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얀
“내 주변 사람 5명이 나의 평균 수준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문장 속에 ‘수준’이라는 단어가 들어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저는 이 문장을 “내가 요즘 친하게 지내는 주변 사람 5명은 현재 나의 관심사를 말해준다”로 바꿔 봤습니다. 그리고는 돌이켜 보니, 저 역시 돈 공부를 하면서부터는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조금씩 달라져 있더라고요.
관심사와 비전을 같이 하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로 힘이 나는 일입니다. 특히나 그 관심이 ‘돈’에 대한 것이라면 훨씬 더 강력한 자극이 되죠. 아마 ‘돈’을 이야기하고 ‘돈’에 대한 욕망을 그대로 나타내면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일 거예요. 실제로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돈’에 관한 가치관이 맞지 않으면 서서히 멀어지는 일이 생기기도 하죠.
“너는 왜 돈 얘기만 하니?”
“주식 얘기 좀 그만해라”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그렇게 아끼는 게 무슨 소용이 있니?”
특히나 절약정신이 필요한 ‘짠테크’를 하거나 돈 공부를 막 시작한 단계일 때는 주변에서 흉을 보는 사람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 저를 이해해주는 건 돈에 진심인 ‘돈 친구들’이었죠. 시도 때도 없이 주식과 코인 이야기를 해도, 그들은 눈을 반짝이며 제 얘기를 들어주곤 했습니다.
돈 공부할 때는
돈 친구가 필요해!
돈 공부를 시작하고 대략 6개월 동안, 저는 돈을 아끼기 위해 거의 매번 똑같은 옷을 입고 다녔습니다. 구멍 난 양말도 몇 번이나 꿰매신고, 친구들과 술자리에도 거의 나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같이 짠테크를 하는 돈 친구와 공원 벤치에 앉아서 김밥이나 컵라면을 먹으면서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아낄 수 있을까’를 연구했죠.
물론 저도 지칠 때가 있었습니다. 돈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넘어갔을 땐, 너무 돈 이야기만 하는 것이 지겨워지기 시작했어요. 돈도 물론 재미있고 중요한 화두였지만, 저는 지금도 예술이 좋고 이렇게 돈을 열심히 버는 것도 결국은 잘 벌어서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죠.
돈과 예술, 이 두 가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는 없을까? 하다가 그런 모임을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MONEY AND ART’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트위터에서 친구들을 모집했습니다. 이렇게 돈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예술인 친구들과 모여서 놀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몰라요. 요즘 친하게 지내는 주변 친구 5명 역시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이죠.
어느 날은 돈 친구와 카페에 갔습니다. ‘하루에 만 보 걷기’를 통해 한 달 반 동안 모은 카페 쿠폰을 드디어 케이크로 교환할 수 있는 날이었죠. 케이크를 주문하면서, 집에서 물을 담아온 텀블러를 꺼냈습니다. 그러자 친구가 깜짝 놀라더군요.
‘음료를 안 시키는 건 너무했나… 그래도 케이크는 시켰는데…’ 하고 의기소침해졌는데 갑자기 그 친구가 “그래, 바로 이거야. 이런 너의 용기 아주 칭찬해” 하면서 박수를 치는 게 아니겠어요? 역시 돈 공부할 때는 돈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부자를 보며 내가 느낀 것
남들이 말하는 ‘부자’를 만나거나 그들의 책을 읽을 때마다 발견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절약하고 아끼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부자들은 아낄 수 있는 것은 아끼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을 흉보거나 신세 한탄을 하기보다 서로에게 발전적인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주변 사람들이 돈을 벌고 성공하면 진심으로 축하해 준다는 점도 부자들의 공통점이었습니다. 이들을 보면서 저 역시 사람들을 만나면 신세 한탄을 하며 시간을 쓰기보다 좋은 기운과 에너지를 주고받으려고 노력하기로 했어요.
“돈이 없어 죽겠다”라고 하는 모임 대신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나아질까?”를 연구하고 서로 응원해 줄 수 있는 돈 친구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분명 나에게 건강한 에너지가 생겨나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