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뭘까? 님의 돈 관련 목표와 고민
어릴 때부터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해 산업기능요원, 야간대학, 심판활동 등 여러 일을 병행해 왔어요. 예·적금만 하다가 21년부터 재테크에 본격적인 관심을 두게 된 뒤로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했고, 코로나 시기에는 손실을 겪기도 했지만 꾸준히 공부하며 투자해 지금은 성과도 얻고 있어요. 배당금은 재투자하거나 현금으로 보관하고 있는데 더 좋은 방법이 있을지 고민됩니다. 또 청약 납입액을 늘려야 할지, 연금저축을 어떻게 운용하는 게 좋을지도 궁금해요.
내 집 마련을 위해 최소 2억 원의 자산을 모으는 것이 목표예요. 과거에도 작은 단위부터 차근차근 1억까지 차근차근 목표를 달성하며 자산을 불려 온 경험이 있어요. 하지만 때때로 삶이 무게중심이 너무 돈 모으는 데 치우쳐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최근 8년 사귄 연인과 이별하고 나서부터는 무엇을 위해 돈을 모아야 하는 고민이 생기기도 했고요. 돈은 막상 쓰려면 아까워서 망설여지는데, 돈을 효율적으로 잘 쓰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자산을 모으면서도,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고 여유를 누릴 방법은 무엇일까요?
나는 뭘까? 님을 위한 어피티의 솔루션
‘나는 뭘까?’ 님의 사연을 보면서 무척 공감됐어요. 돈을 아끼고 모으는 습관은 잘 잡혀 있는데, 막상 쓰려니 불안하고 아깝게 느껴지는 건 많은 분들이 겪는 고민이에요. 특히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해 꾸준히 저축과 투자를 이어온 분들이 ‘나는 왜 이렇게까지 돈을 모으고 있을까’,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사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들 말씀하시죠.
솔루션을 쓰고 있는 저 역시 돈 이야기를 매일 다루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돈이 내 삶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목적처럼 느껴지는 때가 있었어요. 어피티가 <잘쓸레터>를 시작한 것도 같은 문제의식 때문이었어요. 돈을 잘 모으고 불리는 것만큼 중요한 게 바로 ‘잘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우리는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건데, 이 순서가 뒤바뀌면 회의감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나는 뭘까?’ 님의 고민도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 것 같아요.
배당, 청약, 연금 질문에 대한 답변이에요
오늘 솔루션의 본론은 ‘소비’에 대한 이야기예요. 먼저 재테크와 관련된 고민에 답변드리고, 본론은 뒤에서 조금 더 이어가 볼게요.
Q. 배당금은 재투자해야 할까요?
- ‘나는 뭘까?’ 님은 ISA에서 배당 ETF에 투자해 배당금을 받고 있어요. ISA 계좌에서 받은 배당금이나 분배금은 지금처럼 재투자하는 게 가장 좋아요. ISA는 세제 혜택이 크기 때문에 재투자를 통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요.
Q. 청약 납입 금액 25만 원으로 늘려야 할까요?
- 청약은 지금처럼 월 10만 원만 유지해도 충분해요. 국민주택은 납입 횟수와 금액이 모두 중요해서 최대 납입 인정 금액인 25만 원을 넣는 게 유리한데, 현실적으로 2030이 당첨되기는 쉽지 않아요. 반면 민영주택은 일정 예치금만 채우면 추첨제를 노릴 수 있어요. 10만 원씩 납입하다가 청약을 넣어야 할 때 최소 예치금까지 한 번에 납입하면 돼요.
- 내 집 마련은 청약만 바라보기보다 매매 시뮬레이션도 해보면 좋아요. 원하는 지역과 집의 유형, 크기, 입지를 기준으로 가격대를 확인하고, 내 자본금과 대출 상환 가능 수준을 비교하는 거예요. 일반적으로 연 소득의 30% 이내에서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는 게 적절하다고 하니 이 기준을 참고해 보세요.
Q. 연금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연금저축 금액은 월 소득의 10%가 적절해요.
- 연금저축은 세액공제 목적으로 납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노후자산으로 불려가야 해요. 아직 20년 이상 운용할 시간이 남아 있으니 지금은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적극적으로 투자해도 괜찮습니다.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그때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가면 돼요.
나를 위한 소비도 연습이 필요해요
지금 필요한 건 돈을 더 잘 모으는 방법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돈을 쓰는 경험이에요. 쓰는 경험이 없으면 모으는 일조차 의미를 잃을 수 있거든요. (재테크는 장기전이라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 그런데 돈을 잘 쓴다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요. 돈을 벌고 모으고 불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험과 지식이 필요한 일이죠.
소비 연습을 위해 필요한 두 가지 도구를 알려드릴게요. 첫 번째는 이번 머니로그에 써주신 것과 같은 ‘지출 일기’, 두 번째는 ‘플렉스 통장’이에요.
지출 일기
뱅크샐러드 같은 가계부 앱은 편리하지만, 결과를 숫자로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바디와 비슷해요. 지출 일기는 식단 일기에 더 가까워요. 언제, 무엇을 먹었고 어떤 맛이었는지 기록하듯이, 어디에 돈을 썼고 그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까지 적어 보세요. 딱 3개월만, 이렇게 소비의 과정을 차근차근 기록하다 보면 내가 어떤 소비에서 만족감을 느끼는지 점점 더 선명하게 알 수 있을 거예요.
플렉스 통장
플렉스 통장은 말 그대로 ‘flex’, 나를 위한 소비에 쓸 돈을 담는 통장이에요. 월 소득의 5~10% 정도를 별도 통장에 떼어 두고, 그 안에서는 마음껏 자신을 위해 써보세요. 이렇게 선을 정해 두면 ‘혹시 낭비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크게 줄어들어요. 내 돈을 내 뜻대로 통제하고 있다는 안도감도 들고, 소비를 통해 얻는 즐거움도 분명히 체감할 수 있을 거예요.
‘나는 뭘까?’ 님이 누구야? 대단한 사람이지!
‘나는 뭘까?’ 님은 이미 목표를 세워 하나하나 달성해 온 경험이 있는 분이에요. 소비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작은 경험을 쌓아가면 충분히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돈을 모으는 힘에 더해 잘 쓰는 힘까지 갖추신다면, 지금보다 훨씬 단단해질 수 있을 거예요. 그 과정을 어피티가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