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얀
돈 공부에도 권태기가 올 때가 있죠. 저는 이 시기를 ‘돈태기’라고 부릅니다. 저의 첫 번째 돈태기는 돈 공부를 시작하고 1년 반쯤 되었을 때 시작됐어요.
나의 첫 번째 돈태기
제가 돈을 열심히 연구하기 시작한 건 38살. 남들보단 조금 늦은 나이였어요.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더 치열하게 공부하고, 정말로 소처럼 일해서 돈을 벌었습니다.
그렇게 돈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째, 그전까지 연 소득 480만 원의 삶을 살던 저는 월 소득 480만 원을 벌 수 있게 됐습니다. 확실한 성과가 눈에 보이니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그리 힘들지 않았죠.
돈이 돈을 부르는 쾌감을 느껴가며 신나게 돈을 벌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이 더 지났을 때는 월 소득이 1천만 원에 가까워졌어요. 당시 저의 월 수입원은 이렇게 됐습니다.
- 치과 월급: 220만 원
- 셰어하우스: 91만 원
- 오피스 셰어(공간임대): 30만 원
- 외부 기고료: 27만 원
- <오늘부터 돈독하게> 2쇄 인세: 206만 원
- 매체 인터뷰: 18만 원
- 주식 투자 실현수익: 311만 원 (투자금 3천만 원)
- 총합: 903만 원
위의 리스트를 보시면 느껴지시겠지만, 당시 저는 본업 외에도 다양한 일을 통해 돈을 닥치는 대로 벌어들였습니다. 그런데 왜였을까요. 드디어 나도 ‘월천 클럽’에 가까워졌다는 게 놀랍기도 했지만, 동시에 허무함과 피곤함이 함께 밀려왔습니다.
돈, 돈, 돈에 지치다
‘N잡러가 되는 방법’이라는 게 사실 특별한 건 아닙니다. 남들처럼 직장을 다니면서도 퇴근 후나 주말에 또 다른 일을 하면 되는 거니까요. 문제는 ‘N잡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몸이 지치기도 했고 무엇보다 계속 이 수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에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아직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유튜브처럼 시간 투자가 필요한 일도 있었고, 이외에도 미래를 위한 다른 사업 아이디어까지 구상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당장 돈을 벌어들이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 지겹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어디를 봐도 ‘돈’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잖아요. 저 역시 책과 관련해서 인터뷰를 하거나 기고를 해도 역시 ‘돈’에 관한 일만 이어졌던 거죠. 매번 ‘돈, 돈, 돈’ 하는 일들에 권태감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코인, 돈태기에서 나를 구하다?
‘아, 이게 바로 돈태기인가 보다’
라고 생각하던 때. 그러니까 예전과 같은 헝그리 정신도 많이 사라졌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던 때, 저는 새로운 관심사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크립토’라고 부르는 ‘코인의 세계’였어요.
아무리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유로워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투자’라는 말에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계시죠. 이런 상황에서 ‘코인’이라고 하면 더욱 안 좋게 보는 시선들이 있습니다. 특히나 저처럼 근로소득과 절약을 강조하던 사람이 코인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더 쉽지 않은 일이었죠.
하지만 코인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기보다 ‘화폐에 대한 새로운 시각’, ‘미래에 대한 상상력’으로 받아들였던 저에게는 코인만큼 재밌는 게 없었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코인들을 알아가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었고, 트위터에서 코인 투자자들을 팔로우해서 그들의 생각을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소액이지만 코인 투자에 직접 참여하면서, 차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은 주식 투자에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일주일에 만 원씩, 로또를 살 돈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사는 것이
더 가치 있지 않을까?’
저는 아직도 이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항상 마음을 열고 있어야 돈도, 사람들의 마음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죠.
코인 투자를 위한 나만의 기준
물론 투자는 항상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나 코인 거래시장은 24시간 열려있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스스로 기준을 잘 세우지 않으면 여러모로 손해를 입을 수 있어요. 이왕 꺼낸 코인 이야기, 제가 어떤 기준과 마인드로 코인 투자를 하는지도 얘기해드릴게요.
- 자기 절제력을 항상 중요시하기
- 스스로 공부해서 투자하기
- 메인 코인 위주로 적립식 매수하기
- 미리 계획했던 투자금 이상으로 더 늘리지 않기
저는 이렇게 코인도 주식처럼 저만의 기준을 세워 놓고 취미 생활처럼 하는 중입니다. 코인 덕분에 돈태기도 무사히 넘기고, 새로운 사람들도 사귀게 되고, 이제는 수익까지 나고 있으니 저에게 코인은 나름 성공적인 돈태기 극복법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