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는 사실 여름 취미였다?! 코바늘로 여름옷 & 여름 가방 직접 만들기

📌 필진 소개: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양말 뜨기를 시작해 벌써 7년째 뜨개를 즐기고 있는 니터(knitter) 미미입니다. 조금 더 빠르게 옷을 떠 입고 싶은 마음에 10kg 넘게 감량을 하기도 한 뜨개 중독자이자, 지금은 회사 동호회에서 사내 뜨개 강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혼자서 즐기던 취미를 넘어, 함께 뜨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뜨개는 겨울 취미 아닌가요?”라고 생각하신다면 여기를 주목해주세요! 뜨개는 여름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취미랍니다. 지금부터 더운 계절에도 시원하게 뜨개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해드릴게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뜨개는 실과 바늘을 이용해 편물을 만드는 작업을 말하는데요. 기법으로는 두 개의 막대 바늘을 사용하는 대바늘 뜨기와, 갈고리 모양의 바늘을 사용하는 코바늘 뜨기가 있어요. 참고로, 갈고리가 프랑스어로 ‘크로셰’예요.  

코바늘로 직접 만든 작품들 ⓒ미미 님


크로셰(코바늘 뜨기)는 구멍이 숭숭 뚫린 그물망이나 레이스 형태의 디자인을 만들 때 쓰는데요. 뜨개를 시작하기 전, ‘뜨개’ 하면 저는 대바늘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따뜻한 옷을 만드는 겨울 취미라고만 생각했었죠. 하지만 사용하는 실과 기법에 따라 여름에도 가볍고 시원한 옷과 소품을 만들 수 있답니다. 오늘 소개할 코바늘 뜨기는 특히 여름과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기법이에요.  

코바늘 뜨기는 바늘 끝의 갈고리 부분으로 실을 걸어 엮어가는 방식입니다. 기둥 모양의 코를 만들어 가기 때문에 형태가 탄탄하게 잡히고, 작은 소품이나 모양을 살리고 싶은 작품을 만들 때 좋죠. 또 대바늘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편물이 완성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코바늘 편물은 탄탄한 형태인 만큼 같은 크기의 작품을 만들 때 실 사용량이 많아지고, 완성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가방이나 소품처럼 형태가 중요한 작품에 주로 사용되었는데요. 최근에는 면, 린넨 등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여름용 실이 다양하게 생산되면서 코바늘의 매력을 살린 시원한 여름 의류 도안도 많이 출시되고 있어요.


🧶코바늘계의 최신 유행 = 방안뜨기!
최근 코바늘계에서에는 방안뜨기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어요. 방안뜨기란, 방안지 모양의 네모 칸을 기준으로 무늬를 만들어가는 코바늘 기법인데요. 복잡한 기법을 사용하는 대신 네모 칸을 채우거나 비우는 과정을 반복하며 편물 위에 그림을 그려 나간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방안뜨기로 만들고 있는 작품 ⓒ미미 님

규칙적으로 칸을 비우고 채우는 단순한 방법이라 코바늘을 처음 접하는 분들도 도전하기 좋은 기법이랍니다. 어릴 때 할머니 댁 전화기 아래 놓여 있던 매트나, 90년대 자동차 시트 커버가 떠오르는 레트로한 느낌이 요즘 감성을 저격해 다시 사랑받고 있죠. 또한 격자 사이로 공간이 생기는 구조 덕분에 통기성이 좋고 가벼워 여름 의류와도 잘 어울립니다. 저 역시 방안뜨기를 활용한 폴로 셔츠를 뜨고 있는데요. 파란색 실과 시원한 격자 무늬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여름 분위기가 느껴진답니다! 

