더 큰 수익을 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빚을 내 주식을 더 많이 매입하거나 ‘선물’에 투자하는 겁니다. 빚을 낸다면 돈을 빌려줄 곳을 찾아야 하고, 이자도 비교해 봐야겠죠. ‘선물’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자산을 사고팔기로 하는 약속을 말해요. 선물에 투자하면 수익률을 크게 부풀릴 수 있지만 그만큼 투자 위험성도 높습니다. 개인이 주식처럼 쉽게 접근하기도 어렵고요.

대안으로 등장한 게 레버리지 ETF예요. 레버리지 ETF는 보통 기초자산 하루 변동 폭의 2배를 따라가요. 예를 들어 S&P500지수가 하루에 1% 상승했다면 레버리지 ETF는 2% 오르는 식이죠. 반대로 1% 하락해도 2% 떨어져요. 운용사들이 주식과 선물을 적절히 활용해서 만든 구조의 상품이에요 ETF 상품명에는 주로 ‘레버리지’ 혹은 ‘2X’ 같은 식으로 표시해요.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식시장에는 하루 수익률을 세 배까지 부풀린 ETF도 거래됩니다.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강하고, 기대 수익률을 높이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다만 장기 투자할수록 수익률을 깎아 먹을 수 있어 불리하고, 수수료가 높다는 점은 주의해야 해요. 레버리지 ETF에 투자할 때 왜 이런 점에 주의해야 하는지는 나중에 따로 길게 다뤄볼게요.

인버스 ETF
기초자산이 오를 때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와 반대되는 상품도 있어요. 인버스 ETF입니다. 주식이 ‘떨어질 때’ 수익을 내는 상품이에요. S&P500 인버스 ETF라면 S&P500지수가 하루에 1% 오르면 1% 손실을 내고, 반대로 1% 떨어질 때 ETF는 1% 수익을 내는 것이죠.

특정 종목이 하락할 것 같을 때 기관투자가들은 주로 ‘공매도’를 하는데요. 공매도는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빌려서 주식시장에서 미리 팔고, 나중에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주식으로 갚는 방식이죠. 그래서 주가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이득이에요. 인버스 ETF를 활용하면 개인투자자들도 손쉽게 개별종목에 공매도한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요.

인버스와 레버리지를 결합한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도 있어요. 기초자산이 1% 떨어질 때 2% 오르는 식이에요. ETF 상품명에는 주로 ‘-2X’로 표현하는데, 인버스의 곱절만큼 손익을 낸다는 의미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곱버스’로 부르기도 하지요.

개별 주식 안 하고 단일종목 ETF 사는 이유
최근에는 단일종목 ETF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요. 말 그대로 한 종목에만 투자하는 ETF예요. 아니, 그럴 거면 그냥 주식을 사면 되지 않느냐고요? 단일종목 ETF 등은 보통 레버리지나 인버스 형태예요.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 애플 인버스 ETF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 종목을 전체 비중의 30% 담고, 국채 등 채권을 70% 담은 ‘한국형 단일종목 ETF’도 있어요. 우리나라는 ETF에 담을 수 있는 종목별 비중을 최대 30%로 제한하는 규정이 있거든요. 그래서 ‘테슬라 30%, 채권 70%’ 같은 구조로 출시된 단일종목 ETF들이 많아요. 개별 종목에 투자할 때보다 변동성이 낮고, 퇴직연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에서도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파생상품을 활용한 ETF를 투자한다면 알아야할 것
파생상품을 활용한 ‘구조화 상품’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요즘 ETF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어요. 수익률 구조를 다양하게 만든 ETF라고 보면 돼요. 주식이 상승했을 때 수익은 포기하더라도 ETF에서 현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주식이 하락해도 ETF 수익률은 일정 수준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게 구조를 설계하는 거예요.

커버드콜 ETF
커버드콜 ETF는 대표적인 구조화 상품 중 하나예요. ETF에서 매달 분배금을 주는 ‘월 배당’ 컨셉과 결합해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커버드콜 ETF는 주식에 투자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파는 상품이에요.

‘콜옵션’은 만기일에 정해진 가격으로 기초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해요. 콜옵션을 사 간 사람은 만기일에 주가가 올라도,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으니, 이익이에요. 반대로 주가가 내려가거나 정해진 가격보다 덜 오르면 옵션을 살 때 지불한 돈(옵션 프리미엄)만큼만 손해를 보고 손을 털면 되죠.

콜옵션을 판 입장에선 주가가 내려가거나 정해진 가격보다 조금 오르면 옵션을 팔고 받은 돈(옵션 프리미엄)만큼 이익을 봐요. 반대로 주가가 크게 올라도 옵션 프리미엄 이상의 이익을 얻지 못하는 구조에요.

복잡한 구조지만 이렇게 이해하면 간편해요. 

  • 커버드콜 ETF는 미래 수익률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대신 당장 현금(옵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 운용을 아무리 잘해도 길게 보면 기초자산 상승분을 따라갈 수 없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보면 원지수보다 수익률이 낮은 커버드콜 ETF에 사람들이 왜 관심을 갖는 걸까요? 그만큼 당장 현금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높은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당장 필요한 현금을 꾸준히 손에 쥐는 게 중요한 은퇴자의 경우, 커버드콜 ETF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겠죠.

버퍼형 ETF
손실 위험을 막아주는 버퍼형 ETF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어요. 기초자산이 떨어져도 일정 수준까지는 손실을 보지 않도록 설계한 상품이에요. 대신 기초자산이 오를 때도 어느 수준 이상부터는 수익을 낼 수 없어요. 주식시장이 횡보하거나 하락할 때 유리해요. 이런 식으로 단순히 자산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의 성향이나 투자 전망에 맞춰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게 구조화 ETF의 매력이지요.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ETF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담는 ETF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요. 이더리움, 솔라나 등 다양한 가상자산을 담는 ETF도 있어요. 레버리지, 인버스 등과 결합한 상품, 커버드콜 전략을 가상자산에 적용한 상품 등 다양한 ETF가 앞다투어 나오고 있죠.

한국에서는 아직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ETF가 없어요.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해야 한다는 논의는 활발하지만, 아직 인프라가 부족해 실제로 상품이 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요. 해외에 상장한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는 길도 막혀 있어요.

ETF의 시작은 단순했죠. 주식시장 전체에 투자할 수 있으면서 거래가 편한 펀드일 뿐이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채권, 원자재, 금, 원유 그리고 가상자산까지 ETF를 통해 투자할 수 없는 자산이 없을 정도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여기에 액티브 운용, 레버리지와 인버스, 단일종목, 선물 옵션을 활용한 구조까지 결합하면서 무궁무진한 투자전략을 ETF로 실행할 수 있게 됐어요.

ETF는 이제 단순한 펀드가 아니라 투자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활용했던 자산이나 전략을 개인투자자들도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기울어졌던 ‘투자 운동장’이 예전보다 조금 더 평평해졌다는 의미기도 해요. ETF 시장은 앞으로 어디까지 뻗어나갈까요? 확실한 건 우리 개인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무기’가 앞으로도 더 다양해질 것이라는 점이에요.

📌 필진 소개: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나수지입니다. 주식시장을 분석하고 재테크 트렌드를 살펴서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제 콘텐츠를 접하는 모든 분의 시간은 아껴드리고, 돈은 불려 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재테크를 손쉽게 도와주는 도구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자세히 뜯어볼게요. 하나하나 읽다 보면 ETF가 어떤 상품인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감을 잡으실 수 있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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