✅ 여름 뜨개를 위한 실과 도안 리스트
여름 실로는 코튼과 린넨, 폴리에스테르 등의 소재를 주로 사용하는데요. 어떤 소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편물의 질감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 달라집니다.
  • 코튼은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소재입니다. 부드럽고 흡습성이 좋아 여름 의류에 많이 활용되지만, 울에 비해 탄성이 부족해 늘어지기 쉽고 무게가 다소 있다는 단점이 있어요.
  • 린넨은 통기성이 뛰어나고 피부에 닿았을 때 시원한 촉감을 주어 여름 의류에 사랑받는 소재입니다. 다만 세탁이 까다롭고 뜨는 과정에서 잔섬유가 날리는 경우가 많아요.
  • 폴리에스테르는 내구성이 좋아 관리가 쉬우며 가격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천연 섬유에 비해 통기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고 단단한 느낌이 들죠.

    최근에는 각 소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종이, 모달, 뱀부 등의 소재를 혼합한 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시원함과 가벼움, 내구성까지 두루 갖춘 여름 실을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도안은 작가의 개인 웹사이트 또는 국내 도안 거래 플랫폼인 도아니티(www.doanity.com), 전 세계 뜨개인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커뮤니티 플랫폼 Ravelry(www.ravelry.com)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무료 도안은 유튜브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데요. 동영상을 보며 차근차근 따라 하고, 뜨개 기호를 하나씩 찾아가며 뜨다 보면 처음 시작하는 분들도 금세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 거예요.

도안을 골랐다면 이제 어떤 실을 선택할지 고민하게 되는데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안 작가가 사용한 실과 동일한 실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도안에는 사용한 실의 이름과 필요한 양이 함께 기재되어 있어요. 하지만 구하기 어렵고 가격이 부담되는 경우에는 대체 실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원작 실의 ‘그람(g)당 길(m)’와 비슷한 실을 선택한 후, 도안에서 안내하는 게이지(Gauge: 일정한 면적 안에 들어가는 코 수와 단 수)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에는 다이소에서도 다양한 종류와 색상의 실, 도구를 만나볼 수 있어 부담 없이 뜨개를 시작해볼 수 있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원한 여름 뜨개에 어울리는 무료 도안을 몇 가지 소개해드릴게요. 
직접 만든 바늘이야기 왕초보 네트백, 옷뜨는 김뜨개 코바늘 가디건, 바늘이야기 모티브 뷔스티에 ⓒ미미 님

  • 바늘이야기 / 왕초보 네트백: 두꺼운 바늘과 실로 떠서 빠르게 완성할 수 있는 네트백입니다. 그물망 디자인이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 디자인이라 언제든 들기 좋고, 저처럼 배색을 넣어 뜨면 나만의 귀여운 포인트를 더할 수 있답니다.

  • @tinycrochet / 토마토백: 앞에서 소개했던 방안뜨기 기법으로 뜨는 토마토백입니다. 외국 영상이지만 동영상으로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초보자도 따라 하기 좋은 작품이에요. 가방을 완성한 뒤 초록색 실로 꼭지를 달아주면 귀여운 토마토가 콕콕 박힌 토마토백이 완성됩니다. 바늘이야기 연희점 매장에서 샘플을 직접 봤는데, 정말 사랑스러운 작품이었어요.

  • 옷뜨는 김뜨개 / 하루만에 뜨는 코바늘 가디건: 제가 처음으로 완성한 코바늘 의류 작품입니다. 목 부분부터 아래로 내려오며 뜨는 방식(탑다운)이라 중간중간 입어보며 내 몸에 맞게 길이를 조절할 수 있어요.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기본 디자인이라 활용도가 높은 가디건이에요. 

  • 몬순 / 코바늘로 뜬 여름의 모양: 책 제목처럼 여름 감성 가득한 소품을 만들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귀여운 조개 모양의 코스터와 토끼풀 보틀 백, 무화과 쿠션 등 여름 향기가 물씬 나는 다양한 작품이 담겨 있어요. 여름 분위기의 뜨개 소품을 천천히 배워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열치열 뜨개라는 주제에 맞게,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가을, 겨울 옷을 떠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 역시 돌아오는 가을, 겨울을 목표로 아노락을 열심히 뜨고 있거든요! 한 코 한 코 뜨다보면 어느새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찬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계절이 찾아올 거예요.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시원한 여름 뜨개와 따뜻한 겨울 뜨개 모두 즐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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